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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제니 타운 공동대표가 말하는 38노스의 실체, ‘A to Z’

06 2016 MAGAZINE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 인공위성 감시 땐 미사일 조립도 멈추는 북한의 진화된 은폐전술이 걸림돌
⊙ 북한을 예측하고 대북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38노스의 숙명
⊙ 4개의 재단이 38노스 지원하고 있어
⊙ 38노스는 기관이 아니라 프로젝트명
⊙ 북한 전문가 20명과 인공위성 사진 분석가 5명이 분석에 참여해
⊙ 다수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데이터 퓨전’ 기법 주로 사용
⊙ 38노스의 상근직원은 단 2명뿐
제니 타운 38노스의 공동대표.
  38노스(38North).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이 있을 때마다 국내 언론에서 자주 거론하는 이름이다. 그런데 38노스를 묘사하는 각 언론사의 설명은 다양하다. 미국의 대북전문 매체, 미국의 싱크탱크, 대북소식통 등이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국내 언론사들조차 38노스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38노스의 정체는 무엇인가. 어떻게 매번 북한 핵실험 준비과정과 미사일 발사 징후를 파악할 수 있을까. 과연 몇 명이 38노스에서 일하고 있을까. 38노스는 미국 정부의 정보기관과 일하고 있을까. 북한을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어디서 가져왔을까. 38노스에 연락을 취해 38노스의 공동대표를 직접 만나게 된 이유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5월 6일, 38노스의 공동대표인 제니 타운(Jenny Town) 씨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처음 그를 만나기 전, 그가 ‘공동대표’라는 직함을 서면으로 보내 왔을 땐 중년의 남성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나이가 젊은 한국계 여성이었다. 그가 건넨 명함에는 ‘부국장(Assistant Director)’이라는 직함이 있었다. 그는 38노스의 공동대표이자 38노스를 주관하는 한미연구원(USKI)의 부국장이다. 기자가 그를 만난 날은 북한이 36년 만에 제7차 당대회를 개최한 날이다. 그에게 38노스의 종사자 수, 구성원의 특성, 운영비용과 38노스의 목적 등 다양한 것을 물어봤다.

대북 전문가의 부재가 38노스의 출범 계기

38노스의 메인 홈페이지. 사진= 38노스 홈페이지 캡처

— 38노스를 처음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또 누가 이 38노스를 만들었나요.

“38노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부터 정립되어야 합니다. 38노스란 기관이나 조직의 이름이 아닙니다. 이것은 존스홉킨스 대학(Johns Hopkins University, JHU), 폴니츠 고등국제대학(Paul Nitze-SAIS) 산하 한미연구원(US-Korea Institute, USKI)의 프로젝트 명(名)입니다. 처음 38노스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북한에 대한 무지(無知)에서 비롯됐습니다.”

— 미국도 그런가요.

“미국 내 ‘북한 전문가’라고 할 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몰랐던 거죠. ‘자칭 북한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미국 언론에 나와서는 잘못된 정보들을 사실인 양 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그 직업이나 배경을 보면 대학생이나, 특정 기관의 인턴처럼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꽤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즉 수준 이하의 사람들이 북한 전문가로 불리게 된 겁니다. 이들은 언론이 좋아할 만한 과장된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사실보다 부풀려진 허구 등을 만들어 방송에서 여과없이 발설하곤 했습니다.”

— 그게 38노스가 만들어진 계기였네요.

“이런 잘못된 정보에 미국민들을 물들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최소한 팩트(fact)에 근거한 북한 전문가 집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엘 위트(Joel Wit) 존스홉킨스 대학 한미연구원의 선임연구원과 한미연구원의 부국장인 제가 손잡고, 2010년 38노스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38노스가 만들어진 뒤로 우리는 ‘진정한 전문가들’을 수소문했습니다.”

존스홉킨스 대학의 폴니츠 고등국제대학은 《역사의 종말과 최후의 인간》을 쓴 정치철학자 프란시스 후쿠야마, 전직 국무부 고문을 지낸 엘리엇 코헨, 전 국가안보 보좌관이었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등이 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왼쪽부터).

— 어떤 사람들이었습니까.

“전직 정보부 요원, 북한연구가, 탈북자,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 전력이 있는 사람, 북한과 사업을 했던 사람, 전직 외교관 등입니다. 이들을 통해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38노스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들이 말한 내용 혹은 작성한 글을 다수의 독자가 읽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편집을 한 뒤 38노스에 그 내용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존스홉킨스 대학의 폴니츠 고등국제대학은 국제외교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자들을 많이 배출했다. 《역사의 종말과 최후의 인간》을 쓴 정치철학자 프란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 전직 국무부 고문을 지낸 엘리엇 코헨(Eliot Cohen),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국가안보 보좌관이었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Zbigniew Brzezinski) 등이 고등국제대학의 교수 등으로 재직한 바 있다.

— 38노스의 규모는 어떻게 되고, 38노스 내에 몇 명의 분석가 집단이 있나요. 또 어떤 구조로 팀을 꾸리고 있나요. 예를 들어 위성사진 분석팀 등입니다.

“38노스는 3명이 모든 운영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조엘 위트, 제니 타운, 미셸 계(Michelle Kae)입니다. 3명은 한미연구원의 다른 연구 등에도 투입됩니다. 사람의 수만 보자면 규모가 매우 작지만 우리 모두는 상당한 업무 생산성(hyper-productive)을 가진 사람들이에요. 38노스의 초기만 하더라도 생산성이 떨어졌어요. 초창기에는 주 1회, 1개의 보고서(article)만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한 주에 최소 2~3개 정도의 보고서를 만들어서 올리고 있습니다. 38노스가 생산하는 모든 글(article)은 신뢰할 수 있는 내용으로 대부분이 20여 전문가의 조언과 분석을 토대로 작성한 것들입니다. 이렇게 전문가 집단을 통해 확인한 사안을 저희 3명의 멤버가 올리는 것 외에 다른 전문적인 글을 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글은 38노스에 올려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저희 프로젝트 기준에 부합되어 게재한 글들입니다.”

인공위성 사진 분석에 4가지 어려움 있어

지난 5월 8일 38노스가 공개한 북한의 핵 실험장을 찍은 인공위성 사진. 사진=38노스 홈페이지 캡처

— 인공위성 사진 분석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습니까.

“인공위성 사진 분석은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2012년 4월, 북한은 김일성의 100세 생일을 기념하고자 위성발사(북한의 주장이다)를 준비했습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38노스는 위성사진 분석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에는 특정 위성사진을 구매하기보다는 38노스 내부적으로 입수한 위성사진을 분석했습니다. 그때부터 4~5명의 위성사진 전문가가 자문에 응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이 인공위성 사진 분석 전문가들은 전직 군 출신으로 인공위성 사진 분석을 전문으로 했던 인물들입니다. 그중에는 무기체계 전문가, 핵무기 전문가, 미사일 발사체계 전문가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이 분석한 내용을 비전문가인 독자들이 보았을 때도 이해할 수 있게 일부 내용을 편집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진의 생산과 처리 등은 한미연구원 내부적으로 진행합니다.”

— 38노스는 인공위성 사진을 유럽의 군사기업인 에어버스(Airbus)에서 구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째서 미국의 군사기업인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이나 보잉(Boeing)에서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까.

“저희는 단순히 구매할 수 있는 상업 인공위성의 사진을 사용할 뿐입니다.”

— 북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렵지는 않습니까.

“분명 어려움이 존재하죠. 가령 위성사진 분석만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여기에는 크게 4가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위성의 궤도 순환 일정입니다. 현존하는 상업위성들이 북한 상공을 비행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매우 제한적입니다. 이 비행 일정에 맞춰 인공위성 이미지를 구해 와야 합니다.

둘째는 사진의 구매입니다. 설령 북한의 상공을 상업 인공위성이 비행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사진을 인공위성 업체에서 판매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럴 경우에는 사진을 아예 확보할 수가 없습니다.

셋째는 금전적인 제약입니다. 북한이 특정 지역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된다면 우리 38노스는 해당 지역을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계속해서 구매해야 합니다. 즉 북한이 더 활발하게, 자주 움직일수록 우리의 인공위성 사진 구입 빈도가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이것은 저희의 예산과도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체 조립과정 등의 활동이 위성에서 탐지되지 않도록 위장막을 설치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사진=38노스 홈페이지 캡처

— 사진의 해상도는요.

“기상이 좋지 못하면 확보한 인공위성 사진을 판독하는 게 상당히 어렵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원하는 지역을 촬영했더라도 기상조건이 맞지 않으면 분석이 어렵죠. 우리가 구입하는 상업용 인공위성이 가진 최상의 해상도는 0.25m까지 식별이 가능한 사진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상업위성이 촬영한 사진으로는 0.5m까지만 식별되는 해상도를 가지고 있어요. 결국 이런 기상적 조건과 해상도의 어려움을 극복해야만 합니다. 이 두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지상에서 촬영한 사진(ground pictures) 등과 끊임없이 대조해 분석합니다. 그리고 2명의 전문가 서로가 분석한 결과를 체크하고 그 결과에 동의했을 경우에만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 보고서로 완성될 수 있습니다.”

— 북한이 가만히 있을 리 없을 텐데요.

“최근 북한은 이런 분석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은폐전술(隱蔽戰術·concealment operation)이 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체 조립과정 등을 위성에서 탐지되지 않도록 위장막을 설치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위성의 비행궤도와 시간 등을 고려해 로켓조립 작업도 일시적으로 멈추기도 합니다. 보급품 등을 전달하는 철로 위에 은신처(隱身處·shelter)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38노스는 다수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데이터 퓨전(Data Fusion) 방식과 모든 정보의 분석(All Source Analysis) 기법을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위성사진 하나만으로는 어떤 작업을 하는지 확신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38노스의 분석은 100% 정확합니까.

“우리가 분석한 것에 대한 일부 여론의 비판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고자 38노스는 항상 분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정 사건이 발생한 직후 바로 글을 게재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습니다. 38노스는 최대한 많은 자료와 다른 전문가 등의 분석내용을 모두 확보해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 뒤에 글을 게재하고 있습니다. 38노스는 우리 분석의 신뢰성을 보여주고자 어떤 자료를 가지고 분석했는지 참고한 자료의 모든 출처를 밝히고 있습니다.”

미 정부와는 공조 없고, 미 싱크탱크 및 한국 유학생들과 교류해

— 38노스에는 북한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사람이 있나요.

“우리가 확보한 모든 자료는 공개된 자료(open source)를 토대로 만든 것입니다. 즉 우리를 대표해서 북한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사람은 따로 없습니다. 우리는 미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 북한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다만, 북한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유사시 자료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다만 저희들은 다양한 대북 전문가들로부터 자료와 기고문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런 정보들을 모아 비교 분석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의 옳은 주장이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과 대조하는 것이지요. 이런 다수의 정보를 하나로 모으고 비교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바로 우리 38노스에 있습니다.”

— 38노스에는 한국어를 하는 사람이나 전문 통·번역가가 있나요.

“우리 직원 중에는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할 수 있는 사람(bilingual)이 있어요.”

— 38노스 홈페이지에는 미디어와 연관된 두 개의 카테고리가 있더군요. 바로 〈Media Analysis〉(언론 분석)와 〈Mediabusters〉(언론 통찰)가 그것입니다. 이 둘의 차이가 뭔가요.

“Media Analysis는 북한 매체를 통해 나온 내용을 분석하는 것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reading the tea leaves·미국 숙어)과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북한이 주장하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를 북한이 발설한 내용을 토대로 파악하는 것이죠. 이와 달리 Mediabusters는 북한과 관련된 내용을 냉철하게 분석한 기사들을 분석해 작성한 글들입니다. 이런 기사들을 토대로 북한에서 벌어지는 상황 등을 분석하는 것이에요.”

— 혹시 미국의 정보기관(Intel Community)이나 국방부(DOD)가 38노스를 지원하고 있습니까.

“38노스는 미 정부(US Gov’t)와는 어떠한 연관도 없습니다. 따라서 정보부서와의 공조는 아예 없어요.”

— 워싱턴에는 미국의 내로라하는 유수의 싱크탱크들이 많습니다.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브루킹스 연구소(The Brookings Institute)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싱크탱크와는 교류하고 있나요.

“물론입니다. 워싱턴 소재의 여러 싱크탱크들과는 활발히 정보를 교류하고 활동을 해 왔습니다.”

— 존스홉킨스 대학이 있는 워싱턴 DC 근교에는 존스홉킨스대를 포함해 약 5개의 대학이 있죠. 조지워싱턴대(GWU), 조지타운대(GTU), 조지메이슨대(GMU), 아메리칸대(AU)가 있는데요. 이 대학들에는 많은 한국인 유학생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 학생들이 38노스 활동에 도움을 준 사례가 있나요.

“언급하신 학교들의 한국계 학생 중에는 분명 북한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꽤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학교들에서 주최하는 여러 행사에 38노스 관계자 등이 참석해 북한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논의하는 등의 교류를 해 왔습니다. 이 중 일부 학생들은 38노스의 인턴이나 보조직으로 근무한 학생도 더러 있습니다.”

“정보의 최전선에서 북한을 예측하는 게 우리의 숙명”

연설중인 제니 타운 38노스 공동대표.

— 존스홉킨스 대학 외에 워싱턴 소재의 다른 대학에서도 한미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조지워싱턴 대학의 시거센터(Sigur Center for Asian Studies)가 대표적입니다. 조지타운 대학도 빅터 차 교수 주도의 한국 및 아시아 관련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다른 대학의 한국 및 아시아 관련 프로젝트와 38노스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제 생각에 아마도 큰 차이는 38노스에 소속된 운영진이 존스홉킨스 대학의 교직원(faculty)이 아니라는 점이죠. 즉 학교 측의 이해관계와는 무관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38노스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38노스 프로젝트 이외의 다른 연구과제에도 대거 참여하고 있지요. 다른 대학은 하나의 프로젝트에만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 우리는 38노스 이외의 다른 연구과제도 하고 있습니다. 즉 북한을 탐구하는 38노스 이외의 문제인 한반도의 정세, 한반도 핵안보, 한미동맹 등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 미 정보기관 CIA에 따르면, 김정은의 도발양상이 과거 김정일과 다르며 예측이 어렵다고 했어요. 이번 4차 북핵실험에 앞서 국제사회에 실험날짜를 돌연 바꾸는 등 예상밖의 행동을 보였어요. 38노스가 보기에 김정은은 어떤 인물로 보입니까. 예측이 쉬운 편입니까.

“CIA의 분석에 동의합니다. 과거 김정일은 지난 20년의 집권을 통해 그가 보여준 행동이 있어요. 또 다른 국가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자신의 통치스타일이 무엇인지 보여줬죠. 타국과의 교류 등을 통해 입수된 그의 성격과 특성은 다양한 분석과 추측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김정일은 도발에 앞서 예측가능한 범주의 행동을 보이곤 했습니다. 이를 어느 정도 파악했던 국제사회는 그의 취향과 그의 한계점을 잘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 김정은은 김정일과 다르지 않습니까.

“김정은은 분명 그의 아버지, 김정일과는 달라요. 그의 집권을 예상한 것은 고작 2010년이었고 그의 통치를 보게 된 것은 2011년입니다. 그가 집권하는 동안 그는 다른 나라의 정상을 만나지도 않았고, 국제사회와의 대화도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그에 대해 축적된 정보가 적어요. 따라서 그의 행동을 예상하려면 더 빨리 분석하고 더 많은 정보를 축적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 말씀대로 김정은의 스타일로 볼 때 북한이라는 집단을 대상으로 어떤 예상(prediction)을 내놓는다는 것은 어려워 보이네요. 항상 거기에는 그 예측이 틀릴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점을 극복합니까.

“항상 예측에는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어요. 특히나 시점(timeline)을 제시하는 예측은 틀릴 가능성이 더 농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예측이 왜 그러한지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것이고 그 내용을 일반에 설명하는 것입니다. 물론 틀릴 수는 있지만 (정보의) 최전선(最前線·front end)에서 예측을 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宿命)입니다. 우리는 틀릴 수 있음을 극복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정보를 모으고 있습니다.”

— 38노스의 업무가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38노스의 궁극적인 목적이나 목표가 있을 것 같은데요.

“제 생각에 38노스는 북한에 관한 정보의 허브(hub)가 되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goal)이라고 생각됩니다. 북한에 대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북한을 널리 알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정보의 보고(寶庫)로서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에서 38노스는 보람을 느낍니다.”

— 그런데 38노스가 공개한 자료들이 어찌 보면 적(敵)을 이롭게 할 수도 있을 텐데요.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정보를 공개하나요.

“북한도 우리가 공개한 내용을 보고 있습니다. 이미 북한도 인터넷을 접속해서 우리가 공개하는 정보를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공개하는 정보를 가리거나 선별하지는 않습니다.”

— 그럼 38노스가 공개한 자료를 북한이 보고 있다는 걸 직접적으로 감지한 사례가 있을까요. 일례로 어떤 정보를 공개한 뒤 북한의 태도가 갑자기 바뀌었다든지 말이죠.

“아무래도 인공위성 사진이 대표적인 것 같습니다. 38노스가 지속적으로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북한의 주요 시설을 감시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이런 인공위성의 움직임에 과거보다 북한은 상당히 민감해졌습니다. 북한도 이미 몇 개의 상업위성이 있는지, 또 어떤 궤도로 자신들의 상공 위로 비행하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점을 고려해서 움직이고, 위장막 등을 철저히 씌우고 있습니다.”

국무총리 직속 연구원이 38노스 운영비 지원해

— 북한이 인공위성이 지나가는 시점까지 정확히 안다는 말씀이군요.

“네, 그럼요. 북한은 다 알고 있어요. 이런 인공위성의 비행 시점을 고려해서 움직여요. 예전에는 대대적으로 이동을 한다거나 철로 위로 대형 장비를 실어 나르곤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적은 수의 소형 트럭을 활용해 단계적으로 조금씩 움직입니다. 이런 식으로 움직이면 우리(38노스) 입장에서는 분석이 어려워집니다. 이 움직임이 미사일 부속을 교체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 점검인지, 발사체를 조립하는 것인지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 이번에는 자금(budget) 운용이 좀 궁금한데요. 혹시 38노스 직원들의 급여 수준을 알 수 있을까요. 북한을 분석하겠다는 열정만으로는 이런 고난도의 작업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저희 38노스의 월급을 직접적으로 말씀드리기는 곤란합니다.”

— 그럼 업계에서 지불하는 임금과 비교한다면 어떤가요.

“일반 사기업과 비교한다면 아무래도 많은 임금은 아닙니다. 그러나 다른 학계의 연구자들 급여와 비교하자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이 월급은 누가 지불하나요. 존스홉킨스 대학이 주나요.

“고용주는 존스홉킨스 대학의 고등국제대학이지만 월급은 학교에서 주지 않아요. 모든 급여는 재단에서 줍니다.”

— 구체적으로 어떤 재단인가요.

“크게 네 개의 재단이 있습니다. 고등국제대학 예하 한미연구원은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카네기재단(Carnegie Corporation), 플라우셰어스기금(Ploughshares Fund), 맥아더재단(Mac Arthur Foundation)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우리 정부의 국무총리 직속 연구기관이다. 즉 우리 정부는 38노스의 대북연구 작업에 적극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기자는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연락해 38노스에 지원하는 예산 규모를 확인해 봤다. 임지운 예산 담당자에 따르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때부터 지원을 했다고 한다. 책정된 예산의 규모는 기재부 등과 논의하고 지원내역을 검토하기 때문에 매년 그 액수가 다르다고 했다. 정확한 지원액은 보안상 공개하지 않기로 한다.

— 처음에 북한이 활발한 활동을 할 경우 인공위성 사진을 여러 차례 구매한다고 하셨는데 이럴 경우 예산이 충분한가요.

“예전에는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재단의 지원으로 상황이 나아진 편입니다.”

— 이런 재단의 지원은 어떻게 받게 됐나요.

“제가 직접 각 재단에 연락해서 38노스를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38노스 직원들 대부분이 한국과 인연 있어

38노스 직원의 급여와 운영비는 재단에서 지불하지만, 직원들의 고용주는 존스홉킨스 대학이다. 복지나 보험 적용 내용 등은 존스홉킨스 소속 직원들과 같다.

— 직접 마케팅까지 하신 셈이네요.

“맞습니다. 그래서 힘이 많이 듭니다. 지금은 예산을 지원받고 있어서 나은 편이지만, 초창기에는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았어요. 각 재단에 저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하고 지원받아야 할 당위성 등을 전부 설명했습니다.”

— 다시 한번 짚어 보겠습니다. 직원 월급과 운영비는 재단이 지불한다. 그런데 소속은 존스홉킨스 대학이다. 그러면 직원들의 고용계약서는 어떻게 씁니까. 돈을 주는 주체와 고용을 한 주체가 서로 다른데 말이죠.

“고용주는 존스홉킨스 대학이 됩니다. 따라서 직원들의 복리후생은 존스홉킨스 대학의 것을 따릅니다. 다른 존스홉킨스 소속 직원들과 복지나 보험 적용 내용은 똑같습니다. 다만 월급만 재단에서 주는 것입니다.”

—그럼 직원고용에 학교가 개입하나요.

“학교는 개입하지 않습니다. 모든 고용은 38노스가 직접 추진합니다. 저희들이 필요 시 직원을 고용하고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선발합니다.”

— 처음에 말씀해 주셨지만 이야기를 할수록 38노스의 상주 직원이 정확히 몇 명인지 궁금한데요.

“정확히 상근직원처럼 일하는 직원의 수만 센다면 그 수가 매우 적습니다. 처음에 설명한 대로 3명만이 38노스만의 일을 합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조엘 위트는 항시 사무실에 있는 게 아니고 여타 업무도 맡아 봅니다. 이 때문에 사실상 저(제니 타운)와 미셸 계, 두 명이 상주하며 일하는 셈이죠.

그리고 한미연구원이 고용한 인턴의 수도 총 6명(학기중)에서 10명(방학중)이지만 이 모든 인턴이 전부 38노스 일을 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38노스 업무만을 위해 일하지 않기 때문이죠. 38노스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한미연구원의 하나의 프로젝트입니다. 인턴의 경우도 주로 대학교 재학생들을 뽑기 때문에 방학이 되면 인원수가 늘어나고 학기 중에는 그 수가 6명 정도로 줄어듭니다. 지금까지 최대 인턴 수는 15명이었습니다. 따라서 38노스의 실제 업무는 2명 플러스 알파라고 보면 됩니다.”

— 그럼 한미연구원의 정직원은 몇명인가요.

“38노스의 3명을 포함해 총 9명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인턴 6명 정도입니다.”

38노스는 기관이 아니고 한미연구원 산하의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타운 대표에게 38노스라는 범주로 구분지어 질문하면 정확한 인원수를 측정하는 데 어려워했다. 38노스가 포함된 한미연구원 전체 직원의 수는 인턴을 포함해 15명이다.

— 38노스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계이거나 한국과 관련된 사람들인가요. 가령 재미교포이거나, 한국인과 결혼을 했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죠.

“전체적으로 한국계(Korean-American)가 많은 편입니다. 저의 경우는 한국인 입양아로 출생은 부산입니다. 함께 일하는 미셸 계 씨는 재미교포 2세입니다. 그 외에 어떤 사람은 한국에서 영어강사로 일한 전력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턴들도 대체로 한국계이거나 한국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많은 편입니다. 물론 전부 한국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의 재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동양계가 아닌 미국인으로 한국과는 아무 연관이 없어요.”

그와의 인터뷰 말미에 국제정세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나눴다. 그는 한국의 4·13 총선 이후 한국의 정세, 차기 대권주자 등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선 결과가 미칠 한반도의 영향에 대해서도 대화를 했다.

—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유일한 공화당 주자로 남게 됐는데, 이대로라면 트럼프가 당선될 수도 있을까요.

“트럼프가 처음 대권후보로 출마한다고 할 때만 해도 여기(공화당 단일후보)까지 올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정말 믿기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를 지지하는 미국민들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트럼프와 야당 집권하면 한미(韓美)동맹 약화된다

— 만약 그가 당선된다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아마도 북한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입니다. 주한미군의 철수와 북한의 핵보유 방치 등 좋지 못한 국면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남한이 핵을 가지는 것도 내버려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중동문제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겁니다. 트럼프는 외교(foreign policy)를 모두 망칠 것이고, 미국의 국제적 지위를 무너뜨릴 것입니다.”

—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한국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는 지금 마땅한 대권후보가 없어 보입니다. 야당에는 많은 대권주자들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미 다양한 후보가 거론되고 있어요. 아마도 이 때문에 한국에서 반기문 대권론이 계속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진보세력인 야당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아마도 북한에는 이득이 될 것 같습니다. 국가 안보적인 측면으로 보았을 때, 과거 두 정부(노무현, 김대중)와 유사한 구조로 북한을 도와줄 것입니다. 여기에 미국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게 된다면 북한은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한국의 안보 기조가 미국과 달리 정권이 바뀌면 그 방향도 크게 바뀌는 구조를 띠기 때문입니다.”

— 그럼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까요. 전쟁이 날까요.

“공격이나 전쟁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분명한 것은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등의 무장량(arsenal)이 늘어나 지금보다 강해질 것입니다.”

— 목줄이 풀린 개가 ‘으르렁’거리는 것만으로 만족할까요. 집을 뛰쳐나와 사람을 물지 않겠습니까.

“트럼프가 된다고 해도 아직까지 전쟁으로 번질 만한 공격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현재로선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것이 트럼프가 당선 이후 꾸릴 외교팀에 누가 들어갈지를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확실한 것은 지금보다 한·미·일동맹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들과의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결국 트럼프의 외교팀이 중요하다는 말씀이군요. 그럼 트럼프가 지금 미국이 실천 중인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의 폐기) 대북정책 기조를 이어 나갈까요.

“지금으로선 예측이 어렵습니다(hard to say).”

이번에는 역으로 제니 타운 공동대표가 기자에게 미국의 대권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냐고 물었다.

“미국의 대권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시나요?”

— (기자)제 개인적인 이유를 떠나서 아무래도 한국의 입장에서는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하는 트럼프를 지지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남아 있는 후보인 힐러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샌더스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샌더스는 정치적 스탠스가 사회주의자(socialist)로 알려져, 미국 대기업들에 세금을 꽤 물릴 것 같더군요. 그리고 샌더스는 힐러리와 비교했을 때 그의 외교정책이 어떤지 별로 알려진 게 없는 것 같습니다. 힐러리는 최소한 과거 정부에서 일하면서 보여줬던 외교 스타일로 미루어 볼 때 지금과 비슷하거나 강한 대북제재를 지지할 가능성이 짙어 보입니다.

제니 타운 공동대표의 말대로 국내 여권에서는 경쟁력 있는 대권후보가 없다는 딜레마에 봉착해 있다. 새누리당에는 조속히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는 숙제가 던져진 셈이다. 그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선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인터뷰를 마치고 그에게 기사에 싣기 위한 사진을 찍자고 요청했다. 찍고 난 사진을 보여주자 “내가 이거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지요. 사진에 보이는 게 내 모습인 걸요”라며 농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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