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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입수] 美 FBI가 분석한 파리테러와 폭발물 문건 테러범 행태와 폭발물 종류 등 최초 공개

02 2016 MAGAZINE
⊙ 파리테러에 대한 모든 정황 담고 있어
⊙ 암호화한 휴대전화가 테러공격 개시에 결정적 단서
⊙ FBI 행동분석팀, “테러범들 사격자세와 사격위치는 고도로 훈련된 것 증명해”
⊙ 파리테러범들의 공통점, 대부분 시리아 방문해 군사교육 받아
⊙ FBI가 말하는 테러범 구분법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FBI 본부 건물. 사진=FBI
  기자는 해외 취재원 및 여러 채널을 통해 미(美) 연방수사국(이하 FBI)이 지난 2015년 말 즈음에 작성한 내부문건 2개를 입수했다. 이 문건들은 테러집단 IS가 저지른 테러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다. 이 둘은 최신 문건이기 때문에 FBI의 대국민 공개 여부가 아직 승인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월간조선》은 본 문건을 공개할 수 있다고 판단, 기사화한다. 기사화의 근거는 다음 세 가지다.

첫째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미국의 정보공개법(FOIA)이며, 둘째는 최근 국내에서 대두되고 있는 IS의 테러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국내 거주 외국인 포함)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이미 테러집단 IS가 공개한 동영상에서 IS는 대한민국을 공격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세 번째는 해당 문건의 비밀등급 및 해외 공개 가능성 여부 등을 검토했을 때, 공개해도 무방한 것으로 판단했다. 세부적인 문건의 제목과 비밀등급 등은 본 기사에서 보안상 공개하지 않기로 한다.

기자는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FBI 본부에 이 두 내부문건의 언론공개에 대한 사전 협조를 구했다. 이에 FBI 본부 언론 담당관 C 요원은 “해당 문건의 대중배포는 불가하며, FBI의 기준에 따라 해당 문건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 답변에 따라 해당 문건의 직·간접적인 인용 없이 문건 내용을 기자가 분석한 뒤 고쳐 쓰기로 한다. 《월간조선》은 본 기사에서 공개하는 내용 중 IS를 비롯한 테러집단과 북한을 이롭게 하는 정보는 모두 삭제했으며, 순수하게 국민의 안전과 사법기관의 안보적인 측면만을 선별해 재구성한다.

앞서 답변한 FBI의 C 요원은 인터뷰 말미에 “미국 수사 당국과 공조를 취하고 있는 한국의 모든 사법기관과 국민들은 테러 방지를 위해 수상한 모든 행동을 의심하고 투철한 신고정신을 발휘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답변해 왔다.

FBI의 첫 번째 내부문건

파리테러 분석

첫 번째 문건은 FBI가 지난 2015년 11월 13일 발생한 프랑스 파리테러에 대한 내부 분석자료이다. 당시 테러는 사람이 몰린 바타클랑 극장을 비롯한 축구경기장 등에서 발생했으며, 테러집단 IS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 발생 직후, FBI는 유럽의 사법기관 등과 해당 테러에 대해 분석하였으며, 그 내용을 내부문건에 담아 미국 및 서방국의 사법기관에 배포했다. 배포 목적은 파리테러와 같은 불상사의 재발을 막기 위함이다.

파리테러 발생 경위

테러 발생 하루 뒤 테러가 발생했던 바타클랑 극장 앞의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외신에 따르면 파리테러는 일곱 군데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당시 외신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테러가 발생했는지 또 몇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지 등에 대해 보도했지만, 보도하는 외신에 따라 세부 내용에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입수한 FBI의 내부 보고서는 테러 발생일로부터 약 2주 이내에 작성된 것으로 당시 테러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담고 있다. 다음은 테러가 발생한 경위와 방식을 문건에서 묘사한 부분이다.

1. 자폭

독일과 프랑스의 축구가 한창이던 경기장 주변에는 한 팀으로 구성된 3명의 테러범이 있었다. 이들은 모두 자살용 폭발물을 착용하고 있었다. 3명 중 1명은 경기장 내부로 진입하려 했으나, 검색대에서 저지되자 곧장 자폭했다. 두 번째 테러범은 경기장 밖 주변에서, 마지막 한 명은 경기장 근처 패스트푸드 식당 옆에서 자폭했다. 이들 모두 자폭용 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 폭발로 근처를 지나던 행인 1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경기장에서 발생한 자폭테러는 테러범들이 다행히도 경기장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면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폭발력 대비 피해자의 수는 다른 곳에서 발생한 파리테러에 비해 미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기장 테러 공격사례를 분석해 보면, 다중시설에 대한 보안검색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시설 출입구가 뚫린 적이 있다. 지난 2012년 10월, 60대 남성이 가짜 공무원 출입증을 가지고 정부서울청사에 진입해 방화 후 투신했다. 국가 중요시설 및 다중이용시설의 보안과 검색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이 요구된다.

2. 총격과 自爆

대부분의 외신과 국내 보도에서는 바타클랑 콘서트장에 난입한 3명의 테러범이 총기만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FBI 보고서에 따르면 중화기로 무장한 3명의 테러범은 모두 자폭 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다. 록 콘서트가 한창이던 공연장에서 테러범들은 관객들을 향해 중화기를 발사했다. 총기를 들고 난입했던 3명의 테러범 중 1명은 자폭했으며, 나머지 2명은 경찰과 총격전 끝에 사망했다. 콘서트장에서 파악된 사망자만 80여 명이다.

콘서트장에서 사상자의 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테러범들은 총기와 자폭을 복합적으로 사용해 공격력을 배가시켰다.

3. 이동 공격

국내 보도에서는 테러범들이 공격한 식당의 이름에 대한 정확한 내용이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본 내부문건에는 공격받은 식당의 이름이 정확히 기재되어 있었다. 본 기사에서는 테러에 대한 2차 피해를 방지하고자 피해를 입은 식당명들을 익명으로 처리한다. 기자가 종합해 보니 테러범들이 공격한 식당은 총 다섯 곳이다. 테러범들은 A 술집과 B 식당을 먼저 공격했다. 두 식당 모두 10번구(區)에 위치해 있다. 테러범들의 총격을 받아 모두 15명이 사망했고, 20여 명이 부상했다.

총을 든 테러범은 차를 타고 다른 식당으로 이동, C라는 식당에 총격을 가해 5명을 사살했다. 다시 D 식당으로 이동, 19명을 죽였다. 이 공격에 가담했던 한 테러범은 E 식당 앞 노천테이블에서 자폭해 식당에 있던 1명의 손님에게 큰 부상을 입혔다.

FBI 내부문건에 나타난 사상자 수를 종합해 보니 테러범들의 식당 공격으로 사망자는 총39명, 부상자는 총 21명이다. 테러범들이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 공격하는 전술도 피해를 배가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테러는 1차적으로 약속된 장소만을 공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다른 타깃을 찾아 차량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한 분석은 뒤에 더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 FBI 내부 보고서에서 집계된 모든 피해내용은 사건발생 직후의 분석이라 현재까지 외신 등에 보도된 사상자의 수와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이번 테러는 1시간 이내에 여러 곳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했으며, 약 130명이 사망하고, 35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파리테러에 가담한 범인들 중 6명은 자폭이나 경찰과의 총격전에서 사망했다. 도주한 1명은 현재 유럽 수사기관에서 추적 중이다. 그 1명은 다른 잠재 테러 세력과 연계되어 있을 것으로 FBI는 보고 있다.

파리테러 이전의 테러들

2015년 말 박근혜 대통령이 파리테러 참사 현장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FBI는 이번 파리테러를 분석한 결과 테러 전후에 발생한 다른 테러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언론에 공개된 대표적인 사례로는 암스테르담에서 파리로 향하던 기차에서 총을 쏜 테러범을 미국인 3명이 제압한 사건이다. 이 사건의 용의자는 모로코 국적으로 시리아를 방문한 적이 있다.

FBI는 대부분의 테러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사실 중 하나로 테러범 대부분이 시리아나 이라크를 사전에 방문한 적이 있다는 데 주목했다. 이들이 시리아를 방문해 군사교육과 폭약제조법 등을 배워 온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테러범이 시리아와 연관되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시리아를 방문한 기록이 있거나 시리아로 가려고 준비하는 사람은 테러와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 크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파리테러에 앞서 발생한 여러 테러에 가담한 테러범들은 모두 파리테러의 주동자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와 관계 있는 인물들이었다.

FBI는 이번 테러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분석했다. 적개심 때문에 우발적으로 발생한 테러가 아니라 체계적인 훈련과 준비를 한 정황들을 포착했다. 테러범들은 공격목표가 프랑스 파리라는 점을 숨기기 위해 대부분의 사전준비를 벨기에에서 추진했다. 테러에 사용한 자동차도 모두 벨기에에서 구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 사법기관과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고 최종 공격목표를 헷갈리게 했다는 것이다. 총기와 폭탄도 모두 프랑스가 아닌 다른 곳에서 입수했다. 파리테러를 감행하기 전까지 벨기에의 집에 주로 머물면서 관계기관의 추적을 피했다.

FBI는 바타클랑 극장에서 발견된 테러범의 휴대전화 1대를 입수해 분석했다. 휴대전화 내용을 통해 테러범들은 오래전부터 테러를 모의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휴대전화 내부에는 바타클랑 극장 내부구조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테러범들은 문자 등을 암호화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문자를 주고받았다. 이런 암호화 문자 역시 수사당국의 추적을 어렵게 했다. 테러가 있은 당일 테러범들 모두에게 발송된 암호문자에는 ‘이제부터 시작이다!(Let’s go, Let’s Start!)’라는 내용이 있었다. FBI에 따르면 테러범들은 휴대전화를 사용해 중요한 내용을 전파했다고 한다. 특히 작전개시와 같은 주요내용을 휴대전화로 전달하고 테러범들끼리 긴밀한 연락을 주고받을 때에도 휴대전화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는 도·감청 등이 포함된 테러방지법이 야당의 반대로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입수한 FBI의 내부문건에서도 휴대전화는 분명 테러범 검거와 사전식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테러범들의 행동분석

FBI 행동분석팀은 테러 현장에서 촬영한 폐쇄회로 카메라 영상과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 테러범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했다. 이 팀에 따르면, 테러범들은 고도의 군사훈련을 받았다. 바타클랑 콘서트홀에서 발견된 3명의 테러범들 중 한 명은 당시 2층에서 조준 사격했다. 고층에서 사격을 하는 경우 시야 범위가 넓어지고 사격대상을 조준하기에 유리하다. 공격자가 고층에 자리를 잡아 대응사격을 하는 이런 위치선정은 일반적으로 잘 하지 않는 행동패턴이라는 것이다.

건물 외부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테러범 두 명의 사격자세와 사격패턴은 분명 군사훈련을 받았음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당시 1명의 테러범이 탄창을 교체하는 동안 다른 1명은 그를 엄호하면서 경찰을 향해 사격을 멈추지 않았다. 즉 3명의 테러범은 정확한 역할분담을 통해 경찰에 대응사격을 한 것이다.

건물 외부에서 경찰과 총격전 중 자살용 폭탄을 터트린 1명의 테러범의 행동도 분명 계획된 전술이라고 했다. 보통 최초 총격전에서 고립된 1명은 경찰에 생포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럴 경우 아직 체포되지 않은 테러범들의 작전에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 또 먼저 체포한 테러범을 조사해 남은 테러범들의 계획을 경찰이 파악할 수도 있다.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던 테러범은 경찰에 체포될 위기에 처하자 곧장 자폭, 체포를 피하고 나머지 2명의 테러범에게 도주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테러범을 구분하는 방법

FBI의 대테러 요원. 사진=FBI

FBI의 내부문건에서 핵심적인 부분 중 하나는 테러범을 사전에 구분하는 내용이다. FBI는 특정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주의 깊게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행동과 태도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모두 허용된 사안들로 법적으로는 사전에 통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했다. 다만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을 자주 한다면, 의심해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FBI가 문건에서 언급한 이런 특이 행동들은 실제로 지금까지 발생한 테러와 테러범들의 행동패턴 데이터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라 신뢰도가 높다. 즉 축적된 자료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행동패턴들만을 분석한 것이다. FBI의 테러범 구분법은 그 내용이 테러집단을 이롭게 할 수 있어, 일부만 공개한다.

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을 주의하라.

특정 분야 혹은 주제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행동을 뜻한다. 이전에 관심이 없던 주제 등에 대한 정보를 집중적으로 구하려고 애를 쓰거나 인터넷 등에서 검색을 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실제로 국내에서 테러집단 IS에 가담하려고 했던 김군은 자신의 컴퓨터로 IS와 관련된 단어들을 집중 검색한 것으로 수사당국에 의해 밝혀진 바 있다. 이처럼 평상시 관심이 없던 것에 관심을 보이는 비정상적인 행동은 분명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FBI는 설명했다.

나. 특정 장소에 자주 모습을 보이는 사람을 주의하라.

한 장소 혹은 건물 등에 집중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은 해당 장소나 건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행동은 해당 지역의 유동인구, 시간별 사람의 수, 보안인력의 움직임 등을 파악하기 위한 사전답사에 포함될 수 있다고 FBI는 분석했다. 이 과정에 이런 사람들은 인적이 드문 길로 이동한다. 또 보안인력이 적은 루트를 통해 드나들거나, 감시카메라를 등지고 움직이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 많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을 주의하라.

특정 장소 등을 방문해 어떤 사안에 대해 여러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테러에 대한 사전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가령 특정 건물의 보안인력에게 해당 건물의 운영시간, 출입구의 개수 등을 문의하는 사람 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FBI가 입수한 파리테러범들의 휴대전화 등에서도 테러범들은 바타클랑 콘서트홀을 사전에 여러 차례 방문했다. 이들은 파리테러 이전에 파리 시내에서 어디에 또 어떤 시간대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FBI는 테러범들이 이동하면서 식당을 공격한 행동 역시 랜덤으로 선택한 것이라기보다는 사람이 많은 식당을 사전에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했다.

FBI는 대부분의 파리테러범들이 과거 파리에 거주한 적이 있다고 했다. 따라서 파리에 대한 사전지식과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파리테러가 발생한 날, 축구경기장에서는 프랑스와 독일의 축구경기가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축구경기에서 프랑스가 자국에서 축구경기를 했다는 사실이다. 프랑스의 국가대표 경기는 다른 두 나라가 겨루는 축구경기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린다는 사실을 테러범들은 알고 있었다고 FBI는 분석했다. 이 때문에 프랑스와 독일이 축구를 하는 날을 테러일로 정했다는 것이다.

이 내부문건에서는 테러를 예방하기 위한 사법기관과 시민들의 행동요령도 담고 있었다. 본 내용을 잘 숙지한다면, 국내에서 테러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FBI의 두 번째 내부문건

자살폭탄테러에 사용하는 폭발물 분석

1. 고체 폭약을 넣은 자폭용 벨트.
2. 비교적 간단한 형태로 제작된 자폭용 조끼.
3. 자폭용 폭발물에 자주 첨부되는 금속베어링.
사진=위키미디어 이미지

두 번째 문건에는 지금까지 여러 테러에 사용된 급조 폭발물과 자살용 폭탄조끼 및 벨트 등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 내용은 폭발물을 전문으로 분석하는 FBI의 테러폭발물분석센터(TEDAC)가 제작한 내부 자료이다.

급조 폭발물(IED·Improvised Explosive Device)은 아직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생소한 용어이다. 중동은 물론이고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 미군의 유럽사령부(EUCOM)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군부대와 대(對)급조 폭발물(Counter-IED)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급조 폭발물에 대한 예방조치는 군뿐만 아니라 민간을 대상으로도 활발히 시행한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국민을 대상으로 교육하기도 한다. 급조 폭발물과 연관된 교육프로그램의 수만 10여 개이다. 교육시간도 짧게는 4시간에서 길게는 3일까지. 교육과정의 제목은 ‘폭탄제조물질에 대한 인지력 향상 트레이닝(Bomb-Making Materials Awareness Program Training)’ 등으로 불린다. 모든 교육은 무료다.

지난 2013년 4월 15일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는 ‘꽝’ 하는 굉음과 함께 수많은 마라톤 참가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당시 이 폭탄테러에 사용한 폭발물이 대표적인 급조 폭발물로 볼 수 있다. 테러범들은 압력밥솥을 급조 폭발물로 개조해 사용했다. 급조 폭발물은 일반적인 폭탄과 다르다. 이는 폭약이 외부로 직접 노출되지 않고, 우리 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체로 위장하고 있다. 가령 인형, 쓰레기봉투, 필통, 노트북, 책가방 등 다양한 형태의 포장으로 제작이 가능하다. 우리 주변에서 보기 쉬운 물건들을 폭발물로 위장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따라서 FBI는 특정 장소에 예상 밖의 물체가 남겨져 있다면 즉각 관계기관에 신고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가령 공원 벤치나 지하철 입구에 놓인 책가방 등이다. 미국 국토안보부의 자료에서도 급조 폭발물은 우편물, 쓰레기통, 자동차 등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고 했다.

자폭용 폭탄의 공통점

FBI의 전략정보작전센터(SIOC). 사진=FBI

두 번째 문건은 급조 폭발물은 물론 그러한 형태의 하나로 볼 수 있는 자살용 폭탄도 심도 있게 분석했다. 보통 자폭용 조끼 등은 사실 그 생김새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FBI의 내부문건에 첨부된 사진을 보면 그 형태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부는 군용 수류탄 옆에 쇠구슬(금속 베어링)을 붙여둔 간단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문건에 첨부된 모든 자폭용 조끼와 벨트를 기자가 면밀히 분석한 결과,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바로 쇠구슬이다. FBI는 이것을 금속베어링(bearing)이라고 칭하는데 보통 기계장비 내부에 들어가는 베어링 부속과 닮아 있는 탓이다. 실제 기계설비용 베어링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베어링을 폭발물과 함께 엮어 테러 시에 자폭하는 것이다. 이런 쇠구슬을 다량 탑재하는 이유는 살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육군 보병이 주로 사용하는 ‘클레이모어(Claymore) 지뢰’라는 무기와 그 원리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이 클레이모어 내부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금속파편이 탑재되어 있다. 따라서 폭발 시 일시에 금속파편이 날아가 다수의 적을 일거에 제거할 수 있다. 일반 수류탄에 비해 살상력이 높다. 이와 같은 이유로 대부분의 자폭용 조끼 등에는 다량의 쇠구슬이 달려 있다. 보통 쇠구슬들은 투명한 비닐봉투 등에 담겨서 폭약과 함께 테이프로 붙여져 있다.

테러리스트들이 폭발에 사용하는 재료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다행히도 그 종류가 한정되어 있다. 이는 군사용 폭약을 민간인이 구하기 어려운 탓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급조 폭발물은 시중에서 구매가 가능한 물질 등을 주로 사용한다. FBI가 공개한 재료를 보면, IS를 포함한 중동의 수니파 무장단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폭약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 TATP (triacetone triperoxide)
• TNT(다이너마이트·trinitroto luene)
• PETN(pentaerythritol tetranitrate)
• C4(제4형 복합 폭발물질·Compo sition-4 Explosives)

이번 파리테러에서 사용한 폭약도 TATP였다. 이 TATP는 고체폭탄에 주로 사용하며 그 냄새가 표백제와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육안으로 보기에는 백색의 가루처럼 보이며 외부충격에 민감하다. 물과 잘 섞이지 않는 성질이 있다. 이 때문에 항공기를 폭파하려던 테러에서는 범인이 비행기 탑승 전 TATP를 액체에 섞어 검색대를 통과했다. 항공기 탑승 후 TATP를 액체에서 분리해 폭발시키려 했던 것이다.

러시아와 유럽의 테러에서는 TNT 다이너마이트와 C4와 같은 고체폭약을 주로 사용한다고 FBI는 분석했다. 그리고 모든 테러에 사용한 폭약들은 일정한 패턴을 보이기보다는 폭탄을 제작한 국가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는 각 국가에서 구할 수 있는 폭발물의 재료 등이 다른 탓이다.

이 때문에 제작된 폭발물들 간의 공통점을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여기서 FBI가 말하는 공통점이라는 것은 제작에 사용된 재료의 동일성을 뜻한다. 가령 기폭장치에 사용한 전선이나 스위치, 제작방식, 폭약의 종류 등을 말한다. 이런 공통점이 없다는 것이 FBI가 내린 결론이다.

다만, FBI는 폭발물 제조의 경우, 경험자를 통해 다른 테러범들에게 전수된다고 분석했다. 성공사례를 가진 한 명의 테러범이 여러 테러범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다른 유사 테러를 기획하는 테러범들이 앞서 테러에 사용한 폭탄제조 방식을 참고한다는 것이다. 즉 폭발물을 사용한 테러에서는 반드시 그 제조에 참여한 용의자를 찾아 다른 테러와의 연관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FBI는 폭약제조에 필요한 화학약품(TATP 등)과 비료 등을 다량 구매하는 사람은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다수의 보고서에서 강조하고 있다. FBI는 지역사회의 농부가 아닌 외부인이 다량의 비료 등을 구매할 경우 즉각 사법당국에 신고하라는 내용을 다른 보고서에서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폭약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화학약품과 비료 등은 관계기관에서 철저히 단속하고 판매처에서도 기록으로 남기는 등의 절차를 확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FBI가 권장하는 테러예방 요령

1. 비상연락망의 불시 점검
모든 민·관·군 기관들은 평상시 연락을 자주 하고, 비상용 연락망을 불시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

2. 통신망의 사전 보수와 교체
비상용 연락망을 지원하는 통신수단은 사전에 노후 장비를 교체하고 보수를 할 필요가 있다.
지난 1월 7일 지하철 4호선이 멈춰 서는 사고로 승객들이 선로로 뛰어내려 탈출했다. 원인을 조사해 보니 19년 동안 한 번도 교체하지 않은 노후 부품 때문에 발생한 사고였다. 당시 이 부품이 문제를 일으켜 전력(電力)이 지하철 내부로 공급되지 못했다. 전력이 없었던 탓에 지하철 내부에 있는 승객들에게 기관사는 안내방송도 하지 못했다. 이처럼 노후 부품의 교체는 반드시 사전에 이루어져야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테러를 대비한 통신수단의 유지 보수도 분명 중요한 것이다.

3. 통행로와 회피로 확보
사법기관 및 사설 보안인력 등은 근무하는 지역의 통행로와 회피로 등을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유사시 한 번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 탈출에 시간을 지체하게 된다. 따라서 신속한 탈출을 위해서 통행로 및 회피로 확보는 중요한 사안이다. 국내에서는 소매상 등이 몰려 있는 시장 등에서는 비상용 출입구 주변에 물건을 적재해 두는 경우가 많다. 이는 테러뿐 아니라 화재 시 탈출을 방해하는 요인들이기에 사전에 통행로를 확보해야 한다.

4. 유사시 탈출절차 점검 및 절차 갱신
FBI는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장애인, 임산부, 언어사용 불가자 등이 거주하는 건물 등에서는 유사시 신속한 대피와 탈출을 위한 매뉴얼을 반드시 마련해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건물은 일반적인 대응절차를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탈출계획 등을 심사숙고해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5. 보안인력에 대한 사전교육
FBI는 보안인력들에게 총기 및 급조폭발물(IED)에 대한 사전교육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무기류에 대한 정보가 없을 경우 유사시 대응과 신고가 적기에 이루어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자가 《월간조선》 1월호에 인터뷰했던 전직 경찰특공대 폭발물처리반 출신 관계자 A 씨에 따르면, “정부는 대국민 급조 폭발물 교육을 필히 시행해야 한다. 아직까지 이와 관련된 교육이 전무해 유사시 국민의 안전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6. 항상 차선책을 강구할 것
탈출구와 이동경로는 물론이고 대피장소 등에 대한 차선책을 사전에 확립하고 관계자들이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준비된 하나의 계획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실제 상황에서는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대비해 차선책을 반드시 확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령 탈출에 실패한 사람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는 것.

7. 출입구와 체크포인트의 보안인력은 주변 경계를 강화할 것
FBI에 따르면 테러범들은 주로 출입구나 체크포인트(Check point, 검문지점)를 지나 목표장소로 이동한다. 이 때문에 출입구 등을 서성이거나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 폭발물이나 무기류를 소지한 테러범들은 이런 무기를 숨기기 위해 계절과는 맞지 않는 옷차림새를 하는 경우가 많다.
파리테러에서도 축구경기장 내부로 진입하려던 테러범이 출입구에서 저지되자 주변에서 자폭한 바 있다. 유사한 사례는 많다. 지난 2013년 러시아 올림픽을 몇 달 앞두고 한 테러범이 볼고그라드 기차역에서 자폭했다. 당시 테러범도 체크포인트를 통과하려다 저지되자 자폭한 것이다. 이처럼 출입구나 체크포인트는 테러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8. 순찰경로 변경과 불시검색 강화
FBI는 효과적인 테러범 색출방법으로 불시검문과 순찰패턴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테러범들이 예상할 수 없는 순찰경로와 순찰시간대를 선정하라는 것이다. 특정 순찰패턴을 보이면, 테러범들은 이 패턴을 간파하고 테러를 모의한다. 이 때문에 불시순찰과 검문을 적극 권장했다.

9. 분실물의 즉각 보고
사법기관 및 사설경비업체 등은 총기나 통신장비 등을 분실했을 경우, 곧바로 보고하라고 FBI는 권고했다. 이러한 장비가 테러범들의 손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실되거나 갑자기 사라진 장비가 있다면 반드시 그 사실을 알리고 분실물의 종류, 수량, 분실시간 등을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실물이 단순분실이 아니라 비밀리에 이루어진 테러범들의 탈취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

10. 의심스러운 행동을 신고하고 경계하라
FBI는 마지막으로 사법기관은 물론이고 시민들이 무엇이든지 의심스러운 물체, 사람, 행동 등을 보면 관계기관에 신고하고 경계할 것을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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