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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선거유세차, 이대로 안전한가 세월호와 다르지 않은 선거유세차

2012년 대선 당시 유세 중이던 한 후보의 대형 유세트럭 (본 사진은 이번 기사의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선거는 매달 있는 것이 아니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와 같이 각각 임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자주 있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선거에 즈음한 기간을 ‘선거철’로 부른다. 반짝하는 선거의 특성상 선거철 특수(特需)에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은 이 시기에 가급적 많은 돈을 벌려고 한다. 선거유세차를 만드는 일도 선거철 특수를 노리는 대표적 업종이다.

6·4 지방선거 직전 기자는 한국옥외광고협동조합을 비롯하여, 선거유세 차량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업체들을 접촉 및 직접 방문해 보았다. 그리고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서 선거유세 차량의 제작과정과 가격책정 행태를 확인했다. 유세 차량의 가격은 <표1>에서 보는 바와 같다.

< 표1>은 10여 개의 제작업체 및 대행업체, 트럭기사들을 상대로 면접 조사하여 그 평균치로 만든 것이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이번 취재 중 기자는 신분을 밝히지 않고 모든 자료를 수집했으며, 표의 수치도 직접 조사했다. 업체별 가격차 변동폭이 커 형성된 가격의 범위가 큰 편이다. 또한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사용하는 트럭의 톤(ton)수가 늘어나면 업계에서는 따블(배 이상 비싸짐, 더블·double)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후보나 시의원·구의원 후보 등 사용자가 누구든 유세차량 비용은 모두 같다. 즉, 표에 나타난 차종과 사양 중 하나를 선택하면 출마 직급과 정당에 관계없이 비용이 동일하다는 의미다. 일부 업체는 시의원과 구의원의 유세차량에 설치한 음향설비 성능과 장착방식에 따라서 가격에 차이를 두기도 하지만, 그 차이는 약 10만원 이내였다. 표에 나타난 비용은 선거기간 중 운전기사와 트럭대여를 모두 포함한 가격이다.

가격에서 보듯이 선거기간 사용하는 유세차량의 비용이 웬만한 국산 중·소형 신차 가격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법적으로 정해진 표준가격이 아니다. 문의하는 업체에 따라서 부르는 가격도 달랐다. 그리고 그 가격은 천양지차였다. 이는 제철을 만난 업자들이 횡포를 부릴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선거유세 차량 제작 및 대행업체 그리고 유세 트럭 기사의 이야기를 종합해 본 결과, 운전기사의 일당은 20만원에서 25만원 정도이다. 용달트럭 비용과 기사 일당을 13일의 선거운동 기간 중 모두 합치면 1t 트럭 기준 약 250만~280만원 선이라고 한다. 즉, 이 비용은 트럭에 장착하는 선거유세용 플랫폼(Platform·유세차량에 장착한 연단과 음향 및 영상장비) 제작가격을 제외한 가격이다. 이런 플랫폼을 만드는 공장에서 보통은 트럭과 기사를 구해서 각 선거캠프에 제공하고 있다. 어떤 경우는 후보자가 트럭과 기사를 구해 오면 제작업체에서 플랫폼 제작가격만 받고 장착해 주기도 한다.

후보 1명당 1대의 연설대담 가능한 유세차량

기자가 방문했던 일부 유세차량 제작업체에서는 유세차량의 지붕 위에도 래핑(wrapping: 물체 표면에 광고물을 부착하는 행위)을 한다고 했다(본 사진은 이번 기사의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후보 1명당 사용할 수 있는 선거유세 트럭은 1대씩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역이 넓을 경우와 출마 직급에 따라 연락소를 개설할 수 있으며, 이 연락소에 유세차량 1대 추가가 가능하다. 즉, 1대 이상의 선거차량을 투입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선거유세 차량의 차종(車種)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여기서 말하는 차종이란 유세차량을 트럭이냐, 세단(Sedan)이냐, 경차냐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유세 차량이라고 정의하는 기준은 해당 차량에서 ‘후보자의 연설대담’이 가능한지 여부이다. 연설대담이란 해당 차량에서 후보자가 연설을 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차량이다. 연설대담이 가능하다면, 그 차량은 선거유세 차량이 된다고 한다. 즉, 어떤 후보가 소형차나 경차에 확성기를 장착하여 연설을 한다면 해당 차량이 선거유세 차량이 된다. 하나 이런 식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거의 모든 후보자는 고가의 선거유세용 트럭을 사용한다.

선거유세차 비용은 국민세금으로

트럭화물칸 길이보다 길게 만들어진 플랫폼의 뒷부분(원 안)은 트럭에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
  공직선거법에는 선거비용 제한액에 대해 대통령부터 지역구 국회의원, 비례대표 국회의원, 시의원, 구의원까지 어떻게 선거비용을 산출하는지 나와 있다. 해당 공식은 인구수를 기반으로 하며, 시·도지사의 경우 4억원(해당지역 인구수 200만 미만은 2억원) + ‘인구수 곱하기 300원’이며, 지역 자치구 시·군의원은 3500만원 + ‘인구수 곱하기 100원’으로 산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고양시의원 마선거구는 선거비용 제한액이 4800만원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해당 선거비용 제한액으로 후보가 선거를 치를 수 있을까.

표에서 보았듯이, 만약 해당 지역구의 후보자가 최신 LED 전광판의 1t짜리 선거유세 트럭 1대를 사용했다면 최대 22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그럼 이미 4800만원 중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돈을 지출하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인구수가 적은 지역에 출마한 후보자의 경우 연락소를 포함하여 전광판을 탑재한 유세차량 한두 대면 이미 선거비용 제한액의 대부분을 지출하게 된다. 그런데 어디 선거에 유세차량만 필요하던가. 명함제작이며 선거운동원 고용, 선거사무실, 현수막 등등 유세차량 외에도 돈이 필요한 곳은 수도 없다. 결국 지역구 구의원에 출마하더라도 억 단위의 돈이 들어가는 것은 별로 놀랄 일이 아닌 것이다.

이런 선거유세차의 비용을 어느 정도 법규화하여 출마지역의 인구수와 출마 직급에 따라서 선거비용 제한액에 걸맞은 수치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러한 경우 실로 출마자들이 선거비용 제한액 안에서 비용운용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보다 청렴한 선거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보탬이 될 것이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모든 직급의 등록 후보자 총 수는 8997명이다. 이 중에 사퇴하는 후보자가 있을 수는 있으나 9000명에 달하는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는 셈이다. 이들 후보자 모두 1명이 1대의 선거유세용 1t 트럭을 사용한다면, 대당 1000만원으로만 잡아도 약 9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유세차량 비용으로 지출하는 셈이다. 그런데 어디 유세용 1t 트럭이 1000만원이던가. 표에서 보듯이 1000만원 넘는 경우도 흔하다. 물론 유세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후보도 많다. 특히 이번 선거의 경우 세월호 참사로 조용한 선거가 된 만큼 유세차량 이용도가 어느 해보다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상에 보전금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후보자가 출마 후 일정 비율 이상의 득표를 할 경우 국가에서 선거에 들어간 비용을 다시 돌려주는 제도이다. 이 보전금은 엄연히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다. 그런데 선거유세 차량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공식가격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돈을 국민이 다 감당하는 것이 옳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t 트럭에 선거플랫폼만 1t 넘어 ‘과적’

유세차량 제작업체 한쪽에 있던 유세용 플랫폼의 바닥 부분에 사용한 철판이 녹이 슬었다(원 안).
  유세차량 제작업계에서는 2t이나 5t 트럭보다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기동성이 좋은 1t 트럭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김포시 양촌읍의 S 유세차량 제작업체 대표 박모씨는 유세차량에 탑재하는 플랫폼은 만드는 회사마다 제각각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무게, 크기, 높이, 질(質) 등이 다양하다고 했다. 경기도 일대에 유세차량을 제작하는 공장 몇 군데를 기자가 방문해 본 결과, 제작방식이며 크기가 실제로 전부 달랐다.

일부 플랫폼은 중고 철제를 사용하기도 했다. 해당 업계 관계자가 기자에게 귀띔해 주길, 일부 업체는 마진을 높이려고 건설용으로 사용했던 철근이나 녹슨 철근들을 사용해서 제작하기도 한다고 했다. 실제로 기자가 확인해 보니 녹슨 철판 위에 페인트칠을 한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제작하며, 강철과 같이 비교적 저렴하고 무거운 철근을 주원료로 만들다 보니 플랫폼의 무게만 해도 1t에 육박한다고 한다. 해당 선거플랫폼 외에 그 위에 영상스크린, 음향장치, 발전기, 공조기, 전광판(건물 간판과 유사한 후보자의 포스터에 불이 들어오게 한 것) 등 각종 장치를 올리면 1t이 넘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어디 이런 플랫폼만 덩그러니 있던가. 그 위에 연설자와 지지자가 올라가는 게 보통이다. 때론 그 위에서 춤을 추기도 한다. 즉, 1t 트럭에 올라간 무게가 플랫폼과 연설자 및 지지자를 합치면 1t은 족히 넘는 셈이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출고 당시 트럭의 최대적재량을 넘기면 이는 분명 과적이라고 한다.

선거유세용 플랫폼 고정방식도 허술

아무런 고정이 없이 트럭에 올려진 선거플랫폼(점선 안).
  화물적재 불량으로 인해 적재물이 주행 중 낙하하여 사고로 이어진 경우가 매년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심지어 이런 적재물 불량사고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간혹 있다. 한국도로공사의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적재물 불량에 의한 사고기록을 보면 매년 50회 이상 이런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 자료는 고속도로에서만 발생한 경우이니 고속도로 이외의 사고까지 포함한다면 더 많을 것이다.

과연 선거유세 차량은 어떨까. 기자가 경기지역에서 운행하는 선거유세 차량의 선거플랫폼 탑재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직접 현장에서 유세 중인 차량의 용접부위를 확인했음은 물론, 해당 유세차량 제작업체와 여러 명의 유세차량 운전기사들에게도 확인해 본 결과 선거유세용 플랫폼을 트럭 위에다 제대로 된 용접을 한 경우는 드물었다.

여기서 말하는 ‘제대로 된 용접’이라 함은 화물칸에 올린 선거유세용 플랫폼이 정확히 화물면과 맞닿은 직접용접을 말한다. 물론 용접의 방식도 아르곤용접, CO₂용접, 전기용접 등 그 종류와 접합강도도 다양하나 이런 용접방식을 떠나서 확인해 보니 용접 자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어떤 차량은 용접 없이 볼트 몇 개로 고정하는 방식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마저도 볼트를 모두 끼우지 않고 몇 개로 띄엄띄엄 트럭에 고정했다. 볼트의 크기도 유아의 새끼손가락 길이 정도 되는 작은 것이었다. 과연 이렇게 작은 볼트로 1t에 육박하는 플랫폼을 안전하게 고정할 수 있을까.

실제로 안양시에 출마한 어느 후보의 유세트럭이 지하터널 진입 중 플랫폼이 터널 천장에 걸려서 그대로 뒤로 밀려 떨어진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유세차량을 자전거로 뒤따르며 유세를 돕던 지지자가 다치기도 했다(단순히 플랫폼 고정방식을 설명하기 위한 예이기에, 해당 후보의 유세내용과는 무관함을 밝힌다). 이것은 단연 해당 후보의 유세차량뿐 아니라 다른 유세차량이었어도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만약 제대로 고정되어 있었다면, 터널 천장에 걸린 플랫폼의 상층부만 부서졌을 것이다. 즉, 해당 플랫폼이 트럭에 마치 제 몸처럼 단단히 고정되어 있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트럭 화물칸보다 긴 플랫폼

덧댐식 용접을 한 플랫폼(원 안).
  대부분의 선거유세 차량에 투입된 트럭은 선거철 특수를 위해 일시적으로 투입된 용달차량이다 보니, 선거기간이 끝나면 화물업으로 다시 복귀한다. 따라서 화물칸에 플랫폼을 견고하게 고정할 경우, 선거기간 이후에 플랫폼을 떼어 내기가 번거롭다. 이 때문에 일부는 아예 용접을 하지 앉고 얹어만 놓거나, 간단히 덧댐식 용접을 한다. 덧댐식 용접은 실제 탑재된 선거플랫폼과 트럭의 직접적인 용접이 아니라, 다른 금속을 두 물체 사이에 덧대어 하는 용접을 말한다. 당연히 고정능력은 직접용접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니면 탈착이 용이한 볼트고정 방식을 이용한다. 즉, 유세에 투입된 용달트럭들은 선거기간 중 임시업무용이라 애당초 플랫폼을 견고하게 고정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선거유세 차량의 제작업체마다 각기 다른 형태로 플랫폼을 제작한다. 선거유세 차량에 대한 세부 규정이나 지침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어떤 회사는 플랫폼이 실제 트럭의 화물칸보다 크고, 또 어떤 차량은 딱 맞다.

현대자동차의 중소형 상용트럭 및 특장차 관계자 박모씨에 따르면, 트럭마다 캡(cab·운전석과 조수석 뒷부분의 실내공간)의 유무에 따라 장축(長軸)과 초장축(超長軸, 화물칸의 길이)으로 화물적재칸의 길이가 다르다고 한다. 이렇듯 각기 다른 트럭 화물칸의 길이는 고려하지 않은 채, 선거플랫폼을 제작하다 보니 대부분의 플랫폼은 출고된 트럭의 화물칸보다 길다. 폭과 높이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실제 화물칸의 폭보다 넓게 설계된 경우가 많아 화물칸에 제 몸처럼 딱 들어가는 플랫폼은 보기 드물다.

트럭의 화물칸보다 긴 플랫폼.
  참고로, 선거유세에 많이 사용되는 현대자동차의 포터II 1t 트럭의 화물적재칸의 길이는 <표2>와 같다.

< 표2>에서 보듯이 적재칸의 길이는 3m 내외이며 상대적으로 출고대수가 많은 수퍼캡 초장축조차 적재칸의 길이가 3m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선거유세용 차량의 플랫폼 길이는 대부분 이를 넘는다. 이 때문에 플랫폼이 트럭의 적재함에서 50cm, 심하면 1m 이상 튀어나온 경우도 있다.

이미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트럭에 장착한 플랫폼의 무게는 1t을 초과하고, 그 부피는 트럭의 화물칸보다 높고 길며 넓다. 이를 종합해 보면, 플랫폼의 과다한 무게와 크기로 인해 주행 중인 트럭의 무게중심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트럭은 FR(Front Engine, Rear Wheel Drive, 후륜구동) 구조이며, 자세제어 전자장비(VDC, ESP, 등)가 장착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노면이 미끄러울 경우 상대적으로 일반 승용차에 비해 미끄러지기 쉽다.

유세차량은 달리는 시한폭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보실 관계자에 따르면, 유세차량에 장착된 플랫폼의 규격과 같은 세부적인 규정은 없다고 한다. 다만 영상스크린을 탑재했을 경우 화면의 크기가 출마하는 직급에 따라 다르게 정해져 있다. 화질이나 음향설비의 출력에 대한 규정은 전혀 없다. 이 때문에 기자가 방문한 경기도 김포의 유세차량 제작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후보자들은 1200kW 이상의 고출력 스피커를 선호한다. 이런 고출력의 음향장비를 위해서는 별도의 전력장비가 필요하다. 전력이 약하면 당연히 음향의 출력도 저하되어 제대로 유세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세차량에 발전기(generator)를 탑재하고 있다.

이 발전기들은 대부분 휘발유를 비롯한 기름을 태워 전력을 생산하는 장치들이다. 발전기에 사용하는 엔진은 소형 오토바이 엔진과 유사하다. 보통 200cc 내외의 단기통 엔진을 돌려서 전기를 생산해 낸다. 당연히 엔진의 동력을 얻으려면 휘발유와 같은 연료를 태워야 한다. 발전용량에 따라서 발전기의 엔진배기량은 달라지며, 탑재한 연료통의 크기도 달라진다. 발전기는 본래 움직이지 않는 지면에 고정한 채로 가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발전기가 넘어질 경우 연료가 새어 나와 화재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세차량 위에서 가동하는 발전기는 당연히 이동하는 물체 위에서 사용하게 된다.

발전기의 용량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발전기 자체의 연료탱크 용량은 200cc 배기량 기준 보통 10L 내외이다. 선거운동 중에는 발전기를 지속적으로 돌려야만 한다. 이 때문에 유세차량에는 기름통에 기름을 싣고 다닌다. 휘발성 물질을 싣고 다니려면 특별한 관리를 해야 하는데, 실제로 기자가 선거유세 트럭 기사들을 만나 트럭 내부를 보니 10L 정도 되는 기름통을 차량에 아무렇게나 싣고 있었다. 실어 놓은 위치도 제각기 달랐다. 어떤 차량은 조수석에 싣기도 하고, 어떤 차량은 플랫폼 안의 빈 공간에 넣어 두기도 했다. 5월 말부터 전례 없는 고온현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섭씨 30도를 넘기도 했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휘발성 물질을 차에 둔 채로 유세를 한다는 것이 과연 괜찮을까.

여름철에 휴대용 라이터를 차에 두었다가 직사광선을 받고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성인남성 검지 정도 크기의 휴대용 라이터에 들어 있는 휘발성 물질은 유세트럭에 싣고 다니는 기름통에 비하면 극소량이다. 그렇게 작은 라이터도 직사광선으로 폭발하면 차량이 전소(全燒)된다. 하물며 석유통을 싣고 다니는 유세차량은 안전에는 무방비 상태인 것이다.

차량 구조변경도 불법

교통안전공단의 구조변경 담당자 김모씨에 따르면 화물차량의 차대를 확장하는 개조, 승차정원을 늘리는 개조, 본래 유류(油類)취급 차량이 아닌데 유류를 취급하는 개조 등은 모두 구조변경 대상이라고 한다. 구조변경을 통해서 그 안전성을 통과해야만 승인을 받고 도로에서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세차량은 모두 일반화물을 적재하도록 출고된 트럭이다. 이러한 트럭이 탑차(화물적재 공간에 지붕을 포함한 모든 면을 막은 차량) 형태로 개조를 하더라도 구조변경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와 유사한 선거플랫폼 역시 일반적인 화물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구조변경을 신청하여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더욱이 이 선거플랫폼은 그 위에 사람이 탑승한다는 점에서 승차정원이 추가 되는 셈이다. 이런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별도의 구조변경 승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미국에서는 연방법으로 화물칸에 사람이 타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화물칸에 사람이 탑승할 경우 경찰이나 보안관이 해당 차량을 세우고 탑승인원을 제지하기도 한다. 화물칸을 화물만을 수송하기 위한 공간으로 명확히 명시해 둔 것이다.

이는 화물칸에 사람이 탑승한 채로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차량에는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아무런 장비(안전벨트, 에어백)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속중이라고 해도, 화물칸은 개방되어 있어 약간의 움직임에도 사람이 튕겨져 나갈 수 있다. 연방법 외에도 각 주(州)마다 추가적인 법을 제정하여 통제하고 있다.

경기도 일대 선거플랫폼 제작업체들 중 일부는 선거 이후에 선거플랫폼 철거를 해 준다고 한다. 선거 때 사용한 플랫폼 분해와 탈착을 처리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정확히 해당 업체에서 회수해야 할 의무는 없고, 선거캠프에서 반드시 플랫폼을 반납할 의무도 없다. 즉, 선거기간만을 위해 거액을 들여 만든 플랫폼은 그저 고철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제작업체에서는 해당 부품을 처리하기가 매우 곤란하다고 한다. 어디 쓸 데라도 있으면 좋겠다며, 기자가 만난 업체 직원은 울상을 지었다.

과연 이 많은 플랫폼 재료들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폐기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플랫폼에 사용한 금속을 비롯한 내장재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환경적으로도 나쁜 영향을 가져올 것이다. 이 중 일부는 어쩌면 7월 30일 보궐선거에 똑같이 거액을 받고 재활용할지도 모른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수가 9000명에 육박한다. 대다수가 유세차량을 썼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많은 유세차량을 선거 후 어떻게 처리했는지 궁금하다.

정당(政黨)에 관계없이 너나 할 것 없이 대부분의 후보들은 세월호를 잊지 말자고 외치며 선거운동을 했다. 그러나 정작 그 선거운동을 하는 유세차량은 세월호와 다르지 않다. 세월호의 침몰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었으나, 그 중에서도 과도한 화물적재와 제대로 고정하지 않은 화물, 그리고 층을 올리는 불법개조가 침몰의 주요 원인으로 밝혀졌다.

유세차량 대부분은 1t 트럭에 장착한 플랫폼의 무게가 1t이 넘고, 그 높이와 길이 또한 과도해 무게중심이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화물칸 바닥에 제대로 고정하지 않은 채 도로를 달린다. 이런 유세차량 개조는 모두 구조변경 대상임에도 신고하지 않은 채 불법 운행을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유세 차량에 대한 주행속도 제한이나 진입제한 구역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고 한다. 실제 유세차량은 공장에서 제작된 후 각 지역구로 이동하는 과정에 고속도로를 이용하게 되는데, 고속도로를 고속으로 달리기도 한다.

세월호 참사를 막자고 외치는 이들이 정작 세월호처럼 위태로운 유세차 위에서 뽑아 달라고 선거운동을 한 형국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출처: 월간조선 7월호
등록일 : 2014-07-21 오전 9:21:00   |  수정일 : 2014-07-2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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