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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쌍용 티볼리- 가성비 갑

수입차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디자인과 편의장비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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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티볼리 /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자동차가 제대로 칼을 갈았구나.’ 티볼리의 시승을 하는 동안 기자의 뇌리에 박힌 말이다. 이미 티볼리는 4월까지 약 8천대 가량 판매했을 만큼 폭발적인 판매량이 이에 대한 방증이기도 했다. 소위말해 ‘요즘 잘나가는 티볼리’를 시승해보니 그 판매량이 이해가 될 만했다.
유럽차 같은 디자인
사실 자동차의 성능과 기능이 좋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실제 구매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연 디자인이다. 이는 이미 자동차 업계와 학계에도 알려진 사실이다. 티볼리의 이번 디자인은 곡선과 직선을 적절히 배합하여 레트로한 느낌과 현대적인 감각을 모두 살렸다. 그러면서 최근 쌍용자동차의 코란도 C 등에서 보여준 각진 전면부 헤드라이트로 캐릭터를 완성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티볼리는 유럽차들이 주로 사용하는 투톤 컬러매칭을 더해 세련미를 한껏 살렸다. 지붕과 바디의 색상을 달리하는 것은 독일의 아우디 A1 등도 하고 있는 디자인이다.
쌍용차는 예전에 액티언과 같은 모델에 대해 디자인적으로 악평을 받았다. 당시 이 디자인은 호불호가 확실히 갈렸다. 심지어 외국의 유명 자동차 전문가들과 전문지에서 ‘최악의 자동차 디자인’으로 꼽을 만큼 혹평을 받았다. 국내 유명 자동차 동호회에서도 당시 액티언의 전면부 디자인을 보고, 레슬링 선수가 타이거 마스크를 뒤집어 쓴 듯 하다고 혹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쌍용자동차의 디자인에 대해 혹평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투톤 컬러매칭과 같은 부분은 경쟁사들을 압도한다. 비교적 성공적인 디자인으로 평가받는 티볼리를 필두로 쌍용 브랜드만의 패밀리 룩(family look)을 완성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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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는 중앙 콘솔박스를 뚫어 실용성을 높였다. /사진 김동연
투박함보다는 디테일을 살린 차
운전석에 앉아 티볼리를 몰면서 쌍용차가 디테일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중앙콘솔박스를 들 수가 있다. 일반적인 콘솔박스는 밀폐형이라 길이가 긴 물체를 넣고는 뚜껑을 닿을 수 없었다. 그런데 티볼리의 콘솔박스는 홈이 파여져 있다. 이 공간을 잘 활용하면 태블릿 PC나 구겨지면 곤란한 축의금 봉투 등을 요긴하게 넣을 수 있다.
이런 디테일은 티볼리를 타면 탈수록 더 찾을 수 있다. 콘솔박스의 높이와 운전석 문에 부착된 팔걸이의 높이가 동일하다. 장시간 운전을 하다보면 운전자의 팔꿈치는 어딘가 기댈 곳을 찾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오른쪽 팔꿈치를 보통 중앙 콘솔박스 위에 올리고 왼쪽 팔꿈치는 운전석 문의 팔걸이에 올리게 된다. 차종에 따라 이 높이가 다른 차들도 있고, 팔걸이의 위치가 애매해 팔꿈치를 올리기 어려운 차들도 있다. 그런데 티볼리는 자연스럽게 운전자의 양쪽 팔꿈치가 중앙 콘솔 위와 문 팔걸이에 지지하기 좋게 설계되어 있다. 한마디로 운전하기에 편리하다는 말이다.
이런 디테일은 과거 쌍용자동차의 뉴코란도 등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다. 쌍용은 투박함과 남성미의 상징이었고 쌍용자동차의 동호인들의 절반이상은 남성이었다. 주말이면 도강(渡江)을 하고 험로를 주파하던 남성들은 쌍용차의 그런 투박한 매력에 빠져있었다. 그런데 티볼리를 타는 순간 쌍용은 투박함보다는 세련미와 디테일로 승부수를 던졌음을 알 수 있다.
티볼리의 최대 장점은 ‘가격 대비 성능’ 이른바 가성비이다. 이 가성비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곳은 운전석이다. 운전석에서 모든 조작버튼과 그 기능을 살펴본 결과, 시작가격이 1630만원인 티볼리에도 있을 건 다 있었다. 수입산 SUV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전동식 시트 조절장치에서부터 크루즈 컨트롤 버튼, VDC(차체자세제어장치) 오프버튼 등 경쟁모델과 비교해도 빠지는 것 하나 없었다. 보통 가격이 저렴하면 무언가 빠지는 게 있기 마련인데 티볼리에서는 빠진 기능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등급별 옵션차이 있음. 최상위등급, LX 최고급형 234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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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의 엔진룸 /사진 김동연
원가절감의 흔적 찾기 어려워
엔진룸을 열어보았다. 티볼리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플라스틱 커버를 모두 없애버렸다. 사실 요즘 대부분의 차에서 엔진룸을 다 보려면 제거해야하는 플라스틱 커버의 수만해도 대략 5개에서 10개 이상인 경우가 많다. 사실 이 커버들은 미관상 말끔해 보이는 것과 약간의 소음을 줄여주는 것 외에는 큰 효과가 없는 것들이다.
티볼리의 엔진룸이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엔진룸이 널찍하다는 점이다. 근래 대부분의 차들은 엔진룸이 너무 좁다. 마치 들어가지 않는 청바지에 간신히 몸을 쑤셔 넣은 듯하다. 그런데 티볼리는 엔진룸이 널찍했다. 이런 넓은 엔진룸의 공간은 정비와 애프터마켓 튜닝에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사실 엔진룸을 보면 해당 차량의 원가절감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마치 사람의 옷을 모두 벗긴 듯이 혹은 여성의 화장을 지운 듯이 자동차의 민낯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민낯을 보니 티볼리는 솔직했다. 원가절감과 같은 꼼수보다는 기본에 충실했음을 확인했다. 그 예로 하이드로백(Hydro-vac)을 들 수 있다. 이 장비는 브레이크에 중요한 부품으로 제동시 브레이크 디스크를 움켜쥐는 압력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즉 하이드로백의 크기가 작거나 단순화될수록 제동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티볼리의 하이드로백은 큼직했고 제동거리에서 운전자에게 안전한 신뢰감으로 보답했다. 기자가 티볼리를 고속 주행하다가 제동을 해보았는데, 예상외로 빨리 멈추는 것을 보고 안정감을 확인했다. 또 티볼리의 개발과정에서 쌍용이 시행한 고속 다운힐 테스트가 확실한 제동력을 만드는데 분명 기여한 것 같다.
이 외에도 후륜부 서스펜션을 살펴보니 티볼리도 요즘 대세인 ‘토션빔(Torsion beam)’을 적용했다. 그러나 각 부품별 크기와 생김새 그리고 승차감으로 볼 때, 경쟁사의 토션빔보다는 나은 편이다. 쌍용 특유의 두껍고 튼튼한 설계가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즉 토션빔에도 구조적으로 얼마든지 응용하여 설계가 가능하다. 따라서 정말 원가절감을 노린다면, 댐퍼와 스프링을 더 작게 만들거나 구조를 단순화 할 수 있다. 그러면 댐퍼 스트로크(damper stroke)가 짧아지고, 승차감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한데, 쌍용 티볼리의 토션빔은 교과서적인 토션빔에 가깝다고 볼 수 있어, 직접적인 원가절감의 목적보다는 대세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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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모드에서 기어봉에 부착된 버튼을 움직여 변속한다. /사진 김동연
오토매틱 기어박스 아쉬움 있어
분명 단점도 있다. 트랜스미션 부분은 좀 아쉽다. 일단은 아이신(Aisin)社의 6단 오토매틱 기어박스는 성능적인 부분에서는 요즘 차들과 유사하다. 기어비도 비교적 좋아서 가속시 뒤처지거나 굼뜨는 감은 없다. 또 매뉴얼 모드에서 최대 RPM(분당엔진회전수)인 6000 RPM에서 변속이 되도록 설계하여 얼마든지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기능적으로 볼 때 수동모드를 컨트롤 하는 방식이 아쉽다. 기어봉 측면에서 버튼으로 변속해야 한다.
이는 최근 사용하는 패들시프트도 아니고 수동기어박스처럼 운전자가 손으로 직접 변속기를 움직이는 방식이 아니다. 티볼리는 수동모드에서 운전자가 변속기의 측면에 부착된 작은 버튼을 엄지손가락으로 움직여 줘야한다. 이 방식은 운전자 입장에서 좀 생소한 방법이고 직관적인 변속에 있어서 불편하다. 변속시점마다 기어봉을 잡고 엄지손가락을 움직여준다는 점이 그냥 보기에는 더 빠르고 편리해 보이지만 막상 접해보면 이질감이 느껴진다. 물론 수동모드가 아닌 자동모드만 주로 사용한다면 별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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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의 헤드라이트 /사진 김동연
총평
가격대비 성능으로는 근래 자동차 업계에서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수입차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디자인과 편의장비 등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다만 아직까지 1600cc 가솔린 모델만 제공된다는 점, 그리고 4륜구동 모델이 없다는 점은 아직 마침표를 찍지 못한 미완성같은 느낌이다. 국내 최고의 SUV 메이커인 쌍용에서 SUV를 만들었다고 하면서 4륜구동과 디젤엔진을 빠트렸다는 점은 팥이 없는 찐빵이자, 김이 없는 김밥이다. 다행히 올해 6월 경 쌍용은 디젤모델과 4륜구동 모델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두 가지 기능을 탑재한 모델에서도 지금과 같은 가성비를 발휘해주기를 기대해본다.

등록일 : 2015-04-29 03:42   |  수정일 : 2015-04-2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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