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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국내 무인기 기술은 세계 최고, 관련 제도는 세계 최악 “북한 무인기, 美軍만큼 발전할 잠재력 있어”

03 2016 MAGAZINE
⊙ 국방부, 전례 없다며 양산 임박한 첨단 무인기 인수 안 해
⊙ 중대형 무인기 관제할 항공법 없어… 국내 관련법은 총체적 난국
⊙ 국내 무인기 조종 면허도 없고, 조종사 양성기관도 없어
⊙ 美 공군, “무인기 조종사 1명 양성하는 데 최소 1년”
⊙ 테러집단 IS, 쿠르드족 민병대, 터키 국경수비대 모두 무인기 사용 중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美軍의 X-47B 무인기가 항공모함 위를 선회하고 있다. 사진=위키미디어
  “위이이잉~” 소리를 내며 무인기가 날아오르자, 사람들이 눈을 떼지 못하고 이 모습을 지켜봤다. 무인기가 날아오르면서 촬영한 영상도 대형 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 2016 드론쇼 코리아(Drone Show Korea)가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했다. 국내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무인기 관련 업체가 자신들이 개발한 무인기들을 전시했다. 드론쇼 내내 전시장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무인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짐작게 했다.

그렇다면 국내 무인기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북한은? 미국은? 여러 의문이 남는다.

북한의 무인기 개발 능력은

차세대 비대칭 전력으로 육성 中

지난 2014년 3월 청와대 상공을 비행한 북한의 무인기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국내에 추락한 3대의 무인기 잔해를 국방부 등이 분석해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기체의 전체적인 생김새는 중국산을 참고했고, 내부에 탑재한 엔진과 카메라 등은 무인기용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을 조립해 만든 것이었다. 북한은 4차 핵실험 이후인 1월 13일, 정탐용 무인기를 보내기도 했다. 파주 도라산 부근 상공을 비행하던 북한의 무인기를 우리 군이 포착해 기관총 20여 발로 경고사격 했다. 이후 무인기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다.

북한은 무인기를 차세대 비대칭 전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전문사이트인 ‘38노스’는 1월 19일 ‘돌아온 북한의 무인기(North Korea Drones on: Redeux)’라는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북한은 1973년 무렵 한국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무인기를 보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 1988년 무인기 개발에 착수했다. 이때부터 북한은 무인기 관련 부품을 중국이나 시리아 등을 통해 수입했다고 한다. 지난 2014년 국내에 추락한 북한의 무인기 중 1대가 중국의 민간무인기 업체에서 판매 중이던 모델과 일치한다는 주장은 이런 가설을 뒷받침해 준다. 이 기사는 북한이 정찰용 소형 무인기 외에도 열병식에서 공개한 중대형 무인기도 가지고 있으며, 이런 무인기는 폭탄을 장착해 공격용으로도 쓴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항우연의 성기정 책임연구원은 “북한의 무인기는 아직까지 그 수준이 RC 비행기(원격조종 장난감 비행기) 정도”라며 “기술적으로 한국이 훨씬 더 앞서 있다”고 말했다. 그럼 정말 북한의 무인기 수준은 형편이 없는 것일까.

기자는 앞서 ‘38노스’에 기사를 작성한 조지프 베르무데스 주니어(Joseph Bermudez Jr.) 선임 분석가에게 서면으로 북한의 무인기에 대해 문의했다.

―항공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의 무인기는 원격조종 장난감 수준이라고 하는데, 북한 무인기 수준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 평가는 부분적으로만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 추락한 소형 무인기의 수준만을 보고 북한의 무인기를 저평가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보유한 다양한 무인기의 종류를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중대형급 무인기, DR-3 REYS(러시아제 고성능 무인기) 등은 그 성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원격조종 방식은 무선 장난감뿐 아니라, 대부분의 무인기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것입니다.”

기자가 다수의 항공전문매체 등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러시아제 DR-3 REYS는 북한, 시리아, 이라크 등에서 사용 중인 무인기로 확인됐다. DR-3 REYS는 최고시속 950km/h 내외의 아음속(亞音速) 전술정찰기이다. 최대고도 1만9000피트이며, 항속거리 1000km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미 1950년대부터 ‘Yastreb’라는 프로젝트로 정찰용 무인기를 개발해 왔다. 이런 무인기 중 하나가 바로 북한이 도입한 DR-3 REYS이다.

―그럼 북한도 미군이 보유한 최신 공격형 무인기인 프레데터(MQ-1) 등과 유사한 무인기를 개발할 수 있나요.

“다른 국가의 도움 없이 가까운 미래에 북한이 그런 무인기를 개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을 가지고 북한이 다른 국가와 협업한다면,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죠. 북한이 의지를 가지고 밀어붙일 경우 충분한 잠재능력이 있습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만약’을 전제로 하는 이야기죠.”

조지프 베르무데스 선임분석가의 말대로라면, 북한은 이미 무인기 분야에 상당한 기술을 보유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미국 무인기는 세계 최강인가

첨단 무인기 개발은 물론이고, 이제 무인기 조종사 양성에 주력

항공모함에서 비행 시험 중인 미국의 X-47B. 사진=위키미디어

무인기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국가는 단연 미국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목소리다. 미국은 무인기를 단순히 운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모든 유인 항공기의 임무를 대체할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이런 유인기의 임무대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바로 항공모함 이착륙 무인기, 노스롭 그루먼사의 X-47B이다.

그동안 항공전문가들은 항공모함 위에 이착륙을 하는 것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해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X-47B 개발 초기 항모 이착륙이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X-47B는 항공모함 위에서 성공적인 이착륙을 보여줘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14년에는 유인 전투기인 F/A-18과 함께 비행한 뒤 항모로 복귀하는 임무까지 성공했다. 항모 위 이착륙은 일반적인 지상 이착륙보다 까다롭다. 왜냐하면 기상조건이 수시로 바뀌고, 항모 자체가 바다 위에 있어 계속해서 착지면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미군은 무인기 조종사 양성에도 상당한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무인기는 그 이름만 보자면 사람이 필요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무인기도 사람을 필요로 한다. 각각의 무인기를 원격으로 누군가가 조종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항공전문가들은 무인기(UAV·Unmanned Aerial Vehicle)에서 무인을 뜻하는 ‘Unmanned’가 들어가지 않는 RPV라고 칭한다. RPV는 원격조종항공기(Remotely Piloted Vehicle)의 준말이다. 이런 이유에서 미 공군은 지속적으로 무인기 조종사들을 훈련시키고 양성해 왔다.

미국의 항공우주전문매체 《에어엔스페이스(Air & Space)》는 미 공군이 무인기를 도입한 이후, 텍사스의 랜돌프(Randolph) 공군기지 등에 무인기 조종사 양성기관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이 양성기관에서는 일반 조종사들처럼 무인기 조종에만 특화한 군인들을 양성하고 있다. 일반적인 공군 조종사들이 모두 장교로 구성된 반면, 2015년 말부터 무인기 조종사는 장교 이하 계급에게도 개방해 모든 군 계급이 무인기 조종사가 될 수 있다.

미시 커밍스 전직 미 해군 조종사이자 MIT대학의 자동화 분야 교수는 《에어엔스페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처음 무인기를 도입한 뒤 전투기 조종사 출신들을 무인기 조종사(UAV pilots)로 활용했다. 하나, 조종사 출신의 조종능력이 비(非)조종사 출신보다 무인기 조종실력이 더 떨어졌다. 그 이유는 조종사 출신은 항공기에 탑승해 있을 때를 연상해 육체적 감지에 더 의존했기 때문이다. 즉 엔진의 소리나 기체의 움직임 등을 느낄 수 없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이후 미 공군은 2009년부터 조종 경험이 없는 다양한 인재를 무인기 조종사로 모집하기 시작했다.

국내 무인기 개발을 가로막고 있는 관련 제도

세계 최초 틸트로터 무인기 개발 등 관련 기술력 최고 수준

세계 최초 틸트로터 무인기 TR60. 사진=항우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이 개발 중인 무인기 중 눈길을 끄는 무인기는 단연 틸트로터(Tilt-rotor·VTOL) 무인기, TR60이다. 틸트로터란 항공기의 추진을 담당하는 엔진 부위가 가변적(可變的)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회전익(回轉翼)을 차용했다는 점에서 구조상으로 헬리콥터와 유사점이 있다. 이륙한 후에는 프로펠러의 방향을 틀어 항공기처럼 비행을 한다. 헬리콥터의 장점과 항공기의 장점을 집약한 것이다. 틸트로터 무인기의 최대 장점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우리와 달리 미군은 유인기에 틸트로터(VSTOL) 방식을 적용해 V-22 오스프리(Osprey)라는 수송기를 운용 중이다. 그런데 이 V-22는 “과부(寡婦) 제조기(Widow maker)”라는 무서운 별명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전력화 이후 여러 차례 추락한 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가 개발 중인 틸트로터 TR60(군수용, 민수용은 TR100)은 미군의 V-22와 유사한 문제점은 없을까. 항우연의 박범진 선임연구원은 “TR60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안정적인 비행능력을 갖췄다”면서 “이미 틸트로터의 자유낙하 안전성을 보완해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향후 TR60의 개발 방향이 미군과 유사한 유인기로 발전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박 연구원은 “미군처럼 수송기 방향으로 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1인용 운송수단 형태로는 진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와 산자부 간 손발 안 맞아 헤매는 무인기 사업

무인기 민관 사업 부문의 자세한 내막을 알고 있는 고위 관계자 P씨를 어렵게 접촉했다. 그는 무인기 및 항공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익명을 전제로, 현재 국내 무인기 사업 상황을 말해 주기로 약속했다. 다음은 그의 말이다.

“항공우주연구원과 대한항공이 합동으로 개발해 양산화를 준비 중인 TR60(KUS-VT·틸트로터 무인기)은 국내외로 이목을 끌었습니다. 국방부도 관심 있게 개발을 지켜봤습니다. TR60의 경우 세계 최초 틸트로터 무인기이고 그 활용도가 높다는 점 때문에 정부는 무인기 개발을 반겼죠. 그래서 산업통상자원부가 뛰어들었습니다. 양산화를 앞두고 산자부는 국방부에 양산비용을 같이 지원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국방부는 시제기(프로토타입)까지 다 만든 제품에 중간부터 국방부가 예산을 지원한 전례와 절차가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습니다. 원래 이렇게 무기로 쓰일 수 있는 것들은 국방부가 개발 전부터 요구 사양을 내걸고 기업들이 입찰을 통해 그 요구에 맞춰 제품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주문 생산식이라는 것이죠. 이 때문에 국방부는 양산을 앞둔 TR60이 있는데도 최근 별도의 수직 이착륙기 소요 제기를 했다고 합니다. 결국 제도적 문제 때문에 또 다른 이착륙 무인기를 처음부터 국방부의 요구에 맞춰 만들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형국이 된 겁니다. 국방부는 이번 소요 제기에 이미 개발한 TR60을 선정할 수도 없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소요 제기부터 특정제품을 정하고 출발하면 방산비리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자는 P씨에게 이 TR60을 국방부가 선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물었다.

“정부 입장에서는 아무 관심이 없어, TR60의 판매를 맡은 대한항공의 뜻에 달려 있습니다. 만약 중국이나 다른 국가에서 구매의사를 보이면 팔 수도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연구개발비를 회수해야 하기 때문이죠.”

제도적 절차와 관료주의 때문에 우리 기술로 만든 세계 최초의 틸트로터 무인기가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정부 부처는 절차, 전례만을 따지고 있다.

법 때문에 노후 유인기를 무인기화하지 못하는 대한민국

QF-4 팬텀, 더미타깃이 비행 중이다. 사진=위키미디어

최근 대한항공이 개발한 KUS-VH가 차세대 공격용 무인기로 주목받고 있다. 도태된 공격용 헬리콥터인 500MD를 무인화해 사용한 것이 바로 이 KUS-VH이다. 대한항공의 조정호 상무에 따르면, “공격용 유인 헬리콥터를 무인화한 국내 최초의 사례”라면서 “성능은 기존 500MD보다 더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이런 유인기의 무인화는 개발단가가 저렴하고, 도태 항공기 처리에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진다. 설계부터 새로 무인기를 개발하는 것보다 이미 비행성능이 입증된 유인기는 개발비용이 저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P씨에 따르면 “이 공격용 무인 헬리콥터가 양산도 하기 전에 법 때문에 실제 사용될지는 의문”이라고 한다.

사실 유인기의 무인화 사례는 미 공군 등에서 오래전부터 시도되어 왔다. 특히 미 공군에서는 이런 유인기의 무인화를 조종사들의 훈련에 도입해 왔다. 무인화한 도태 전투기를 원격조종으로 공중에 띄운 뒤, 전투기 조종사가 표적 삼아 공격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유인 전투기의 무인화 사례로 QF-4를 꼽는다.

QF-4는 F-4 팬텀 전투기를 무인화해 이름 앞에 ‘Q’를 붙였다. 미 공군의 제식명칭에서 ‘Q’는 무인기, ‘Unmanned Drone’를 뜻한다. QF-4 전투기를 미 공군에서는 보통 ‘더미타깃(Dummy target·模造標的)’이라고 칭한다. 자동차 충돌실험에 사람 대신 더미(마네킹)를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이유에서다.

그동안 이런 더미타깃은 제작단가가 비싸 국내에서는 거의 사용되지는 못했다. 제작단가는 비싼데 표적으로 사용해 격추시키면 그 활용도가 1회성에 그친다. 그런데 이 더미타깃에 무장을 장착해 공격용 무인기로 활용한다면 어떨까. 대한민국 공군은 도태를 앞둔 F-5와 F-4 전투기를 100대 이상 보유 중이다. 일반적으로 노후한 F-4와 F-5 전투기들은 대부분 분해 폐기하거나, 몇 대는 엔진만 탈거해 제설(除雪)장비인 SE-88로 사용한다.

앞서 인터뷰한 항공전문가 P씨에게 도태를 앞두고 있는 우리 전투기들의 활용방안에 대해 문의해 봤다.

“공군에서 도태를 앞두고 있는 F-5와 F-4 전투기들을 무인화하면, 경제적으로 이익이다. 군의 군사력 증강에도 도움이 된다. 하나, 제도적 걸림돌이 너무 많아 이를 모두 완화해야 한다.

부산 드론쇼에 전시된 대한항공의 공격용 무인헬리콥터, KUS-VH.

유인 전투기를 무인화할 경우 그 크기가 크고 성능이 우수해 일반 전투기와 동일한 비행절차를 거쳐야 한다. 가령 공역(空域) 진입, 주파수 할당 등과 같은 항공 절차이다. 이런 중대형 무인기는 항공 관제소의 통제를 거쳐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법으로 가로막혀 있다. 이런 법적 걸림돌이 제거되지 못하면 도태된 전투기들은 고철로 폐기될 수밖에 없다.

국내 도태를 앞둔 전투기들은 우리 군이 관리를 잘해 활용도가 매우 높다. 이들을 얼마든지 무인화할 수 있는 기술력이 국내에는 있다. 한마디로 충분한 항공기술은 있는데, 모든 게 법이 문제다. 현대전은 유인기와 무인기가 공존하는 양상이다. 즉 어려운 임무의 선두에 무인기가 먼저 들어가고 유인기가 따라 들어가는 식이다. 그런데 이런 세계적 흐름에 우리는 제도에 걸려 뒤떨어지고 있다.”

F-4 팬텀의 경우 노후한 기체이지만, 무장탑재 능력 면에서는 최신예 5세대 전투기들의 무장탑재 능력을 능가한다는 것이 공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익명의 공군 관계자는 F-5의 활용성에 대해 입을 열었다. “F-5는 노후한 전투기지만, 긴급 출동 시 3분이면 공중에 띄울 수 있어 전방 지역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신속한 출격 시간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차세대 전투기로는 불가능한 대응 시간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F-5를 대체해 배치를 앞두고 있는 국산 전투기 FA-50도 아무리 빨리 출격해도 보통 5분 내외가 소요된다는 것. 즉 이렇게 신속한 출격이 장점인 F-5 전투기를 무인화하면 유사시 북한의 도발에 신속히 대응이 가능하다.

무인화된 유인기는 내부에 조종사를 지원하는 각종 전자장비와 탈출장비 등을 제거해 무장 탑재량이 늘어나 공격력이 높아진다. 만약 우리 군이 도태되는 전투기들을 모두 무인화할 경우, 현 군사력 대비 공군력이 배 이상 증가한다는 게 P씨의 분석이다.

국내 무인기 조종사 면허 발급 기관조차 없어

부산 드론쇼에서 전시 중인 항우연의 TR60.

무인기를 운용하는 데는 무인기 자체 못지않게 무인기 조종사가 필수적이다. 무인기는 ‘조종사’가 무선으로 조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이를 양성하고 있을까.

국방부는 2020년까지 대대 단위까지 무인기를 보급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세웠다. 국방부 공보실의 나승용 대령에 따르면 “현재 군의 무인기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무인기와 관련된 추가질문에는 보안을 이유로 답을 피했다. 국방부의 답변이 미흡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홍보실의 오동훈 차장에게 문의해 본 결과, “우리 군은 2017년까지 무인기 개발을 완료하고 2020년까지 전력화를 마친다”고 답했다. 오 차장에 따르면, 개발 중인 우리 군의 무인기는 정찰, 공격, 전자전 등 다양한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국방부의 계획대로 대대 단위까지 무인기를 보급하면 최소 200대 이상의 무인기를 전력화하는 셈이다. 즉 이 무인기와 동일한 수의 조종사가 필요하다. 유사시 작전시간 등을 고려해 교대근무 조종사를 더하면 조종사의 수는 배로 필요하다.

기자가 공군본부에 국내 무인기 조종사 양성에 관해 문의해 본 결과, “국방부는 물론 공군에는 무인기 조종사 양성기관이 아직 없으며, 특별한 양성계획도 없다”고 답변했다.

군이 도입을 앞두고 있는 미국의 고고도 정찰기인 글로벌호크 같은 첨단 무인기도 그 성능을 십분 발휘하려면 훈련된 무인기 조종사를 필요로 한다. 무인기를 도입할 때, 무인기는 도입하지만 조종사는 도입하지 않기 때문에 분명 체계적인 무인기 조종사 양성 과정을 필요로 한다.

무인기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컴퓨터. 사진=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기자가 공군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해 본 결과, “군은 무인기를 도입하면 해당 무인기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을 때에 따라 몇 명만 양성하면 끝난다”는 주장을 했다. 대부분의 군 관계자의 개념을 종합하면, 단순히 무인기만 있으면 작전은 저절로 수행되는 줄 알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도리어 “조종사 양성이 왜 필요하냐”고 되묻기도 했다.

우리 군의 개념대로면 무인기 조종인력이 전역할 경우, 전략적 공백을 초래하게 된다. 무인기 조종사는 유사시 단기간 교육만으로 비행에 투입할 수 없다. 미숙한 조종사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무인기를 추락시킬 우려가 있다. 미 7공군 관계자에 따르면 “무인기 조종사 1명을 양성하는 데 최소 1년이 소요돼 전투기 조종사 교육기간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변영섭 부산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국내 무인기 조종 면허의 부재(不在)에 대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군용은 물론 민간용 무인기 조종 면허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무인기의 종류에 따른 조종 면허를 정부에서 부여하는데, 국내는 면허 발급기관 및 제도조차 없어 하루빨리 개선이 필요하죠. 분명 이 면허 발급도 레저용 무인기, 중대형 무인기, 군사용 등 등급을 나눠 면허를 발급해야 합니다.

또 체계적인 안전 교육을 해야 하며, 면허를 정기적으로 갱신해 조종능력을 검증해야 합니다. 조종면허가 없는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무인기를 띄우면 여러 사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무인기로 군사 지역에 진입한다거나, 군사용 주파수를 사용하는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얘기죠.”

최근 무인기는 테러집단 IS도 사용하고 있다는 게 기자의 중동취재원 옴라니 씨가 전해온 말이다. IS에 맞서 싸우는 쿠르드족 민병대도 상업용 무인기를 띄워 정찰용으로 사용 중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청한 터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터키는 시리아 국경 지역에 무인기를 투입해 24시간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듯 무인기는 전 세계적으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자산으로 대두되고 있다.⊙

美 제너럴 아토믹스 社 인터뷰
북한 지도부 제거할 저승사자, 그레이 이글 한국 배치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미 국방부는 곧장 한반도에 공격용 무인기 MQ-1C 그레이 이글(Grey Eagle)을 배치했다. 이 무인기는 중동에서 요인 암살 작전에 사용했던 MQ-1 프레데터의 개량형이다. 그만큼 이 무인기의 공격력이 막강하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 2월 6일 영(英) 일간지 《미러(Mirror)》는 테러집단 IS의 주요 인사 12명이 무인공격기 프레데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기자는 이 그레이 이글을 제작한 제너럴 아토믹스 에로노티컬 시스템스(General Atomics Aeronautical Systems·GA-ASI·이하 제너럴 아토믹스)사의 킴벌리 카시츠 홍보담당관에게 연락해 해당 무인기의 성능 등을 문의했다. 다음은 제너럴 아토믹스와의 일문일답이다.

―MQ-1 프레데터에서 발전된 MQ-1C 그레이 이글은 어떤 부분이 개선됐습니까.

“전방위적으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엔진의 출력을 높여 동력성능과 비행성능을 개선하고, 탐지 센서와 통신체계를 보완해 더 안정적인 임무 수행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특히 무인기 통제에 쓰이는 통신장치를 암호화(Encrypt)해 유사시 적의 전자공격도 막아낼 수 있습니다. 착륙에 사용하는 부품도 개선해 기존보다 안정적인 착륙이 가능합니다.”

―이 그레이 이글은 향후 한반도에 상주할 예정인가요. 현재 한국의 작전계획(OPLAN)에도 포함되는 전력으로 봐도 되겠습니까.

“보안과 관련한 질문으로 자세한 답변을 할 수 없으나, 지역적으로 상주(Stationed regionally)하며 유사시 투입합니다.”

―무인기 전문가들에 따르면, 무인기는 유사시 일부 장비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대응책이 유인기에 비해 적어 추락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유사시 대비책이 적다는 뜻인데, 그레이 이글은 어떤 대응책을 가지고 있습니까.

“그레이 이글은 그런 장비불능 상태에 대비해 항공통제 장비를 모두 삼중(三重·Triple unit)으로 제작했습니다. 이 외에도 기체에 이상이 생기거나 유사시 어떤 상황에서도 모(母)기지로 복귀(RTB)할 수 있습니다.”

―무인기가 적진에서 임무 중 추락한다면, 추락한 잔해가 적을 이롭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추락한 기체를 회수하는 작전을 펼치게 되나요.

“이것은 무인기뿐 아니라, 모든 전략자산은 미 국방부가 적진에서 회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미군은 F-22의 성능에 상응하는 스텔스 무인기를 개발할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까.

“이미 미국은 스텔스기 제작능력을 가지고 있어, 예산 등이 준비되면 개발이 가능합니다.”

―현재 귀사에서 제작 중인 첨단 무인기들을 한국에도 판매할 수 있습니까.

“현재 우리 제너럴 아토믹스가 보유한 무인기들은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에 FMS(대외군사판매)를 통해 판매할 수 있습니다. 이 무인기들은 동맹국에 판매가 허용된 MTCR Category 1에 해당하는 무인기들입니다.”

―무인기 조종사 양성에는 얼마나 소요됩니까. 일반 전투기 조종사와 비교했을 때 교육 과정에 어떤 차이가 있나요.

“모든 훈련 및 교육 과정을 마치는 데 1년이 소요돼 전투기 조종사 양성기간과 거의 동일합니다. 그레이 이글과 같은 중대형 무인기를 다루기 위한 교육 과정은 전투기 조종사에 버금갑니다. 현재 모든 무인기 조종사 양성은 미 공군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향후 무인기 대외판매가 늘어나, 다양한 소비자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우리는 노스다코타(North Dakota)주에 조종사 양성기관을 만들 계획입니다.”

―일부 항공전문가는 유인 전투기 조종사 출신이 무인기 조종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 주장에 동의합니까.

“해당 주장은 주관적인 견해로 보입니다. 물론 미 공군에서는 무인기의 CAP(Combat Air Patrol·공중경계) 임무에 한해서는 조종 경험이 없는 사람도 채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제너럴 아토믹스의 경우 미 연방항공청(FAA)에서 인정받은 조종사만 무인기 조종사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전투기, 제트기, 회전익 항공기 등을 조종해 비행시간이 최소 300시간 이상 된 조종사들을 뽑습니다.”

―향후 유·무인기들의 공중급유를 담당하는 무인기(Tanker UAV)를 제작할 가능성도 있습니까.

“기술적으로는 얼마든지 제작이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소요 제기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귀사의 무인기가 다른 항공업체인 보잉이나 록히드마틴의 무인기보다 앞선 점은 무엇인가요.

“우리 제너럴 아토믹스는 프레데터와 그레이 이글 시리즈를 미 공군과 육군에 납품해 왔습니다. 우리 무인기들이 미군과 함께 비행한 시간은 약 400만 시간에 달합니다. 이 중 90%의 비행시간은 모두 실전에서 비행한 시간입니다. 이렇게 실전에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 회사로는 우리가 유일합니다. 우리가 중고도(中高度) 무인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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