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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구멍 뚫린 대한민국 테러 대비 장비·숫자·예산 모두가 미달

01 2016 MAGAZINE
⊙ 테러집단 IS, 파리테러 이후 한국도 공격대상으로 선정
⊙ 경기도에서 테러 발생해도 서울에서 대응하는 구조
⊙ 對테러 특임대의 저격수, 특수총이 아닌 일반총 갖고 있어 명중률 낮아
⊙ 방탄복 너무 무거워 방탄판 빼 버리기 일쑤
⊙ 對테러 장비 10년씩 사용해 대부분 노후돼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2015년 11월 경찰특공대원들이 대전에서 대테러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따다다당! 꽈과광!” 에펠탑의 아름다운 조명이 프랑스 파리의 하늘을 물들이고 있을 무렵, 파리 전역에서 총소리와 폭발음이 들렸다. 지난 11월 13일 금요일 저녁 9시20분경, 스타드 드 프랑스(Stade de France) 축구경기장 근처에서 첫 번째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했고, 곧이어 파리 시내의 10번구(區, arrondissement)와 11번구, 그리고 바타클랑(Bataclan) 공연장 등에서 테러가 발생했다. 반경 약 10km 내에서 여섯 차례나 이어지던 테러공격은 밤 10시 무렵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이번 테러로 약 130명이 목숨을 잃었고 370명 정도는 부상을 당했다. 낭만과 예술의 도시인 파리는 한순간에 아비규환의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이번 테러를 자행한 테러범들은 대부분 사살되거나 체포되었다 그러나 테러범 중 압데슬람 살라(Salah Abdeslam)는 아직까지도 행방이 묘연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가 이미 시리아로 도망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 내 연쇄테러가 발생하자,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테러집단 IS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곧장 프랑스의 샤를드골 항공모함이 시리아 근해로 출항했다. 이후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들이 IS의 주요 병참선과 무기저장고 등에 폭격을 가했다.

이에 질세라 IS도 프랑스에 대한 테러강도를 높이고, 에펠탑을 붕괴시킬 것이라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동영상 안에는 에펠탑이 무너지는 장면이 들어 있었다. IS는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세력과 연합군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했다. 이 동영상 안에는 IS가 적으로 간주한 국가들의 국기가 대거 포함되어 있는데 이 중 대한민국의 태극기가 여러 개의 국기 중 중앙에 위치해 있다. IS가 한국도 공격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입증하는 부분이다. 이는 한국도 테러공격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테러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을까.

기자는 국내 군과 경에서 대테러 임무를 맡고 있는 관계자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먼저 우리 군은 총 3곳에서 대테러 담당 부대를 운영 중이다. 육군 대테러 특별임무부대, 공군 대테러 특임대, 그리고 707특전사 대테러 특임대이다. 해군은 UDT/Seal이 대테러 임무를 맡아서 하지만 여러 해상작전 업무와 중첩되어 이번 취재에서는 제외했다. 군 이외의 대테러 담당기관으로는 경찰특공대(SWAT)가 있다. 따라서 본 기사에서는 육군 특임대, 공군 특임대, 707특전사 특임대, 그리고 경찰특공대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대테러 대비태세를 확인해 보았다. 본 기사에서 취재에 응한 사람들의 정확한 신원과 소속기관의 명칭은 보안상 공개하지 않는다.

공군 대테러 특임대

성남공항 대테러 대원 고작 10명

기자는 공군 대테러 특임대(SDT· Special Duty Team)에서 근무했던 예비역 A씨에게 문제점이 없는지 문의해 보았다. 그는 최근 1년 이내에 전역했다. 비교적 최근까지의 군 내부 상황을 기자에게 확인해 주었다.

공군 대테러 특임대는 2011년 2월 조직되어 2012년 1월 전력화를 마쳤다. 이 때문에 다른 군과 비교해 전력화 역사가 짧아 장비와 인력 등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 A씨와 공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공군의 특임대원은 모두 지원자로 채우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대테러 특임대보다 그 규모가 매우 작다. 규모가 너무 작아 공군 내부적으로는 부대의 명칭을 특임대가 아닌 특임반으로 부른다. 보통 공군 부대당 특임반의 병력은 10명 남짓이다. 규모가 작다는 것은 작전에 투입할 인력이 부족하고 임무별 배치인원도 턱없이 모자란다는 말이다. 유사시 현장에서 저격수 등이 다치거나 죽으면, 당장 작전 중 저격수를 대체할 인력이 없는 셈이다.

A 씨에 따르면 대통령이 해외순방 때 이용하는 성남공항에도 10명 남짓한 소수 대테러 인원만 상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출입국 시 청와대 경호실이 별도로 경호업무를 맡는다고 하더라도 유사시 대통령 경호가 취약해질 가능성을 항상 안고 있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을 낳는 대목이다.

1983년 미얀마를 방문했던 전두환 대통령은 북한의 공작원에 의한 폭탄테러를 당한 바 있다. 당시 고위공직자와 기자를 포함해 17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러한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음에도 군사공항인 성남공항에 대테러 대원이 고작 10여 명이라는 것은 우리의 테러대비 태세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방탄기능 상실한 수송차량과 무거운 방탄조끼

2015년 8월 을지연습의 일환으로 경찰특공대원들이 헬리콥터로 국회의사당 상공에서 레펠 훈련을 하고 있다.

A씨는 공군 대테러 특임대 장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특임대의 기동차량은 일반 승합차에 색상만 검은색으로 바꿨다. 미국 등의 특임대 수송차량은 상당한 방탄기능을 갖추고 있다. 실제 미국 경찰특공대 차량의 제작사인 텍사스 아머링 코퍼레이션(Texas Armoring Corporation)의 경찰특공대 수송차량 스펙을 보면 7.62mm 나토탄(AP탄)과 0.50 캘리버 중기관총 급도 막아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것은 테러범들이 주로 사용하는 AK-47과 같은 돌격소총은 물론이고 그 이상 되는 중화기의 총알도 막아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방탄을 하는 이유는 고도의 훈련을 쌓은 특임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차량에 탑승한 채로 피해를 입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렇지만 A씨에 따르면 현재 공군을 비롯한 육군 특임대의 수송차량 등은 방탄기능이 없는 일반 승합차량이다. 이런 차량은 미국의 특임대 차량처럼 차량의 뒤편으로 출입하는 형태가 아니라 일반적인 승합차량처럼 옆문으로 타고 내리게 되어 있다. 이런 일반 승합차의 문 구조 때문에 특임대원들이 차량을 엄호물로 사용하여 현장에 진입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특임대 차량은 천장에도 출입구가 있어 현장의 상황에 따라 차량의 상층부를 통해 출동할 수도 있다. 건물의 고층 진입 시 차량을 밟고 내부로 진입하는 데 용이하다는 것이다.

다음은 A씨가 개인화기(총기)의 문제점을 지적한 부분이다.

“대테러 임무를 위해서는 개인화기가 중요하다. 테러현장에서 테러범들을 무력화시키려면 총기를 가지고 민첩하게 현장에 투입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공군 특임대가 사용하는 개인 화기는 일반 공군병사들이 사용하는 K-1 혹은 K-2 소총이다. 이런 소총은 개발 때부터 시가지 전투나 대테러 임무를 위한 것이 아니다. 이는 일반적인 전쟁상황만을 염두에 둔 보병의 화기이다. 이 때문에 특임대 임무용으로 개조를 하거나 변형을 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레일에 레이저포인터를 장착한다든지 야간투시경을 장착하는 등의 개선에 제약이 많다. 해외 특임대의 경우 총기에 추가적인 손잡이를 장착하기도 한다. 이는 좁은 실내공간에서 다양한 자세로 자유롭게 격발을 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공군 특임대의 개인화기는 이런 개조가 불가능하다. 당연히 현장에서 총기를 휴대하면서 이동하는 데에 제약이 발생한다.”

10발 중 1~2발 맞히는데 저격수라고?

저격수가 사용하는 저격 소총도 문제다. 앞서 언급한 일반 보병의 K-1이나 K-2 소총에 스코프(망원경)만 장착해서 연습한다. 그런데 일반소총은 저격용 소총과 달라, 최초 설계부터 총신(銃身)의 길이가 짧다. 이런 경우 발사된 총알이 안정적으로 표적을 맞히기 어렵다. 망원경도 잘 보이지 않고 보통 200m만 넘어도 정확히 목표물을 맞히기 어렵다는 게 A씨의 말이다. 200m 밖의 표적에 10발 중 1~2발 정도 맞는다. 이런 고정표적에 대한 사격훈련도 일반적인 군 사격장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보통 군내 사격장의 최대사거리는 130m 내외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저격수들은 명중보다는 일정한 탄착군을 형성하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태라면 현장에서 인질을 붙잡고 이동하는 테러범을 어떻게 제압할 수 있을까.

또 저격용 소총은 발사 때 소리가 분산되고, 총구에서 섬광이 잘 보이지 않는 등 테러범의 입장에서는 저격수의 위치를 찾기 어려워야 한다. 그런데 공군 특임대는 일반소총을 사용하기 때문에 테러범에게 발각될 위험이 크다.

외국의 사례를 보자. 영국의 특임대인 SAS는 저격에 특화한 저격용 소총인 L115A에 .338 캘리버 탄을 사용하며, 1200m(1.2km) 밖의 목표물을 명중시킨다. 영국의 SAS와 비교하자면 저격수의 유효사거리가 6분의 1 수준인 셈이다. 실제 현장에서 200m 이내에 배치된 저격수는 테러범에게 발각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A씨는 개인화기 이외의 문제점으로는 방탄조끼도 꼽았다. 조끼가 너무 무겁다는 것이다. 방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플레이트(Plate·방탄판)가 너무 무거워서 신속하게 움직여야 하는 대원들의 동작이 둔화된다는 것. A씨에 따르면 방탄조끼는 사실 임무에서 필수장비임에도 너무 무거워 대부분이 착용을 꺼린다고 했다. 심지어 방탄조끼 안에 방탄판을 빼기 일쑤라고 했다. 대원들 중에는 방탄판을 장착하고 동작이 굼떠서 총에 맞는 것보다 방탄판을 빼고 빠르게 이동하는 후자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A씨에 따르면 “특임대에서 사용하는 방탄조끼는 오래전부터 군에서 사용하던 구형이라서 신형으로의 교체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육군 대테러 특임대

2015년 10월 말, IS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첩보가 들어와 경찰 경계병력이 긴급 투입되기도 했다.

육군의 경우는 어떨까. 육군도 대테러를 담당하는 육군 특임대가 있다. 이들은 707특전사 특임대와는 별도로 만들어진 대테러 부대이다. 규모와 역사로는 공군에 비해 오래되었지만, 공군과 유사한 문제점이 지적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육군 특임대 예비역 B씨를 인터뷰해 보았다. 그는 약 2년 전 전역했다. B씨에 따르면, 개인화기가 역시 일반 보병과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육군도 K-1이나 K-2 소총을 사용한다. 이는 앞서 공군 특임대와도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테러 진압용 무기가 아니라 그냥 일반 총에 불과하다. 테러 진압요원이 일반 소총수와 같은 총을 들고 그냥 총을 좀 더 잘 쏘는 수준이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쯤은 알아야 할 텐데, 우리 군은 그런 인식도 부족한 것 아닌가 보인다.

B씨는 육군 특임대의 경우 공군 특임대에 비해 개인장비가 더 부족하다고 했다. 가령 작전지휘 장비이다. 앞서 인터뷰한 A씨에 따르면 공군은 2016년경 지휘부에서 현장의 작전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영상통신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지난 UDT/Seal이 과거 아덴만 여명, 소말리아 해적 소탕작전에서 사용하였던 것과 유사한 장비다. 당시 카메라를 장착한 UDT 대원들의 현장상황이 실시간으로 지휘부의 스크린에 전달되었다. 이 영상을 보면서 지휘부에서는 작전을 지휘한 바 있다. 이런 장비가 아직까지 육군 특임대에는 도입된 바 없다. B 씨는 “그나마 일반 육군에 비해서는 야간투시 장비 등의 보급이 나은 편이지만, 아직 보강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707특전사 특임대

지역별 대테러 대응팀은 예산문제로 유명무실

미국의 경찰특공대가 사용하는 수송차량과 내부 모습. 사진=텍사스 아머링 코퍼레이션 캡처

707특임대는 국내 군의 대테러 부대에서는 최고로 알려져 있다. 특전사 내부적으로도 ‘특전사 중 특전사’로 불린다. 특수전 사령부에 따르면, 707특전사 특임대는 1981년 4월 17일 만들어진 부대로 대테러에 관해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특전사 전우회의 이정하 사무총장은 특전사 장군 출신으로 707특임대의 모체라고 볼 수 있는 27부대부터 707특임대 설립에까지 관여했던 인물이다. 그는 대테러 전문가로서 기자에게 먼저 최근 해외 테러 추세에 대해 소개했다.

최근 테러는 과거 인질 등을 붙잡고 돈을 요구하는 협상 방식에서 자신들의 위세를 떨치기 위해 곧장 폭발이나 총격을 가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최근 테러 방식은 대테러 진압작전을 수행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곤란하다고 했다. 707특임대와 같은 대테러 전문가들이 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테러가 발생해 손을 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총장은 한국이 오히려 파리보다 테러의 대상이 될 만한 곳이 더 많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하철, 고층건물 등이 파리보다 더 많이 밀집 분포되어 있는 반면 보안의식이나 대테러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정하 사무총장에 따르면, 최근 테러 위기가 고조되면서 707특임대와 유사한 지역별 육군 특임대를 전국적으로 배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육군 특임대는 앞서 기자가 인터뷰한 육군 특임대보다 능력이 우수하며, 대원들이 모두 간부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즉, 앞서 말한 육군 특임대와는 별도로 707의 추진 아래 다른 지역별 특임대를 구성 중이라는 것이다. 다만,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구성에 어려움이 있음을 토로했다. 707특임대는 특수전사령부의 예산 중 일부를 사용하고 있는 처지라는 것이다. 때문에 현재 이 지역별 특임대는 유명무실하다며 혀를 찼다.

이 총장은 장비적인 문제점도 지적했다. 특수부대의 특성상 세부적인 내용은 군사기밀이라 언급을 피했으나, 개괄적인 개선점에 대해서는 언급했다.

먼저 개인 특화 장비의 부재를 꼽았다. 707특임대원이 사용하는 장갑을 각 개인이 사비로 사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장갑은 대원의 손에 피부처럼 달라붙어 접착성이 우수하면서도 손을 보호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장갑 자체를 군수품으로 제공하지 않는다. 군화의 경우도 비슷하다고 했다. 해외의 경우 벽을 타고 오르는 데 특화된 군화 등을 지급하여 사용 중인데 국내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총장에 따르면, 충성심이 투철한 707특임대원들은 군수품에서 미흡한 부분을 정부에 요청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 해결한다. 그것을 당연한 것처럼 여긴다는 것이다. 장갑처럼 분명 수요가 있는 장비가 있더라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707은 장비적인 면에서 MP5 소총처럼 대터러에 특화된 화기를 수입해 사용하는 등 비교적 여타 대테러 부대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그러나 예산이 부족해 장비가 적기에 도입되지 못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 총장은 현재 707특임대는 해외 특수부대인 미국의 델타포스, 프랑스의 GIGN, 독일의 GSG-9, 영국의 SAS 등과 교환 훈련을 하고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과 훈련만 같이 하고 있을 뿐, 테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는 점을 맹점으로 꼽았다. 이는 정부에서 군사 및 테러 정보 공유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해 파리테러를 계기로 각 국가끼리 테러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청한 특수전사령부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707특임대의 상위 부서인 특수전사령부는 신임 장경석 사령관을 필두로 21세기 진화하는 테러추세에 발맞춰 첨단장비를 보강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미 해외 여러 특임대에서는 드론(drone, 무인기)과 로봇을 사용해 테러범들의 동태를 살피는 첨단장비 등을 보유 중이다. 이런 장비들은 보통 대당 가격이 수천만에서 수억 원대에 달한다. 그런데 “현재 특수전사령부는 규모 대비 약 15억남짓 되는 예산으로 모든 장비 도입을 해결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고 말했다.

경찰특공대

경기도에서 테러 발생해도 서울에서 대응하는 구조

IS가 지난 파리테러 직후 공개한 동영상에서 IS가 적대국으로 지명한 국가들의 국기이다. 중앙에 태극기가 보인다. 사진=동영상 캡처

경찰특공대는 1983년 10월 창설되어 국내에서는 707특임대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된 대테러 전문기관이다. 이번에는 경찰의 대테러 기관인 경찰특공대 및 경찰 내부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해 보았다. 전·현직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성남공항 등에서 테러가 발생할 경우, 초동대처는 해당 공항에 상주하고 있는 공군 대테러 대원들이 맡게 되지만 주요 작전 임무는 서울경찰청 경찰특공대가 담당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서울과 경기도를 통틀어 경찰특공대 대원은 그 수가 100여 명이 전부라는 게 경찰내 전·현직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이 병력이 모두 서울의 모처 한 곳에 상주하고 있다. 즉 이 경찰특공대 상주지역에서 먼 지역일수록 초동대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경찰특공대원들의 수는 기밀사항으로 정확한 숫자를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많아도 150명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경찰 내부 관계자들이 입을 모았다. 그런데 이 적은 수의 경찰특공대원들이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 지역까지를 관할하고 있는데 문제는 없을까. 만약 서울에서 연쇄테러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 2015년 11월 13일 파리에서는 무려 6차례의 테러가 불과 몇 분 간격으로 파리시내 곳곳에서 발생했다. 이러한 연쇄테러는 얼마든지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또 테러범의 입장에서 보자면 여러 테러를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발생시켜 테러 대응에 혼란을 일으키거나 주의를 분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익명을 요청한 경찰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경찰특공대가 지자체마다 배치되어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경찰특공대는 서울, 부산, 광주 등 대도시에만 배치되어 있어 그 외 지역은 사실상 대테러 전문인력의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장비조달 방식이 문제

이번에는 경찰특공대 폭발물탐지대(EOD) 출신의 한 예비역 관계자 D씨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D씨는 과거 경찰특공대 폭발물탐지대에서 7년가량 근무했던 사람이다. 그는 고질적인 문제로 장비의 조달를 꼬집었다. 현행 경찰특공대는 비교적 우수한 장비를 사용하고 있으나, 내구연한(耐久年限, 사용기간)에 발이 묶여 신형장비 도입 및 도입 수량에 문제가 많다고 답했다. 다음은 그의 말이다.

“국내 사용 중인 경찰특공대의 장비들은 보통 내구연한을 10년으로 잡는다. 이 때문에 장비가 노후하여도 신형으로 교체를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령 방탄방패를 예로 설명하자면, 현재 사용 중인 방패는 방탄능력이 5.56mm 탄 방어용이다. 그런데 테러범들이 사용하는 돌격소총 AK-47 등은 7.62mm 탄을 사용한다. 그럼 당연히 현행 사용 중인 방패로는 작전에 돌입할 수 없다. 왜냐하면 테러범의 공격에 방탄방패가 총알을 막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수요를 요청해도 일단 급한 대로 몇 개만 도입을 해 주는 식이다. 이 말은 작전에 투입된 대원들 중 누군가는 목숨을 담보로 작전에 임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수요를 파악하고 처리하는 절차 등이 매우 복잡하고, 단계별 결정권자가 많아 탄력적인 장비수령이 불가능하다. 대테러작전은 테러범에 대한 정보에 기반을 두는 경우가 많다. 테러범들이 사용하는 화기와 폭발물 등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장비로 임무에 투입돼야 한다. 그런데 서류작성 및 절차상의 문제로 경찰특공대원들이 임무에 적합한 장비 없이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찰 내 조달부서의 입찰 방식이 저가입찰 방식만을 고수하는 것도 문제다. 경찰특공대가 작전에 필요한 성능을 요구하면 그 성능에 미치지 못하는 저가형 장비부터 우선 구매하는 식이다. 이럴 경우 해당 장비는 작전에서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부분 구형장비이거나 다른 선진국 등에서는 도태한 장비, 문제가 지적된 장비들이 도입되는 경우도 있다.

입찰에 들어온 기업들 역시 경찰특공대에서 요구한 장비의 성능에 준하는 장비들을 입찰해야 한다. 그러나 항상 저가 선호 방식에 익숙해진 탓에 성능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장비를 대거 입찰하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 공개입찰 방식과 계약 방식이 먼저 개선되어야 한다.”

국민 對테러 교육 필수

한 군수물자 시연회에서 구형 방탄복의 방탄판(왼쪽)과 신형(오른쪽)을 비교하고 있다.

다음은 D씨가 폭발물 탐지 장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정부기관에는 폭발물 테러에 대한 기본적인 초동장비가 결여되어 있다. 폭발물이 의심되면 경찰특공대나 군의 폭발물탐지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취하는 최소한의 대응이다. 여기에는 폭발물 방호 담요나 방폭 바스켓(Basket)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시설 혹은 정부기관 내에 이런 방폭 담요 혹은 방호 체임버(Chamber)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등에서는 이런 폭발물에 대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이런 장비는 유사시 폭발물의 폭발위력을 낮추고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다.”

기자가 확인해 본 결과, 미국의 뉴욕지하철은 허드슨 강을 지나는 지하철 터널 외벽에 건설용 방폭 담요로 덮는 시공을 지난 2010년 12월에 시행한 바 있다. 이는 테러범들이 수중에 폭발물을 매설해 뉴욕지하철을 공격하는 시나리오에 대비한 것이다. 또 미국의 일부 박물관 안에는 테러에 대비해 방호 체임버를 갖추고 있다. 유사시 사람들이 해당 체임버에 들어가면, 폭발물의 폭발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D씨는 정부와 민간기업이 테러에 대비하는 자세는 초보적인 수준이라고 일갈했다.

“최근 롯데월드타워는 테러에 대비해 민·관 합동 대테러 훈련 등을 시행하였으나, 실전에 대비한 준비라고 보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롯데월드타워에 상주하는 민간 대테러 대원은 총 6명이 고작이다. 물론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 기업과 정부가 테러에 대비하는 자세를 대변하는 하나의 예라고 볼 수 있다. 120층이 넘는 고층 건물에 대테러 대원 6명이 유사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아직까지 다중이용시설 및 초고층 빌딩에 대한 대테러 교육과 대비가 매우 부족하다. 대테러는 정부는 물론 민간기업 등에서도 사전에 대국민 교육 등을 시행하고 급조폭발물(IED) 등에 대한 이해를 도와야 한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의심스러운 물체를 보면 신고하고, 절대 만지지 말라는 등 기초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중동에서는 이러한 급조폭발물에 의한 피해가 다른 그 어떤 테러보다도 가장 큰 인명피해를 야기한 바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주요 정부시설은 미국처럼 우편물 검색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국내외로 들어오는 우편물에 폭발물이나 생화학무기 등을 가려내는 훈련을 해야 한다. 가령 불시에 모의 폭발물을 주요 정부로 보내, 이런 폭발물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실전 같은 훈련만이 테러에 대한 방어를 할 수 있다.”

기자가 확인해 보니 미국은 이러한 모의 폭발물 우편배송 훈련을 실제로 진행 중이다. 과거 알카에다의 우편물 탄저균 공격 이후 지속해서 시행하고 있다.

對테러 예산, 한국은 70억원, 미국은 18조원

국회는 최근 파리테러를 계기로 내년도 대레러 예산을 25억원가량 증액했다. 기존 대테러 상황 관리 예산 약 54억원에 이 25억원을 더해 총79억원으로 상향조정된 것이다. 그러나 증액된 부분은 경찰의 대테러 예산에만 해당되는 것이며, 군의 대테러 예산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대테러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은 어떨까.

미국의 통계전문 팩트탱크(Fact tank)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미국은 2013년에 160억 달러를 대테러 예산으로 지급했다. 이는 한화로 약 18조원에 달하는 액수이다. 미국의 한 주(州)당 배정되는 예산은 약 3600억원인 셈이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이 예산은 국방예산과 중첩되지 않는 순수 대테러 예산이며, 2001년 테러 발생 이후 10년가량 지난 미국의 대테러 예산은 두 배가량 증액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테러 예산은 미국 안팎의 극단주의자들의 행동을 정보기관이 모니터하는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은 2015년도 예산인 약 375조원 중 약 115조원가량을 보건복지 분야에 사용했다. 이는 전체 예산의 약 30%에 달하는 규모다.

이미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땜질식 대응’을 반복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야당은 대테러방지법 통과에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야당이 반대하는 부분은 도·감청 부분이다. 도·감청 및 통화기록 조회를 하지 못할 경우 이번에 국내에서 적발된 인도네시아계 외국인들이 IS와 같은 해외 테러집단과 연결되어 있다는 정확한 증거를 찾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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