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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을 찾을 수 있었던 유병언의 자동차 벤틀리 검경 초기수사에 이것만 알았더라면…

▲ 벤틀리 물산의 뒷좌석, 사무를 보기위한 아이패드와 키패드 등이 탑재되어 있다.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유병언의 자동차, 벤틀리(Bentley)가 장착한 번호판 47누1800
최근 유병언의 시신이 발견되었고 그의 시신이 맞는다고 밝혀졌다. 그럼에도 구원파 신도들이나 일부에서는 해당 시신이 유병언이 아니라는 추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유병언은 도주 중에도 유기농 음식을 먹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나갔다. 이 때문에 당시 유병언의 추적을 위해서는 이런 수급물자를 역 추적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병언의 호화로움은 그가 먹는 음식 외에도 여러 곳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그의 자동차이다. 검찰은 나중에 유병언의 자동차, 벤틀리(Bentley)가 장착한 번호판 47누1800에 수배령을 내린 바 있다. 검찰이 초기 수사에서 이 차량의 흔적만 잘 쫓았더라면 쉽게 그를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필자는 자동차 칼럼니스트로서 유병언의 초동수사에 아쉬운 점이 남는다. 벤틀리를 집중적으로 쫓았더라면 더 쉽게 찾을 수 있었을 것 같다.
하나, 수배령이 내려진 벤틀리는 벤틀리 중에서도 어느 모델인지는 밝혀진 바 없다. 유병언의 차남, 유혁기 씨가 거주했던 미국의 별장에서는 벤틀리의 컨티넨탈 쿠페 등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유병언이 타고 다니던 벤틀리가 어떤 모델인지는 알려진 바 없다. 유병언이 타는 벤틀리는 어떤 모델인지를 떠나서 연간 국내에 등록된 벤틀리의 수가 고작 100대 내외인 희귀차량이다.
검경 초기수사에 이것만 알았더라면…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연간 수입자동차 등록대수에 따르면, 2014년도를 제외하고는 매년 6월까지의 등록 대수가 두 자리 수에 불과하다. 2013년도 6월까지 등록된 벤틀리의 수는 총 60대이며, 이는 시장 점유율로 0.08%에 지나지 않는다. 즉 국내에서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 벤틀리 차량을 따라서 찾았더라면, 유병언의 숨통을 조이기는 쉬웠을 것이다. 물론 지명수배 및 차량번호 수배를 공개적으로 내리기 이전에 초동수사에서 말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벤틀리는 총 8종이다. 이 중에서 유병언이 탈만한 차는 딱 2종으로 벤틀리 물산(Mulsanne)과 플라잉 스펄(Flying Spur)이다. 그 이유는 이 두 모델만이 문이 4개 달린 세단형 모델이기 때문이다. 유병언의 차남, 유혁기가 미국에서 소유했던 벤틀리는 문이 두 개 달린 쿠페모델이었다. 이는 유병언과 달리 직접 운전을 즐기는 젊은 나이에 유혁기는 자신이 직접 몰고 싶은 차를 골랐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유병언은 항시 ‘엄마’라고 불리는 사람을 비롯한 수행원들이 동행하기 때문에 그가 직접 운전을 하기보다는 뒷좌석에 탈 가능성이 크다. 헌데 벤틀리의 2도어 쿠페 모델들이 2+2 형식의 4인용이라고 할지라도 탑승 시에는 조수석 의자를 접어야만 뒤에 탈 수 있다. 그런데 그가 조수석 의자를 접으면서까지 불편하게 벤틀리에 탔을 가능성은 적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세단 모델이 가격이 비싸며 더 고급스럽기 때문에 돈이 많은 유병언은 세단을 구매했을 것이다. 따라서 벤틀리의 물산과 플라잉 스펄이 유력한 차종으로 생각된다.
그 중에서도 물산이 벤틀리의 최고급 모델이자 ‘움직이는 집무실’로 불릴만한 차종이다. 돈을 생각하지 않는 유병언은 3억 원대 플라잉 스펄 보다는 5억 원대 물산을 고르지 않았을까. 그럼 이 유병언의 벤틀리 물산을 검찰의 초기수사에서 추적했더라면 어땠을까. 국내에 등록되는 벤틀리 중에서 물산의 수는 더 적다. 대부분 국내에 등록되는 벤틀리는 벤틀리 모델들 중 비교적 저렴한(?) 3억대 모델들이 많다. 가장 비싼 5억원대 물산의 수는 연간 등록대수가 한자리 수에 불과하다. 이 차량의 흔적을 쫓았더라면 어땠을까. 쫓기는 와중에도 유기농을 먹을 만큼 호화로움을 쉽사리 포기하지 못하는 유병언이 벤틀리 물산을 버리고 도망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유병언이 벤틀리 물산을 포기 못하는 2가지 이유
지명수배와 차량번호에 수배령이 내려지고 난 뒤 잡힌 조력자들은 유병언이 신도들의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고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수배령이 내려진 뒤였을 것이다. 유병언이 벤틀리를 쉽게 포기하지 못할 이유는 크게 두가지이다.
첫 번째 이유는 바로 고성능 엔진이다. 벤틀리 물산의 엔진은 V8 6750cc 트윈터보(Twin Turbo)이다. 이런 고배기량 엔진에 트윈터보를 탑재하여 물산은 2.5톤에 달하는 몸무게에도 불구하고 제로백(0-100km/h 도달시간)이 고작 5초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제로백 5초대의 차들로는 포르쉐 카이맨과 같은 스포츠카가 있다.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도주가 쉽다는 것이다. 앞이 트인 도로만 있다면, 쏜살같이 도망칠 수 있을 것이다. 경찰이나 검찰이 사용하는 국산 중형차, 승합차, 그리고 경찰차들에 비해서 빨리 달아날 수 있다. 이런 차를 그는 쉽게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통신과 편의성이다. 벤틀리 물산이 5억원을 호가하는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물산에는 자체적인 와이파이(Wi-Fi)가 탑재되어 있다. 즉 벤틀리 물산에 타면 와이파이 핫스팟(hotspot: 와이파이가 연결 가능한 장소)이 되는 셈이다. 물산에 타면 최대 8개의 전자기기를 와이파이에 연결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차량의 뒷좌석에는 애플사의 아이패드와 아이팟 등이 탑재되어 있어 웬만한 컴퓨터를 사용한 업무는 처리가 가능하다. 유병언은 도주 중에 뒷좌석에 앉아 자신과 관련된 기사 검색 및 도움을 구할 지인들에게 전화와 이메일 등을 뿌렸을 것이다. 그리고 뒷좌석 중앙 팔걸이 후면에는 냉장고도 있다. 이런 차를 포기하는 건 유병언에게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쫓았어야 했나.
지명수배를 내리기 이전에 이 벤틀리 물산의 뒤만 쫓았어도 그는 일찌감치 잡았을 것이다. 물산을 쫓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1. 통신, 2. 기름, 3. 타이어 이다.
유병언을 쫓는 첫 번째 단서, 통신을 따라가라
벤틀리 물산은 앞서 언급했다시피 차량에 자체적인 와이파이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해당 차량은 강한 와이파이 신호를 발생하도록 설계 되어 있다. 와이파이의 안테나가 물산의 후면부 트렁크를 비롯한 철제 프레임에 연결되어 있어 이를 이용한 강한 와이파이 신호를 보내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처럼 개별적인 통신체계를 통해서 와이파이 통신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통신장비가 차량에 탑재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검찰이 벤틀리 차량에서 송신되는 이 와이파이 통신을 역추적했다면 유병언의 위치 추적은 수월했을 것이다. 벤틀리 사와 협조하여 벤틀리 차량에서 발생하는 와이파이 신호의 특징을 물어 역 추적했다면 마치 유병언에게 GPS를 달아놓은 듯이 그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유병언을 쫓는 두 번째 단서, 기름을 찾아라.
벤틀리 물산은 가솔린 차량이다. 이 차량의 최대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차에 주유하는 기름도 중요하다. 마치 운동선수가 식단을 조절해야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 때문에 이런 고가의 외제차는 일반주유소에서 일반휘발유를 주유하기보다는 고급유를 주유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특히나 국내 수입되는 차량 중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차량의 경우, 엔진의 세부적인 사항이 유럽에서 올 때와 동일한 사양을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유럽에서 사용되는 유종(油種)의 옥탄가(Octane)가 국내실정보다 높게 설정된 상태로 가져온 경우도 있다. 또한 고가의 수퍼카나 고급차량의 메뉴얼에서도 최고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급유(high-octane gasoline)를 주유할 것을 권장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벤틀리의 출생지인 영국의 일반적인 무연휘발유의 옥탄가는 95 정도이다.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고급유를 사용해야 최소 92 이상의 옥탄가를 보장할 수 있다. 실제로 벤틀리와 원산지가 같은 영국의 미니(mini)도 국내에 최초 수입당시 옥탄가 수치가 영국이나 유럽의 실정에 맞게 설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국내로 수입된 미니가 일반유를 주유하여 저효율 등의 문제로 엔진트러블이 발생한 바 있다. 따라서 유병언은 도망가는 중에도 벤틀리에 고급유를 넣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전북과 전남 지역에 숨어 있다던 유병언이 고급유를 찾는 것이 쉬었을까? 고급유를 취급하는 주유소는 수도권에 비해 지방에서는 드물다. 따라서 해당 지역에서 고급유를 주유한 사람과 주유소 일대에서 벤틀리를 목격한 사람을 쫓았다면 어땠을까.
유병언을 쫓는 세 번째 단서, 발자국(타이어)을 찾아라.
벤틀리 물산은 대형세단이다. 앞서 말했듯이 2.5톤의 거구를 제로백(-0-100km/h)까지 도달하는 데에 고작 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런 움직임을 위해서는 물산의 신발(타이어)이 중요하다. 물산이 궁극의 민첩성과 폭발적인 가속력을 위해서는 고성능 타이어를 장착해야만 한다.
벤틀리 물산은 265-45-20 사이즈의 타이어를 장착한다. 브랜드는 피렐리(Pirelli)社의 Pzero 나 던롭(Dunlop) SP Sportss Maxx GT 를 사용한다. 이 두 브랜드를 국내에서는 고가라 잘 찾지도 않으며, 265-45-20이라는 사이즈도 특이하고 일반적인 차량의 휠에는 없어 잘 찾지도 않는다. 이 사이즈와 브랜드는 모두 고가이며, 국내에서 유통하는 곳도 많지 않다. 보통은 일반적인 타이어 샾에서는 주문을 해야 한다. 265-45-20 사이즈에서 앞의 265는 타이어가 지면과 맞닿는 폭으로 26.5cm이고 45는 타이어의 편평비 45 그리고 20은 휠의 사이즈로 20인치를 말한다.  (편평비는 타이어의 두께를 산출하여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Ratio of height to width입니다. 즉 단면의 폭에 대한 높이의 비율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aspect ratio라고도 칭합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265-45에서는 265 기준,  45%의 크기가 타이어의 사이드월에 해당됩니다.)
휠 사이즈만 보아도 20인치에 달하는 타이어를 찾는 사람은 드물다. 차량이 대형 SUV와 같은 차량이 아니면 이런 큰 타이어를 찾지 않는다. 그리고 SUV에 장착하는 타이어는 험로주파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설령 20인치의 타이어를 찾았어도 타이어의 편평비가 45처럼 얇은 타이어를 찾지 않는다. 보통 55정도나 그 이상의 편평비를 찾는다.
벤틀리 물산에 사용된 타이어는 일반적인 타이어와는 다르다. 일반적인 4계절용 타이어는 하드 콤파운드(hard compound)를 사용하여 오랜 기간 사용하도록 한다. 그러나 피렐리 Pzero와 같은 고성능 섬머(summer) 타이어들은 미디움 하드(medium-hard) 나 미디움 (medium) 콤파운드를 사용한다. 이는 사용되는 고무의 재질이 보다 물렁하고 부드러워 노면에 더 잘 밀착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노면에 잘 붙으면 성능이 좋아지는 반면, 내구성은 떨어진다. 실제로 섬머타이어는 사용자의 운전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불과 몇백 킬로미터 이내에서도 전부 마모될 수도 있다. 극한의 주행을 하는 서킷에서는 몇 번의 랩(lap)을 도는 것만으로도 마모되어 교체해야 한다.
유병언이 국내에서 지방 곳곳을 미친 듯이 도망 다녔다면, 충분히 타이어를 교체해야했을 것이다. 감시카메라가 적은 국도나 외진 도로를 통해 도망 다녔다면, 도로사정도 나빠, 타이어의 마모속도는 더 빨라졌을 것이다. 거기에 차에는 자신을 비롯한 수행원이 함께 탔을 테니, 차 무게만도 2.5톤인데 승차정원을 모두 태운채로 다녔다면, 타이어의 마모속도는 더 빨라진다. 그리고 이런 노면조건에서는 편평비가 45에 지나지 않는 벤틀리 물산의 타이어는 펑크가 나기 쉬었을지도 모른다.
위에 언급한 물산의 두 타이어브랜드의 제품은 런플랫(run flat, 펑크가 나도 주행이 가능한 타이어)기능이 탑재되어 있으나 주행성능이 급격히 떨어져 교체해야만 한다. 따라서 유병언이 있었다는 전북과 전남 일대에서 265-45-20의 피렐리 타이어 등을 찾는 사람이 있었다면, 더 빨리 그의 위치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유병언의 시신발견으로 인해서 세월호의 모든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여러모로 유병언을 검거할 수 있었던 초기수사에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등록일 : 2014-07-23 13:01   |  수정일 : 2014-07-2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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