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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IS가 장악한 이라크 샨갈에서 보내온 편지 IS와 맞서 싸우는 쿠르드족 연합세력의 사진들과 현지 이야기

이라크와 시리아 등 중동지역에서 취재 활동 중인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 잔야르 옴라니 씨가 테러집단 IS(이슬람국가)와 관련된 현지 소식을 <조선Pub>에 보내왔다. 이에 <조선Pub>은 옴라니씨가 현지에서 겪은 상황을 단독으로 공개한다.

옴라니 씨는 최근 IS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를 따라 이라크와 시리아를 넘나들고 있다. 지난달 말 그는 이라크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돼 약 15일간 구금되기도 했다. 현재 다시 풀려났으며,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본 내용을 한국에 알리고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잔야르 옴라니 약력

국적: 이란 (쿠르드족)
나이: 26세
직업: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
학력: 이란 야즈드 대학(Yazd Univ.) 사회학 학사
언어: 쿠르드어, 페르시아어, 영어 구사
특이사항:
BBC를 비롯한 외신에 시리아 내전상황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 그의 영상을 통해 시리아 내전 상황이 전세계로 전파됐다.
<조선Pub>의 유튜브 채널에 접속하면 옴라니 씨가 보내온 두 편의 영상도 확인할 수 있다.

– 이라크의 산악지대 샨갈(Shangal)의 약 80%는 IS의 손에 들어가
– 샨갈의 식용작물 코미에 얽힌 이야기와 전설
– 이라크 샨갈을 덮친 학살의 그림자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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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샨갈 산에서 내려다 본 전경, <사진= 옴라니>
IS가 80%가량 장악한 이라크의 산악지대 샨갈(Shangal)
디릭(Dirik, 시리아의 도시명)에 있는 바자회에서 한 야생 식용작물을 보게 됐다. 이것이 나의 지난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이 야생 식용작물은 샨갈(Shangal, 이라크의 산악도시)의 대부분 지역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샨갈의 현지인들이 신성시여기는 코미(Komi)라는 작물이다.
이 샨갈은 메소포타미아(Mesopotamia)와 멀지 않은 곳에 있다전설이 시작되는 땅메소포타미아샨갈도 메소포타미아 못지않은 전설을 안고 있다. 샨갈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그동안 IS로부터 수많은 공격을 받았지만 샨갈의 전설은 이어지고 있다.
이 땅의 전설은 예지디(Yezidi : 이슬람교에서 파생된 쿠르드족의 전통종교로 샨갈지역 거주민 대다수가 믿고 있다난민들의 삶과 함께 숨 쉬고 있다IS에 대항해 싸우는 전장(戰場) 최전선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그 전설의 발자취를 나는 예지디인들이 신성함으로 여기는 작물 코미(Komi)에서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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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를 마친 코미의 모습/사진=옴라니
샨갈의 산()에서 보낸 나의 첫날은 폭우가 쏟아져 순탄치 않았다함께 간 일행 구에바라(Guevara), 베르소단(Berxodan)은 흰색의 작은 3인용 텐트 안에 몸을 집어넣었다구에바라가 베르소단에게 오, 신이시여. 더 이상 이 샨갈에 재해가 오지 않게 해주소서라며 농담을 던졌다베르소단은 폭우가 대수롭지 않은 듯 나는 이 비가 계속 왔으면 좋겠어그래야 내일 아침에 코미를 먹을 테니까” 라고 말했다.
비가 오면 코미는 잘 자라게 된다코미는 샨갈의 산악지대뿐 아니라 일부 이라크 일대에 퍼져있는 쿠르드족 민병대의 주둔지에서도 볼 수 있다다른 지역에서는 이 작물을 코미가 아닌 딤블란(dimblan)” 이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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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말 준디씨가 코미를 채취하는 모습 /사진 옴라니
이라크의 신성한 식용작물이자, 귀중한 수입원 코미(Komi)
맛있는 식용작물이자 신성한 작물인 코미가 나는 철이 저물어가고 있었다내가 샨갈에서 보낸 시기는 공교롭게도 코미의 철이 끝나기 직전이었다이 작물은 감자와 유사하게 생겼으나 열을 가해 조리하면 마치 버섯처럼 부드러워진다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샨갈 산악지역에서는 보통 2월말이면 싹을 틔우고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그리고 보통은 한 달 동안 수확이 가능하다.
조리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데 대개는 삶거나 구워서 먹는다구울 때는 동물성 기름을 팬에 두르고 구워내며구운 토마토와 함께 먹는다현지인이자 예지디인인 티리지(Tirizh)라는 아이는 코미를 치유의 음식(healing food)이자 눈()에 좋은 음식이라고 말해줬다코미는 현지인들에게 자연이 주는 식량이자 중요한 생계수단이며 수입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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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안에서 함께한 동료들, 그리고 가운데 갓 채취한 코미의 모습 /사진 = 옴라니
비가 오던 날 아침 나와 카말준디(Kamal Jundi)씨는 샨갈 산에 올라 코미를 채취하러 갔다평상시 같았으면 25명의 친구들과 함께 이동했을 테지만 오늘 그의 곁에는 AK-47 소총 한 자루가 25명의 친구들을 대신했다산에서 코미를 발견하자 카말은 날카로운 칼로 조심스럽게 코미를 베어냈다.
카말에 따르면 코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의 섭리(攝理)’ 덕분이라고 했다이 신의 섭리를 이라크 현지에서는 리스크(Risq)’라고 부른다한마디로 코미를 찾는 것은 인간의 기술이나 뛰어난 시력이라기 보다는 신의 섭리라는 것이다.
그를 따라 코미를 채취하다보니 금새 2kg쯤 되는 코미를 얻을 수 있었다아마도 카말의 리스크가 좋은 모양이다크기가 큰 코미 1kg은 이라크 현지에서 약 12000 디나르(dinar)에 거래된다미화로 약 10달러 정도이다작은 크기의 코미는 1kg에 6000~8000 디나르(미화 5달러 내외)에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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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와 싸우는 최전선에서 순찰 중인 샨갈 산악지역 경비대원들(YBŞ, Shangal Protection Unit)/사진=옴라니
코미와 얽힌 구전동화
이라크의 샨갈 현지인들은 코미를 사랑한다 지난해부터 이 샨갈 산악지역에서 위험한 전투가 지속됐지만, 현지인들의 코미 채취를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이라크 현지에서 생활중인 쿠르드족 민병대원 덜심 로헬랏(Dersim Rojhelat)은 이곳 현지인들은 비가 오는날에도 코미를 채취하기 위해 산 속으로 들어간다며 혀를 내둘렀다이중 일부는 IS가 샨갈 산악지역에 심어놓은 지뢰를 밟아 죽거나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코미가 왜 코미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다만 현지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구전동화(口傳童話)가 있을 뿐이다이라크의 예지디교 교도인 파키르(Faqir)씨가 들려준 구전동화 내용은 대략 이렇다.
미르 이브라힘(Mir Ibrahim)이라는 예지디교의 성직자가 매일 아침 신에게 기도를 올리고 기도문(Qawls)을 읆조렸다그러던 중 여느 때처럼 아침에 기도를 올리던 이브라힘은 갑자기 나타난 가젤(gazelle, 영양 羚羊한 마리를 보았다.
이브라힘은 곧장 그 가젤을 사냥하려고 했다그런데 이 가젤이 이브라힘에게 눈물로 호소하며 자신을 3시간 뒤에 죽여달라고 간청했다자신을 기다리는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고 와야 한다는 것이다. 3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1시간은 새끼들에게 가야하는 시간, 1시간은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시간마지막 1시간은 다시 이브라힘 앞으로 돌아오는 시간이라고 했다이브라힘은 이를 허락하고 가젤을 놓아주었다.
젖을 먹이러 새끼들 곁으로 달려간 가젤은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려고 했으나새끼들이 먹지 않으려 했다젖을 먹이려고 실랑이를 하는 사이 많은 시간이 지체되자 가젤은 하는 수없이 이브라힘에게 다시 돌아왔다이 와중에 젖을 먹이지 못한 가젤은 오는길에 젖을 땅에 흘리며 돌아왔다.
이브라힘은 가젤을 다시 만났지만, 놓아주기로 마음을 바꿨다이브라힘이 가젤을 놓아주자 이에 탄복한 하늘이 그 가젤이 땅에 흘린 젖줄기에서 이 코미라는 신성한 식용작물이 자라도록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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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족 노동당(PKK)의 게릴라 군인들이 치커스(chikers)라는 게임을 하고 있다./사진= 옴라니
학살의 전과 후
이곳 현지인들 사이에서 모든 질문의 답은 페르만(Ferman)의 전과 후로 나뉜다페르만은 현지 예지디인들이 부르는 집단학살을 말한다이 학살은 역사적으로 약 70회나 이 이라크의 샨갈지역을 휩쓸어왔다현재 이라크의 샨갈과 주마르(Zumar)에는 쿠르드족 민병대가 주둔하고 있다하지만 동일한 지역에 IS도 머무르고 있다. IS는 최근 이라크의 곳곳을 빠른 속도로 쳐내려오고 있다샨갈지역도 예외가 아니어서큰 피해를 입었다가장 최근 샨갈지역에서 벌어진 학살(페르만)은 테러집단 IS의 공격 때문에 빚어진 것이었다.
예지디인중 일부는 IS의 공격을 피해 샨갈 산의 깊은 곳으로 도망쳐들어가기도 했다하지만 대부분은 배고픔과 목마름, 그리고 비위생적인 생활을 견디다못해 사망했다. IS의 공격으로 약 6000명의 예지디인들이 죽었고, 12000여 명은 실종됐다.
예지디인들중 일부는 샨갈을 벗어나 좀 더 안전한 도시로 도망쳤다다행히 쿠르드족 민병대(YPG, YPJ)에 의해 수천명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쿠르드족 민병대와 더불어 쿠르드족 노동당(PKK)의 게릴라군 그리고 페시메르가(Peshmerga, 쿠르드족 군사조직)까지 합류하여 IS의 전진을 저지해준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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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족 노동당(PKK)이 맞고 있는 최전방에서 한 대원이 총기를 조준하고 있다. /사진 옴라니
샨갈에 오랫동안 살아온 현지인 코디다(khodida)씨에 따르면 대부분의 아랍국가에선 예지디인들을 일컬어 나지스(Najis)라고 부른다. 나지스는 더러운 민족을 뜻한다그렇게 나지스를 싫어했던 주변 중동국가의 사람들이 그들을 죽이고자 IS에 합류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는 샨갈에 살면서 IS의 공격 양상을 줄곧 보아왔다. IS는 주요 업무를 담당하는 중요 건물부터 공격을 하고중심도로가 되는 도로와 교각 곳곳에 지뢰를 설치한다고 전했다.
샨갈에 거주하는 동안 이곳의 종교인 예지디교를 믿는 많은 현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그들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예지디교를 믿는 샨갈지역은 주변 중동국가들로부터 많은 침략과 압박을 받아왔다지금 겪고 있는 IS의 공격도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외부의 침략이라고 현지인 바라캇(Barakat)씨는 귀띔해 주었다예지디인들의 전설 속 길가메시(Gilgamesh, 메소포타미아에서 발현한 고대왕조)와 사산 왕조(Sassanid)도 억압을 받아왔다고 바라캇 씨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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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족 노동당(PKK)의 게릴라군의 여성대원들 /사진 옴라니
샨갈은 한때 인구가 8400만명에 육박하기도 했으나 74차례의 학살을 거치면서 그 수가 현저히 줄었다쿠르드족 민병대원들과 함께 샨갈의 산에서 싸우고 있는 현지인 라쇼(Rasho)도 여느 샨갈의 예지디인들처럼 샨갈의 전설을 믿는 사람중 한 명이다그의 곁에는 항상 예지디교의 성경이라고 할 수 있는 무샤프 라시(Mushaf Rash, the Black Book)가 있다.
라쇼는 그 무샤프 라시 속 구절을 인용하면서 “이 성서 안에 지금과 같은 전례가 담겨 있다책 안에 보면 외부인들이 샨갈로 쳐들어올 것이고 샨갈의 산을 중심으로 다른 병력이 투입되어 고립된 샨갈 주민들을 구세주처럼 구해낼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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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갈 산을 지키는 이라크의 군인들이 트럭으로 이동 중이다. /사진 옴라니
앞서 말한 코미를 채취하러 산에 올라갔다가 나는 그곳에서 산 아래 전장(戰場)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산에서 보니 각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군대별 각기 다른 깃발이 휘날리고 있었다우리의 연합세력인 쿠르드족 노동당(PKK)과 함께 PDK(쿠르드족 민주당, Kurdistan Democratic Party)와 PUK(쿠르드족 애국연맹, Patriotic Union of Kurdistan) 그리고 페시메르가는 두혹(Duhok, 지명이름)부터 샨갈까지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특히 쿠르드족 노동당(PKK)는 샨갈 산악지대에 많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사실 외부 언론에 공개된 것과는 달리 샨갈 산악지대의 대부분은 쿠르드족 연합군이 점령하지 못했다대부분의 지역은 IS가 차지하여 활개하고 있다샨갈의 산악지대중 오직 20%만이 우리 연합세력이 장악했을 뿐이다쿠르드족의 여러 연합세력이 이 샨갈지역에 모여있다보니지역주민들 중 일부는 쿠르드족이 우방세력인지조차 헷갈리고 있다지역주민을 위해 싸우고 있음에도 일부에서는 쿠르드족들은 우리를 속이고 있는 적이라고 모함하기도 했다샨갈의 대부분을 IS가 장악하면서 자신이 살던 집을 잃은 카말씨는 자신의 마을을 떠나온 것을 후회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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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최전선 /사진 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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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에서 쿠르드족 노동당(PKK)의 여성대원이 AK-47 소총을 적진을 향해 조준하고 있다./사진 옴라니
단독 입수영상 1편
단독 입수영상 2편

등록일 : 2015-06-06 오전 6:55:00   |  수정일 : 2015-06-0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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