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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가동 멈추면, 북한처럼 시간대별 강제 정전을 시행해야” 박윤원 前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 인터뷰

“북한의 핵미사일 사드가 공중에서 요격해도 지상에 주는 피해 없어”
“남북 통일 이후, 북한의 핵시설 안전관리와 핵 과학자들 유출 대비책 마련해야”
“전기차는 운송수단을 넘어선 이동식 에너지 저장소”
“한국에 맞는 재생에너지 개발해야”

약력

박윤원
現 카이스트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초빙교수
現 포항공대 첨단원자력공학부 겸직교수
前 한국압력기기공학회 회장

제9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 2011~2013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자력안전국제협력단 단장 2011년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 1983년

에콜르쌍트랄르대학대학원(Ecole Centrale de Paris) 기계공학 박사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학사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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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원 前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
최근 국내에서는 월성 1호기 원전 재가동문제, 원전관련 문건 해킹사건,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는 사드배치 등 원자력과 관련된 현안들이 줄지어 나왔다. 한국 원전 역사와 함께 한 에너지 전문가인 박윤원 前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을 인터뷰했다.  박 원장은 국내에서 드물게 원자력과 함께 신재생에너지를 연구한 덕분에 다양한 에너지 분야의 전문성을 고르게 섭렵했다. 그는 최근 카이스트(KAIST)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 연구를 수행하는 등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분주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제9대 원자력안전기술원장을 역임하셨기에 원자력안전기술원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려달라.
“원자력과 관련하여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원자력 사용이고 나머지 하나는 안전 관리이다. 여기서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안전관리를 위한 검사와 심사를 기술적인 측면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기관이다. 이는 단순히 운영 중인 원전 뿐아니라 신규로 건설하는 원전의 안전관리에도 관여한다. 한마디로 원자력안전기술원이라는 이름과 같이 원전의 안전을 책임지는 업무를 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한국은 원전을 비교적 빨리 시작했다. 1978년에 고리 1호기 원전 가동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이런 원전의 관리를 독립기관이 아닌 정부에서 관리를 했다. 그러나 동 기관 혹은 정부에서 관리까지하면 문제가 있지 않겠나 해서 1982년 원자력연구원 예하 원자력안전센터를 만들었다. 당시 원자력안전센터가 정부를 대신해서 안전에 대한 심사와 검사를 맡아서 했다.
그런데 당시 미국의 CE 라고 하는 ‘Combustion Engineering’ 이라는 원전 기술의 국산화를 동 기관에서 추진했다. 즉 하나의 기관에서 원자력 국산화의 개발과 안전에 대한 점검을 모두 하게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안전에 대한 검사를 동 기관에서 제대로 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생겼다. 결국 1990년도에 원자력연구원에서 독립하여 원자력안전기술원을 출범한 것이다.”
 
-해당 기술원은 일종의 정부관할인가 민간기관인가? 아니면 공사(公社)의 일종으로 봐야 하나?
“민간기관이면서, 정부의 업무를 위탁받아서 추진하고 있다. 독립적인 감시기관이라서 정부의 기관이라고는 볼 수 없다. 또 공사(公社)는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 있어야 하는데, 이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 없어 공사는 아니다. 일반 연구원과 유사한 구조 및 직원들의 연봉체계를 가지고 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정부출연연구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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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1호기 원자력 발전소 /조선 DB
캐나다의 쌍둥이 원전 중단이유는 안전이 아닌 경제성 때문이다  
-최근 월성 1호기 재가동에 대해 야당의 우원식 의원 등 일부는 반대하고 있다. 월성 1호기와 쌍둥이 원전인 캐나다의 젠틀리 원전은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원자력안전의 전문가로서 이 두 기(機)의 같은 원전에 대한 다른 판단을 어떻게 보나?
“월성 1호기 원전을 캔두(CANDU)형 원전이라고 부른다. 캔의 ‘CAN’이 캐나다를 지칭하며 캐나다의 원전을 가져다가 만든 원전이라는 뜻이다. 쌍둥이 원전이 맞다. 실제 우리 한국의 기술진들도 이 캐나다 원전을 직접 가서 왜 캐나다는 가동을 중단했는지 확인하고 분석도 했다. 그럼 여기서 왜 한국은 재가동을 결정했고, 캐나다는 중단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봐야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안전과 경제성이다.
캔두 원전은 원자로가 지면에 수직으로 세워진 일반적인 원전과는 달리 지면에 누워 있는 형태로 설계된 원전이다. 이런 구조의 원전은 원자로에 장착된 튜브가 있는데 이 튜브들이 사용함에 따라 그 길이가 점차 늘어나는 구조다. 지속적으로 원전을 사용하게 되면, 그 길이가 너무 길어져 원자로의 지지대가 버틸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선다. 이 때문에 이 튜브를 교체해야만 더 쓸 수 있다.
한국은 이미 원자로에 들어가는 이 튜브 380개를 모두 교체했다. 그런데 캐나다는 이런 교체가 경제적으로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번에 이 튜브를 교체하는 비용을 감당하는 것보다는 다른 대체에너지를 가져오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든다고 판단한 결과다.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지역에서는 한국과 달리 자원이 많고 자체적인 석유나 셰일가스 등의 생산 및 수입 할 수 있다. 캐나다는 환경적으로 한국보다는 에너지에 대해서는 차선책이 많은 셈이다. 따라서 이런 대체에너지원이 있기 때문에 가동을 중단했다.
그런데 한국은 당장 원전 하나의 가동을 중단할 경우 대체할 에너지원이 없다. 석유를 자급할 수 있지도 않고, 가동을 멈추는 즉시 그만큼의 석유나 석탄 등의 수입량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다른 화력발전소 등에서 생산해야하는 전력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발전소마다 생산 가능한 전력의 양이 정해져 있는데 만약 원전가동을 멈추면 다른 원전이 그 공백을 메꿔야 한다. 그럼 당연히 다른 발전시설에 과부하가 오게 되고, 전력예비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부분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재가동이 나은 방법이라고 판단한 거다.”
-그럼 안전에는 문제가 없나.
“일례로 자동차를 오래 타게 된다고 했을 때, 자동차마다 부품의 교체주기가 있다. 이런 부품을 제때 교체만 해준다면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또 이미 원자로의 파이프 등을 교체하는 등 여러 소모품을 모두 교체한 상황이기 때문에 안전하다. 설계적인 측면으로 모든 검토를 마쳤고, 문제가 없었다. 캐나다의 경우도 앞서 언급했듯이 안전을 문제로 중단한 것이 아니다. 경제성이 떨어져 중단한 경우이다.”
 
한국, 원전가동 중단하면 바로 전력난(難) 생겨
-일본의 재처리 발전시설인 몬주 고속증식로(fast breeder reactor)는 제대로 작동되지 못해 연간 일본에서 나오는 1,000톤의 사용후 핵연료(spent fuel)를 처리하지 못했다고 일본의 자유민주당 고노 다로 중의원이 지적한 바 있다. 한국도 연간 700~750톤 가량의 사용후 핵연료가 나오는데, 처리할 방법이 있나.
“한국도 이 사용후 핵연료가 문제인 것은 맞다. 이런 이유에서 북유럽의 경우 국민들과의 타협을 통해서 지하 깊은 곳에 사용후 핵연료를 묻어두고 있다. 하나, 국내에서는 국민과 타협하는 과정이 제대로 성립하지 못했고,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연간 700톤에 달하는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게 된다면 그 부피는 줄어들 것이다. 재처리 발전 능력에 따라서 이 양이 절반이 될 수도 있고, 3분의 1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재처리 발전소가 없어 재처리를 할 수 없고, 앞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 현재로서는 밀폐용기에 담아서 방사능 방호시설에 보관해야 한다.
이 700톤에 달하는 사용후 핵연료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청난 양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원전에서 나오는 배출물의 양은 다른 발전시설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적은 양이다. 화력발전소의 경우 화석연료를 사용해 연소를 하고나면 쏟아져 나오는 재의 양이 수백만 톤에 달한다. 즉 화력 발전시설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양에 비하면 원자력 발전의 폐기물은 소량인 것이다. 차후 관리만 안전하게 한다면,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럼 외국에서 재처리를 해오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나.
“이미 일본은 프랑스 등에 있는 상업용 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통해서 이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 한 바 있다. 재처리 후에 나온 우라늄은 다시 원전의 연료로 사용될 수 있다. 한마디로 재처리를 하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연료를 뽑아냄은 물론 기존 핵폐기물의 양도 줄어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핵 물질을 바다를 건너 옮겨야 한다는 위험성이 있다. 배로 실어서 이동하는 도중에 자연재해로 인해서 배에서 방사성 물질이 바다로 떨어지거나, 아예 배가 사고로 침몰할 경우를 고려해야한다. 아니면 핵폭탄을 만드는 나라에서 이 물질을 중간에서 가로챌 수도 있고, 소말리아 해적이나 IS 등 악의적인 집단의 손에 들어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외국으로 옮길 수 없다. 또 그린피스와 같은 국제환경단체의 반발도 많아, 핵 폐기물을 이동하는 선박의 앞길을 막는 등의 일을 벌이기도 한다. 결국 에너지안보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위험한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결의한 것은 그 나라에서 나온 핵폐기물은 그 나라 안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지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이후 한동안 원전을 모두 중단했다. 일본은 모든 원전을 멈추고도 전력수급에 문제가 없었다. 한국도 가동 중인 23개의 원전을 모두 정지할 경우, 당장 전력 생산에 차질이 생기나?
“그렇다. 곧장 전력공급에 차질이 생긴다. 한국은 에너지원의 약 30%가량을 원전이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30%가 빠진다? 그럼 전력공급을 감당하기 어렵다. 만약 모든 원전가동을 중단하고 화력발전 등에 의존한다면 석유 등의 연료 수입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 연료를 수입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연료를 많이 수입한다고 해도 화력발전소 등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전력의 최대치는 정해져 있다. 생산을 최대치로 올리더라도 현재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그리고 전력예비율을 가지고 있어야 유사시 이 예비 전력으로 필수 인프라를 운영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원전까지 가동하는 상황에서도 예비전력율이 낮은 편이다. 불과 몇 년 전, 몇 차례의 정전이 연속해서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언론에서는 ‘블랙아웃(black out)의 공포’라는 주제로 많은 기사와 방송이 보도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 가동을 완전히 멈춘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이다. 원전 1기(機)만 멈춰도 당장 예비전력율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원전가동을 멈추면, 북한처럼 시간대별 강제 정전을 시행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에는 빈번한 자연재해, 특히 지진에 대한 대비책이 잘 마련되어 있다. 이 대비책 중 하나가 바로 ‘발전기’이다.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자가(自家)발전시설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진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공장을 가동해서 남아있는 장비로 물건을 생산하는 등의 업무를 지속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일본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발전시설과 예비전력량은 물론이고 집계되지 않은 예비 전력(자가발전기)이 있는 것이다.”
과거(2014년 8월) 기자가 인터뷰 한 바 있는 고노 다로 의원에 따르면 일본은 이미 원전에 의존하지 않고도 충분한 전력생산량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원전을 가동하지 않으면, 전력이 부족하다는 불안감을 심어주기 위해 아베 정부는 의도적으로 후쿠시마 사고 이후 계획된 정전을 시행했다고 했다. 이를 명분삼아 그는 원전을 재가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은 다시 원전을 가동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한국도 쓰나미에 대비해
-일본의 대표적인 원전 반대론자인 고노 다로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하여금 경제적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전가동 중 벌어드린 수익으로 원전이 정지할 경우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을 메울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전에 펀드나 보험을 통해 이런 부분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맞는 말이다. 이미 국제적으로 국가간에 원전을 대비한 보험이 있다. 이 보험에 내는 돈은 자발적인 것이다. 이 돈을 가지고 원전사고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투입할 수 있다. 그런데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것이다보니, 돈의 액수가 부족하고 참여를 미루는 국가가 있다. 일례로 A라는 국가는 참여를 거부한다. 그런데 B라는 국가는 참여하고 있고 약 500억원의 돈을 내놨다. 그런데 만약에 A 국가의 원전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B 국가가 낸 돈이 돈을 내지 않은 A 국가에 투입된다. 이런 형평성의 문제로 이슈가 되었다. 다행히 최근 대부분의 나라들이 참여의사를 밝히고 각 나라별 대비책을 강화하는 추세이다.
국내적으로는 원전을 운영하는 기업에서 500억원의 비상투입금이 있고, 이를 넘어가는 피해에는 정부에서 최대 5,000억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장치가 마련되었다.”
-후쿠시마 이후 한국의 원전은 어떤 부분을 보강했나. 또 신고리 3호기에 대한 원전 점검사항 중 터빈에 대한 내지진 설계는 빠진 것 같다. 터빈에 대한 대비책은 있나.

한국도 후쿠시마 사태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물론 지리적으로 우리는 지진과 쓰나미의 발생가능성이 일본에 비해 현저히 적지만, 이런 부분도 염두에 두기로 했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는 당시 예비 디젤발전기까지 물에 잠기면서 원전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모든 차선책이 불가능해졌다.
본래 원전은 이중 삼중으로 대비책을 가지고 있다. 원전은 전력을 생산함과 동시에 생산한 전력의 일부를 자체적인 운영에 사용한다. 물론 생산대비 사용량은 상당히 적은 수치이다. 이 전력을 통해서 원자로의 작동과 냉각기능을 함께 수행한다. 이 때 터빈이 작동하면서 원자로를 뜨겁게 달구고 거기서 나오는 증기로 터빈을 돌린다. 돌아가는 터빈은 전력을 만들고 냉각제를 원자로로 보내게 된다. 이런 순환구조를 띄고 있는데 만약 터빈이 멈출 경우를 대비해 두 가지 차선책(비상전원공급설비)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디젤발전기이고 다른 하나는 배터리다.
그런데 일본은 당시 디젤발전기가 쓰나미로 물에 잠겼고, 예비 밧데리도 잠겼다. 디젤발전기를 가동하면 터빈이 멈추더라도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만약에 디젤발전기도 고장이 나면, 배터리를 가동해 원전냉각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라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예비책도 불가능해지자 냉각에 실패한 후쿠시마 원전이 사고가 난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원전들은 예비용 디젤 발전기 외에 이동식 발전기를 추가했다. 추가된 발전기들은 대형 트럭에 발전기를 탑재한 것이다. 이 경우, 쓰나미가 닥치면 차량에 실린 발전기들이 높은 지역으로 올라갈 수 있다. 이미 이 이동식 발전기를 탑재한 트럭들은 고지대에 주차해두었다. 이렇게 하면 쓰나미가 와도 물에 발전기가 잠길 일이 없다.
터빈의 경우 원래 내지진 설계를 하지 않는다. 외국에서도 터빈자체를 내지진설계한 경우는 없다. 이 때문에 터빈이 문제가 되면 수리 후 가동하기 위한 디젤발전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남북통일 이후 북한의 핵시설 안전관리 및 핵과학자 반드시 고려해야
-북한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영변 등에 있는 핵시설이 원전이며, 전력생산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미 군사전문가들과 대부분은 북한은 군사적 목적의 핵폭탄 제작시설이라고 한다. 원자력전문가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북한에 원자로를 건설해주는 KEDO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했다. 그때 실제로 북한의 핵 과학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가 건설해주는 원자력시설에 대해 가르쳐준 바 있다. 당시 북한에게 건설을 해주겠다고 한 원전시설은 2000MW(메가와트)급 원전이었다. 이정도의 발전용량이 되어야 북한의 일부 국민들을 도울 수 있는 전력을 생산 할 수 있다.
한데, 북한은 우리의 2천메가와트 급 원전 제안을 거절하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고작 5MW(메가와트)급 연구용 원자로를 유지했다. 5 메가와트로는 절대로 북한의 전력난(難)을 극복할 수 없다. 그런데 왜 북한은 고작 5 메가와트짜리 발전소를 택한 것인가. 이유는 너무나도 자명하지 않은가. 이 연구용 원자로를 통해서 북한은 핵폭탄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기때문이다.”
-남북이 통일하면, 북한에 있는 원자력 시설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북에는 금호, 태천, 무수단, 평양, 등지에 우라늄 농축시설, 흑연감속로, 경수로, 원자력 연구소 등이 있다. 이런 시설을 남한이 통일한 뒤에 원전으로 개조해서 사용해야 하나 아니면 제거해야 하나.
“북한과 통일하고 나면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원자력 관련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이다. 이미 국제사회에 알려졌다시피 북한은 김정은 정권만을 위해서 운영되는 곳이다. 국민의 안위는 뒷전이다. 이 때문에 원자력 시설 종사자들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다. 이미 피폭(被曝)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또 이런 시설 주변에 방사능 오염이 지속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조속한 조사를 통해서 방사능 유출에 대한 안전을 철저히 조치해야 한다.
과거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구소련이 가지고 있던 수많은 원전시설이 있었다. 이를 조치하기 위한 미국의 첫번째 전략은 “핵 과학자 유출방지”였다. 미국의 정보원에서는 당시 소련의 핵과학자들은 전담하는 팀을 꾸려서 이 과학자들의 관리에 각별한 노력을 쏟았다. 만약 이 과학자들이 적국(敵國)으로 망명할 경우,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북한의 핵 과학자들이 IS나 이란과 같은 곳에 팔려간다면, 어떻게 될까. 악의적인 집단으로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유입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도 통일을 대비해 이런 과학자들에 대한 각별한 관리를 해야 한다.”
-한미 원자력협정에 대해서 미국의 일방적인 구속력을 지적하는 여론이 있다. 특히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재처리 그리고 원전 수출에 관련된 기술까지 구속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안보수장이었던 데니스 블레어 前 국가정보국장은 북한과 대치중인 남한의 안보적 고려 때문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미국이 안보를 고려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북한과 대치 중인 상황에서 북한은 핵폭탄을 만들었다. 이런 마당에 남한이 만약 핵폭탄을 만들게 된다면, 미국입장에서는 북한에게 입장이 난처해진다. 북한이 ‘아니 남한은 되는데, 우리는 안되냐?’고 따질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미국은 한국이 조금이라도 핵폭탄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특히, 과거 박정희 정부시절 핵폭탄을 개발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더 확실히 하고 싶은 것이다.
특히 우라늄 농축이라는 것은 핵폭탄의 핵심적인 U-235와 Pu-239 등의 농도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핵폭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물론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경우에도 농축된 우라늄의 질이 좋아서 그 효율성이 올라간다. 사용후 재처리 또한 핵 폐기물에서 다시 우라늄을 추출한다는 점에서 핵탄두에 사용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이런 부분에 제동을 거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한국은 ‘파이로프로세싱’ (Pyroprocessing)이라는 재처리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이 방식의 경우 나오는 우라늄은 핵폭탄의 원료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보부 및 이스라엘의 총리인 네타냐후는 미국의회에서 한 연설에서 북한은 핵탄두를 이미 100 여개 가지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이정도의 핵탄두를 보유했다고 할 수 있나.
“원자력 발전과 군사적인 핵폭탄은 좀 다른 사안으로 내가 어떻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5메가와트급 경수로에서 연간 나오는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양 그리고 재처리 시에 얻을 수 있는 양, 농축시 나오는 양 등을 토대로 계산했을 때, 추론한 수치이니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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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탄도미사일 제원/조선DB
남한 핵보유시, 북한의 핵보유 당위성만 세워준다
-한국은 중동국가에 원전을 수출하고 있다. 한국이 다른 국가들을 제치고 원전을 수주(受注)하고 있다. 한국만의 원전 경쟁력은 무엇인가.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우리의 기술은 미국의 것에서 출발했다. 처음 국내에 건설된 원전은 OPR (Optimum Power Reactor)이었다. 이를 더 발전시킨 것이 APR(Advanced Power Reactor)이다. 현재 우리는 이 APR을 기반으로 더 발전된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UAE에 수출한 원전도 이 APR 기반의 원전이다.
물론 아직까지 원전의 핵심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냉각제 펌프 부분과 핵분열 제어봉 기술은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이 이 부분만은 기술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 이 부분도 국산화를 위한 연구를 지속한 끝에 거의 국산화에 임박했다. 한마디로 한국은 원전의 완전 국산화를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한국의 원전이 다른 국가보다 경쟁력을 가진 것은 공기(工期)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한국은 완공하겠다고 약속한 날짜를 지킨다. 이것은 단순히 원전의 기술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 특유의 성실함 때문이다. 일례로 2005년 핀란드의 전력회사인 TVO는 프랑스의 아레바社를 시공업체로 선정해 원전 건설에 착수했다. 그런데 약속한 공기를 2년이나 넘겨 2012년 완공될 것이라고 했으나, 다시 공기를 늦춰 2018년 완공이라며 아직도 건설 중이다.
공사 기한이 늘어나면 당장에 전력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함은 물론, 공사비가 계속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당초 예상된 공사비에 2배가량이 들어가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은 어떻게 해서든 완공시점을 맞춘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한국인들은 공사가 늦어지면, 야근과 주말근무를 해서라도 반드시 해낸다. 이런 점 때문에 중동국가들의 원전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우리도 박정희 정부 당시 핵폭탄 개발을 한 바 있는데, 지금 시점에서 개발한다면 완성까지 어느 정도가 소요되나. 前 월간조선 편집장인 조갑제 대표를 비롯한 일부는 우리도 핵폭탄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핵폭탄을 만든다는 것은 원전과는 다른 것이라 기술적으로 어떻다고 언급할 수 없다. 기술적으로도 문제지만 핵폭탄은 국제사회와 외교적인 문제가 더 크다. 개인적으로 핵폭탄 개발을 별로 좋은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핵을 가지면 북한은 우리가 핵폭탄을 가졌다는 명분을 토대로 더 강하게 자신들의 핵폭탄 개발의 당위성을 주장할 것이다. 이런 명분을 제공함과 동시에 북한의 상황을 더 불안한 상태로 몰아넣게 된다.
이미 북한의 지도부는 상당히 나이 어린 자가 마음대로 컨트롤하고 있다. 지금 상태로도 우리는 그가 어떤 판단을 하고 어떤식으로 도발할 것인지 예측을 하기 어렵다. 그나마 김정일 정권에서는 지금까지 해오던 일종의 패턴이 있었다. 그리고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점점 더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로 가고 있다. 이런 마당에 그 어린 김정은이 핵폭탄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도 핵폭탄을 가진다면 이런 불안한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다.
지금 핵확산의 양상은 마치 너가 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도 총을 가져야 겠다. 이런 명분으로 확산되어 왔다. 그런데 반대로 너가 총을 버려라. 나도 버린다. 이런 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맞다. 그런데 나는 널 믿지 못하기 때문에 난 불안해서 총을 가져야겠다! 라고 한다면, 불안한 상황이 생길때마다 이런 논리는 점점 증폭이 될 것이다. 한마디로 명분아닌 명분으로 국제사회가 안정을 찾지 못하는 불안한 상태로 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핵폭탄 보유는 결코 좋은 대안이 될 수 없다. 그리고 우리가 핵폭탄을 가짐으로써 버려야 하는 것이 있다. 북한은 오로지 핵 개발에 목숨을 걸었다. 1인 독재체재에서는 가능하다. 김정은 혼자 먹고사는데 지장 없다면 국민의 안위는 중요치 않다.
그런데 어디 대한민국이 그러한가. 민주주의 체재에서는 국민을 위하는 것이 가장 먼저 수반된다. 그런 마당에 핵폭탄을 가지고 나머지 경제와 안정을 버릴 것인가.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국제사회의 압박을 무슨 수로 견뎌낼 것인가. 남한이 북한과 같은 제재를 받기 시작하면, 수출로 먹고 사는 남한은 생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기술적인 가능성을 논하기 이전에 국제적인 안정과 남한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이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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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 개념도 /wikimedia commons image
사드(THAAD)가 북핵미사일 요격해도 지상에 주는 피해 없어
-최근 한국의 사드배치가 논란이다. 일단 사드가 배치된다는 전제로 생각해보자. 만약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상황에서 그 핵미사일을 사드처럼 고고도(상층권 밖)에서 요격하는 것, 저고도(상층권 안)에서 요격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나.
“이 문제를 논하려면 핵폭탄의 원리를 먼저 알아야 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도시가스가 있다. 가정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사용한다. 우리는 음식을 조리할 때 도시가스를 가스레인지를 통해서 조금씩 사용한다. 이 불을 원자력 발전소라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럼 이 도시가스에 불을 붙이지 않고 집 안 가득히 채워두었다고 치자. 그리고 불을 켜면 이게 우리가 말하는 가스 폭발사고이다. 이것을 원자력 폭탄에 비유할 수 있다.
한마디로 원자력을 조금씩 태워서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발생시키면 원전이고 한 번에 확 태우면 핵폭탄이 되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한 번에 확 터트리기 위해서는 다이너마이트나 핵분열 모두 특정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즉 어떤 물질이던지 극소량으로는 폭발을 일으킬 수 없다. 즉, 폭발의 조건이 되기 위한 특정 양이 있다. 이것을 임계질량(critical mass)라고 말한다. 밀폐된 공간 안에 이 임계질량을 만들어줘야 요건이 되는 것이다.
임계질량이 만들어지면 그 안에서 원자는 자발적 분열을 일으키는데, 이때 원자가 갈라지고 분열이 되면서 가가 튀어나온다. 이렇게 튀어나온 중성자가 옆에 다른 원자를 건드리면서 동일 반응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이것을 연쇄반응(chain reaction)이라고 한다. 이 연쇄반응이 굉장히 빠르게 발생하면서 이런 확장되는 반응의 양을 견디지 못하면 폭발이 된다. 이것이 핵폭탄의 원리이다.
그런데 앞서 말한 연쇄반응 중 나오는 중성자는 다른 물질과 달리 다른 물체를 투과하는 성질이 있다. 이 때문에 이 투과를 방치하면, 임계질량에 도달해 있다고 하더라도 많은 원자가 폭발에 사용되지 못하고 일부만 폭발에 사용되어 폭발력이 약해진다. 그래서 중성자를 반사시켜 다시 원자에 충돌하게 하는 반사체로 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더 많은 원자들이 핵분열을 일으키게 되어 연쇄반응이 강해지면서 더 큰 폭발력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실험하는 것이 바로 고폭(高爆)실험이다. 이 고폭실험을 북한은 지속해왔다. 이러한 고폭실험을 통해서 핵폭탄이 터질 수 있는 임계질량을 만들어주는 실험을 한 것이다.
그럼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 사드의 요격으로 가보자. 북한이 핵폭탄을 미사일에 실어 발사하면 미사일은 정해진 궤도를 따라 비행한다. 이렇게 비행하는 동안 탑재된 핵탄두는 위험성이 없다. 위험성이 없다는 것은 아직 탄두 안의 원자가 임계질량에 도달하지 않은 것이다. 임계질량에 도달하는 시점은 목표물에 닿을 무렵이다. 발사 전 계산을 통해서 적의 목표물에 가장 큰 피해를 주기 위한 폭발시점을 만들어 둔다. 따라서 이 시점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임계질량에 도달하지 않는다. 이 시점에 도달하면 나뉘어 있던 원자가 하나로 갑자기 뭉치면서 임계질량을 만들어낸다. 그러면서 폭발하게 된다.
이 때문에 핵미사일이 공중에서 요격되더라도 핵폭탄은 터지지는 않는다. 원자가 임계질량으로 결합되기 이전의 상태로 되어 있기때문이다. 공중에서 핵미사일이 사드에 맞으면 그저 고철덩어리가 맞아 떨어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 즉 핵미사일의 비행 중 어느 시점에라도 요격만 된다면 지상에 주는 피해는 없다.
다만, 사드처럼 고고도에서 요격될수록 그 미사일의 잔해가 지상에 주는 피해는 줄어들게 된다. 아무래도 저고도로 내려올수록 그 파편이 지상의 물체를 부수거나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고고도에서 요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정부는 북한 해커들이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관련 문건을 빼돌렸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 문건들은 중요하지 않은 문건이라 안전하다고 했다. 전문가로서 이 문건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정말로 중요치 않은가. 앞으로 이런 유사 해킹사례가 발생한다면, 대비책은 있나.
“이미 이 부분에 대해서 사이버 보안을 강화했다. 직원들의 개인메일까지도 보안검토를 했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워두었다. 따라서 앞으로 또 발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해킹이라는 기술은 워낙 빠르게 변화해서 이를 발 빠르게 막을 완벽한 방법은 없다. 미국의 수뇌부라는 중앙정보국(CIA)나 연방정보국(FBI)도 가끔 해커들에 의해 보안이 뚫린바 있다. 그러나 일단 현재로서는 사이버 보안이 충분히 강화되었다.
유출된 정보는 정부의 발표대로 치명적인 자료는 아니라고 본다. 만약 이 자료들이 정말 치명적인 자료였다면, 이미 북한은 남한의 여론을 불안하게 만들 어떤 상징적인 공격을 보여줬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그런 공격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들은 우리 원전운영에 치명적인 자료가 아니다.”

전기차는 차세대 운송수단이자, 이동식 에너지 저장소
 
-한국의 대체에너지 연구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준비 어떻게 되고 있나. 또 정부가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선언했는데, 전기차는 경쟁력이 있나. 일부는 전기차는 과도기적 현상일뿐 경쟁력이 없다고도 한다.
“먼저 전기차에 대해 말하겠다. 전기차는 대부분이 운송수단으로서의 가치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운송수단으로서 보자면, 아직 내연기관의 일반 자동차보다 경쟁력이 없다. 이는 사실이다. 일례로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보자면, 일반 자동차의 주행거리에 6분에 1수준이다. (전기차 주행거리 보통 100Km내외) 그리고 아직 전기를 충전소라는 인프라 구성도 충분하지 못하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한데, 이 전기차를 보는 관점을 조금만 다르게 해보자.
전기차를 떠나서 우리가 사용하는 자동차를 우리들이 얼마나 자주사용하나. 나도 아침에 자동차로 출근을 하는데, 솔직히 이런 출퇴근을 제외하고는 세워둔다. 쉽게말해 본래 자동차라는 것은 우리의 일상에서 10%도 활용되지 않고 그대로 방치된 것이다. 그럼 이 방치된 자동차의 가치를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바로 전력의 보관소이다. 자동차를 하나의 대형 배터리처럼 에너지원으로 보는 것이다.
미래의 대체에너지라고 하는 것은 재생에너지이다. 이런 재생에너지는 자연환경으로부터 온다. 풍력발전, 태양열 발전, 조력발전 등 다양한 자연환경을 통해서 에너지를 얻는다. 그런데 이런 자연환경의 단점은 우리가 원할 때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만약에 당장에 엄청난 양의 전력을 가지고 공장을 돌려야 하는데, 지금 바람이 불지 않는다. 그럼 나는 풍력발전시설을 가지고 있어도 전력공급에 차질이 생긴다.
바로 이때, 전기차가 중요한 대안이 되는 것이다. 내가 필요하지 않는 순간에 생산된 전기를 전기차에 보관하고, 내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이다. 마치 휴대용 배터리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자동차의 대기시간마저도 우리의 일상에 사용할 수 있는 상당히 효과적인 발전설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전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 시간동안 충전을 해두고, 내가 필요할 때 전기차에서 전력을 끌어다 사용한다면, 이것은 전기차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그리고 전기차가 가진 본질인 이동성은 내가 필요한 곳에서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생산된 전력을 저장하는 기술력이 낮은 수준이다. 이런 에너지저장기술의 대안으로 전기차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둔다면, 충분히 전기차는 미래에 필수기기로 우리 삶에 파고 들것이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부분은 어려운 면이 있다. 한국은 지리적인 환경이 다른 국가에 비해 불리하다. 일단 국토 면적이 적어,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할 곳이 별로 없다. 아파트가 많은 국내에서는 태양열 발전을 위한 솔라패널의 설치공간이 부족하다. 각 가정마다 개별적인 솔라패널을 설치할 수 없다.
한 가정 위에 다른 가정이 올라간 아파트가 이런 현실을 막고 있다. 설사 솔라패널을 설치할 수 있는 넓은 농지나 땅이 있다고 해도 문제는 식량이다. 솔라패널이 토지를 덮어버리면 이 솔라패널의 하부공간에는 태양이 가지 못한다. 그늘이 생기는 것이다. 농작물 수확에 필수요건이 태양이 솔라패널에 가려지는 것이다. 미래에는 국가별 식량 자급자족율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 농지 위에 세워진 솔라패널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 풍력은 어떨까. 풍력도 까다로운 조건을 필요로 한다. 바람이 지속적으로 불어줘야 한다. 설령 바람이 부는 곳이 있다고 하자. 그럼 과연 이 풍력발전기(풍차) 한 대가 만드는 전력이 얼마인지 알아야 한다. 풍차 한 대는 보통 2 메가와트(MW)를 만든다. 그런데 실제로  풍차 스스로 소모하는 전력 및 생산효율을 고려하면 실제 전력은 이에 10%에 해당하는 약 0.2~0.4 메가와트다. 원자력발전소 하나가 1000메가와트(MW)를 만들며 이와 비교하면 최소한 풍차 5000 대가 있어야 하는 셈이다.
이 풍차 날개 하나의 길이가 50미터(m)이다. 풍차가 날개를 회전하기 위한 좌우 폭이 100미터가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폭은 풍차 1대의 운영을 위한 최소 공간이고, 풍차와 풍차끼리 부딪히지 않고 운영하려면 다시 100미터의 간격을 요한다. 결국 200미터당 한대 씩 설치를 할 수 있다.
그럼 5000대의 풍차를 200미터마다 설치한다고 가정하자. 이 둘을 곱하면 거리가 1000 킬로미터(1,000,000미터)가 나온다. 즉 풍차 5000 대를 한 줄로 세우면 서울에서 부산까지를 넘어가는 것은 물론 한반도를 벗어나는 것이다. 이런 효율을 계산했을 때, 과연 풍력발전이 경쟁력이 있는가 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최초설치 이후 들어가는 유지비도 만만치 않다. 원전은 최초설치에는 예산이 많이 들어가지만, 당장 추가로 투입되는 비용은 없다.
그런데 풍력발전은 풍차를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이는 발전 설비의 핵심인 풍차의 날개가 자연재해 등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다. 만약 번개나 태풍 등에 풍차의 날개가 부서지거나 한다면, 문제가 된다. 유지보수비용이 결국 원전에 비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런 불리한 지리적 환경때문에 국내에서는 풍력과 태양열을 대신하여 파도를 이용한 조력발전을 지난 10년간 연구해왔다. 검토 결과 일부 조력발전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곳을 선정했다. 그런데 해당지역 주민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최근 잠정 중단하기로 주민들의 투표를 통해서 결론이 났다. 현재로서는 마땅한 재생에너지가 없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일단 무언가 설치하겠다고하면 일단 반대하고보는 심리가 있는 듯하다. 지금까지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연구한 것을 써먹지 못해 좀 안타까운 심정이다.
한국은 오래전부터 자급자족하는 에너지원이 없어서 원전을 가동한 것이다. 그리고 원전은 가동 중에 그 자체로 배출되는 탄소가스가 없다. 동일한 규모의 화력발전소는 연간 1억 톤의 가스를 배출한다. 국제사회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이자는 마당에 화력발전소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는 당장에 외부에서 수입해오는 연료가 차단되면 버틸 수 없다. 예비 비축된 석유 등이 길어야 2달을 보장한다. 그 이후부터는 자체적인 발전이 불가능하다. 이런 면에서 원전은 한번 핵연료를 집어넣으면 최소 1.5 년 동안은 추가 연료를 공급할 필요 없이 돌아간다.”
안전(安全)과 안심(安心)은 별개의 문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국내에서는 원전의 안전과 관련하여 상당히 감정적인 경향으로 치닫고 있다. 원전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이나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불안하다’ 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십분 이해가 된다. 하나, 안전 (安全)과 안심 (安心)은 분명히 다르다. 안전의 담보가 우선이다. 그리고 감정과 느낌에 따라 안심하지 못하겠다면, 이에 상응하는 조사를 하고 문제가 있다면 규명하면 된다. 그런데 지금 현실은 안전과 안심이 뒤엉켜있는 모양새다.
일례로 안전을 확인하겠다고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비전문가이다. 평생을 원자력연구와는 동떨어진 분야에 종사했던 사람들이다. 개중에는 시민단체의 대표나, 직장인, 일반인들이다. 나는 이 사람들을 절대 무시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이 사람들의 의견도 중요하고 이 사람들도 저마다의 전문분야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분들이 원전에 대해 불안하다고 느낀다면 당연히 안전함을 공개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분들의 불안감을 전달하는 사람은 최소한 우리와 같은 원자력 연구 분야에 연관이 있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우리나라 최고의 원자력 안전 전문가라는 사람이 비전문가들을 초청해서 원전 내부의 어떤 부분을 교체했고, 어떤 부분의 안전을 어떻게 수정했는지를 보여주어도 소용이 없다. 나는 나의 분야가 남들이 하는 일보다 더 낫고, 더 어렵고, 더 복잡한 일을 한다고 생색을 내는 게 아니다. 원자력 분야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야 이해가 되는 것 아닌가.
모든 일이 마찬가지다. 농민이 농사를 짓는 것도 그냥 한다고 되는게 아니지 않나. 어떤 비료를 어떻게 쓰고, 언제 수확을 할 것이며, 어떤 조건을 조성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내가 만약 한 과수원에 들어가서 사과가 너무 안 달잖아요. 이거 도저히 못 먹겠는데 왜 이런 겁니까 라고 다짜고짜 가서 따진다고 한들 제가 어떻게 그 복잡한 농업의 전문성을 이해하겠나. 원자력도 마찬가지다. 안심하지 못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불신은 어떤 업계에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하나 이런 불신과 불안감을 검토하려면 최소한 그 검토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분명 전문가여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 원전을 아무나 와서 그 안전성을 검토할 수 있겠다면, 무엇하러 원자력전문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을 만들었겠나. 이미 우리에게는 감시와 점검을 할 수 있는 검찰이라는 막강한 기관이 있다. 비전문가도 할 수 있었다면 검찰이 원전을 검사해야한다.
이를 토대로 우리 사회에서 특정 사안이 발생하고, 여론이 확산되면 감정적으로 치닫는 문제가 종종 보이는데, 이 원전의 문제도 그런 방식으로 다가가지 말기를 바란다. 안전이 담보되고 난 뒤에 안심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라는 하나의 사건만을 본다. 그런데 정작 그 원전의 설계방식과 우리 한국형 원전의 설계방식과 다르다. 가압식과 비등식 등으로 다르다. 이렇게 전문적으로 파고들면 차이가 있어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의 방식으로는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또 어떻게 적용한 것인가. 제대로 적용했는가. 등의 전문적인 검토를 함에 있어서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

등록일 : 2015-03-31 05:44   |  수정일 : 2015-04-0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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