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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최근 2년 이내 전역한 예비역들이 말하는 병영생활과 문제점 “자살과 구타, 軍의 비합리적 일처리와 땜질 대응이 문제”

10 2014 MAGAZINE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 공군장교 A씨, “군화 끈으로 목매 자살했다고, 전 장병의 군화 끈을 뺏는 게 조치”
⊙ 육군장교 김씨, “윤 일병 사건 이후, 중·소대장 사무실 사라졌다”
⊙ 공군병사 김씨, “익명성 보장은 없고, 의리와 전우애만 강요하는 땜질식 조치”
⊙ 상근예비역 유씨, “관심병사는 본래 의도와 달리, 공격의 표적으로 전락”
총기사고를 일으키고 탈영한 임모 병장이 군인들에게 들려 나오고 있다. 추후 국방부는 들려 나온 임 병장은 실제인물이 아닌 대역이라고 했다.
  ‘윤 일병 구타사건’과 전방 부대 ‘임 병장 총기사고’ 등 군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기자는 최근 2년 이내에 전역한 군 장병 다수를 만나 그들이 체험한 병영생활을 인터뷰해 보았다.

인터뷰에 응한 예비역 장교들과 병사들은 모두 다른 군 소속이었기에 답변에 차이는 있었으나, 논조는 비슷했다. 그것은 우리 군에 자리 잡은 고질적인 비합리적 일처리와 땜질 대응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들과 논의한 쟁점은 크게 ‘자살과 구타’였다.

비합리적 일처리

익명을 요청한 A씨는 2013년 말에 공군 중위로 전역했다.

—군에서 최근 윤 일병 사건과 같은 구타문제가 자주 나오는데 무엇이 문제라고 봅니까.

“군에 이런 농담이 있습니다. 어떤 사령관이 부대에 방문하여 부하들 앞에서 멀리 보이는 산을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기 보이는 저 산이 무엇인고?’ 그러자 사령관이 떠난 그 다음날 예하 병력을 투입해 그 산을 옆으로 옮겼다는 웃기는 농담입니다.

그런데 실제 군대의 실상이 그렇더군요. 논리적이지 못하고 땜질식 조치가 만연해 있었습니다. 제가 군 복무하는 중에 사건 사고는 늘 있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전군에서는 일주일에 한 명씩 자살로 목숨을 잃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희 부대에서도 제가 복무하던 3년 동안 3명이 자살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군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하고 나면, 조치가 하달됩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참으로 어처구니없습니다.”

—예를 든다면요.

“한번은 이등병이 군화 끈으로 화장실에서 목을 매 자살했습니다. 당시 내려진 군의 조치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그는 기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모든 장병으로부터 끈이라는 끈을 모두 압수했습니다. 여분의 군화 끈을 비롯하여 심지어, 팬티에 들어가는 고무줄이나 바지에 사용하는 혁대 등까지 한동안 압수했습니다. 이 때문에 병사들이 근무 중에 흘러내리는 바지를 추어올려야 하는 해프닝이 여기저기서 목격되었습니다. 저도 장교로 복무했지만, 정말 그런 상부 지침이 내려오는데, 간부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더군요. 이게 말이나 되나요?”

그는 잠시 생각을 한 뒤 말을 이어나갔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번은 휴가 중인 병사 서너 명이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당시 그게 자살이었는지, 음주사고였는지 잘 기억은 안 납니다만, 그 직후 내려온 상부 지시를 지금도 또렷이 기억합니다. 휴가 중이던 전 장병을 원대복귀시켰습니다. 휴가 중 사고가 발생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 때문에 휴가가 예정된 병사들도 바로 휴가가 다 잘렸고요.

이게 과연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되나요? 이건 조금의 상식만 있어도 알 수 있는 겁니다. 누구 한 명의 사례가 어떻게 모두의 사례가 될 수 있나요? 그리고 도리어 휴가를 못 간 장병들이 화가 나서 다른 사고를 일으키거나 보복성 문제를 만들 가능성이 없을까요? 생각해 보세요. 기분 좋게 휴가 나가서 집에 가던 병사는 다시 (부대로) 돌아와야 하고, 기분 좋게 휴가 나갈 마음에 들떠서 짐 꾸리던 병사는 다시 근무를 해야 하고, 이게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오는 조치입니까?”

중·소대장이 내무반에 들어가라고?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이후 군대 내 인권사고가 잇따르자 한민구 국방장관은 전군에 특별인권 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 경기도 모 부대에서 인권교육을 하고 있다.

올해 6월 전방 포병부대에서 전역한 육군 중위 김모씨도 A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모씨의 얘기다.

“사실 윤 일병 사건은 언론에서 8월 정도에 이야기가 터져 나왔습니다만 5월에 발생한 사건입니다. 이게 뒤늦게 공론화되어서 문제가 된 겁니다. 부대 사건사고 사례를 각 군에 전파하는데, 이미 5월 사건사고에 나왔던 것이고, 사례 전파를 통해 유사사고 예방하라고 나온 내용입니다. 그런데 언론에서 문제를 키우니까, 다른 조치가 상부에서 내려왔어요. 이게 저 전역 직전입니다. 조치 내용은 중대장과 소대장들이 사용하는 사무실을 없애라는 거였습니다. 병사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학교 담임선생님처럼 관리하는 중·소대장들이 사무실에만 있지 말고 병사들이 묵는 내무반으로 함께 들어가라는 게 조치였습니다. 정말 어이없는 조치였지요.”

그는 이 말을 하고 어이없는 쓴웃음을 지어 보이며 잠시 생각했다.

“중·소대장들의 사무실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게 군의 지휘체계에서는 허리와 같은 것으로 병사들과 상위 영관급 간부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사무실을 없앤다는 것은 허리를 자른다는 겁니다. 사무실이 없는 것 자체가 중대장과 소대장들의 체면을 실추시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공간이 없어지면, 병사들에게도 좋지 못합니다.

사무실은 내무실과는 독립된 공간이기 때문에 병사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익명을 보장해 주는 장소이자, 선생님과 같은 중·소대장들에게 부탁이나 고민을 상담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사무실을 없앤다니요. 참으로 누구의 발상인지 어이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이 지침이 시행되기 전에 전역했습니다만, 아직 근무 중인 후배들은 죽을 맛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중대장들이 어디 가서 면담을 해야 하는지 어디서 업무를 봐야 하는지도 애매하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병사들이 사용하는 공간에 가서 업무를 보자니 병사들의 입장도 난처하고 서로 힘들어한답니다.”

김씨의 사례도 역시 군의 비합리적인 조치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김씨는 이번에는 화제를 돌려 군에서 발생하는 자살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군에서 자살예방에 대해서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요.

“솔직히 부대관리는 대대장부터 소대장까지의 체계가 중요합니다. 제가 있던 부대는 ‘마음의 편지(과거 소원수리)’는 대대장 지시로 2주에 한 번씩 시행했습니다. 타부대에선 보통 3~4주에 한 번씩 합니다. 자주 하는 만큼 제가 데리고 있던 병사들의 상태를 파악하기 좋았습니다. 덕분에 (제 복무기간 중) 한 번도 문제가 일어난 적이 없었습니다.”

마음의 편지는 병사들이 중·소대장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이 편지로 고민에서부터 여러 내용을 소대장에게 전달할 수 있으며, 내용은 소대장만 열람할 수 있다.

—그럼 마음의 편지는 간부 재량으로 횟수를 조정할 수 있는 건가요.

“네, 그런 셈이지요. 마음의 편지 외에도 대대장이나 중대장들의 재량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관심병사들은 특별히 가족면회를 자주 시켰습니다. 제가 해당 병사의 부모에게 연락해 면회를 와달라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심리적으로 불안한 병사들은 부모를 자주 보면 마음이 안정이 될 것입니다.”

간부가 제대로 역할 하면 군내 사고 줄어

—그런 면회를 자주 시켜주는 것에 대해서 상부에서는 뭐라고 안 하던가요.

“제 상부 지휘관도 솔직히 이런 면회를 막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어차피 그 책임을 간부들이 지는 것인데, 이를 막고자 면회를 자주 하는 것이니까요.”

—그럼 당시 소대장 임의로 면회를 허락할 수 있었나요.

“물론 중·소대장들은 대대장에게 허락을 득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보고했을 때, 한 번도 거절당한 적은 없었습니다. 병사들의 상태를 잘 알고 있는 제 말을 대대장도 신뢰했기 때문에 제가 요청한 면회는 모두 허락되었습니다.”

—그럼 다른 부대에서도 이런 식으로 병사들을 관리하나요.

“부대사정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부의 재량으로 이런 면회는 얼마든지 추진이 가능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간부들이 충분히 역할을 해준다면, 군내 사고는 다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에서 자살에 대한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제 생각에는 군이 체계대로만 움직인다면,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군에선자살사고 예방교육을 분기마다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기별 신인성 검사(정신상태검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신인성 검사는 군에서도 그 신뢰도가 높을 만큼 부적응자들을 가려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검사를 통해 고위험군의 A급 병사는 별도로 관리합니다. 주로 민간인 전문상담사가 이 병사들을 관리합니다.”

—그럼 부대 인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런 고위험군 A급 병사의 등급을 낮춰 위험한 실무에 투입할 수도 있나요.

“물론 이 부분은 간부의 역량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그런 A급 병사를 투입했다가 발생할 사고의 부담이 있기 때문에 그런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봅니다.”

—이번 전방 GOP 총기사고도 고위험군의 관심병사를 실무에 투입하면서 발생한 것 아닌가요.

“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전방은 인력을 충당할 자원이 부족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A급 병사를 B급으로 등급을 낮출 이유는 없습니다.”

—정말로 등급을 낮췄을 때, 간부의 입장에서 얻는 이득은 없나요.

“(잠시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자신의 예하에 고위험군 병사가 많으면, 해당 간부의 자질을 의심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무능한 지휘관으로 다른 간부들이나 상위부서에 비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도는 있는데 실제 관리는 안 돼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과 관련해 지난 8월, 경기도 연천군의 한 포병부대를 방문한 병영문화혁신위원들이 부대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

—군에는 몇 개의 제도적 장치로 이런 병사들을 관리합니까.

“제가 기억하는 바로는 약 5개 정도의 장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마음의 편지라는 제도를 통해서 병사들의 마음을 담임선생님과 같은 소대장들이 파악합니다. 두 번째는 부사관 중에 임명된 상담 담당관이 이들을 만나서 고충을 들어주고 조치를 합니다. 세 번째는 복무 중 보장받는 신앙 활동 중에 군종장교를 만나서 고충을 털어놓을 수도 있습니다. 네 번째로는 민간인 전문상담사의 방문과 상담이 있습니다. 민간인 전문상담사들은 특정부대에서 요청하는 즉시 해당 부대로 찾아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병사를 만나서 면담을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합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반기별로 시행하는 신인성 검사입니다. 이 검사로 장병들의 심리상태를 파악합니다. 따라서 군에서는 충분히 자살을 막을 장치들이 있는 셈입니다.”

—부사관 중에 임명된 상담 담당관은 뭡니까.

“전문상담사로부터 교육을 받은 부사관을 해당 부대에서 상담사로 정해놓고 병사들의 상담을 도맡아서 하는 겁니다.”

위 다섯 가지 안전장치를 언급하며 비교적 군의 자살예방 프로그램은 완전하다는 주장을 한 예비역 육군 중위 김씨의 발언과는 상반되는 주장을 공군 예비역 장교 A씨는 기자에게 말했다. 그는 위 다섯 가지 안전장치가 도리어 다섯 개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며 입을 열었다.

“저 다섯 가지의 절차를 거치는 동안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고위험군의 장병이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경우는 없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곧바로 의사를 만나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나 실무에서 지속적으로 근무를 하는 장병들은 간단한 약물조치로도 크게 심리적인 안정을 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복무하는 동안 약물치료나 병원에 가라는 지시를 내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심리상담 등의 제도가 잘 갖춰졌다는 미군은 어떨까. 한국에 주둔했던 미 공군 중사 루이스 로드리게스 씨는 미군의 자살통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미군은 자살에 대한 개입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먼저 자살 위험군으로 구분되면 친구, 지휘관, 교관 등이 해당 장병을 도와줍니다. 만약 해당 장병이 자신의 상황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를 원한다면, 가장 흔한 처방은 종교 활동의 권유입니다. 그러나 동료들이 할 수 있는 범위는 여기까지입니다. 전문적인 처방을 위해서는 반드시 군 병원에서 정확한 정신상태를 조사해야 합니다. 이 결과에 따라 전문의와의 상담 및 치료방법을 모색합니다. 이 과정에서 약물처방을 합니다. 이러한 조치와 함께, 동료들은 자살 위험군 병사를 일일 동행한다거나 숙소방문과 같은 활동으로 심적으로 안정시켜 줍니다.

모든 장병은 의무적으로 매년 자살 관련 교육을 한 차례 받습니다. 주요내용은 어떻게 우울증과 잠재적 자살 장병의 징후를 파악하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 미군에서는 전우 모두와 함께 간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군의 어이없는 땜질 대응

본명 공개에 동의한 이경석(24)씨는 공군 712기로 올해 2월 전역한 예비역 병장이다. 그는 군 복무 중 자살예방 교육을 단 두 번 받았다고 했다. 훈련소에서와 소속부대에서 받은 예방교육 각 1회씩이 전부다. 이마저도 내용을 형식적으로 알려주는 것에 지나지 않아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기 어렵다고 했다. 이씨의 주장대로라면, 해당 부대에서는 간부들이 형식적으로 자살예방교육을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영내 폭행사례와 관리체계가 어떠하냐는 질문에 이경석씨는 다음과 같이 서면으로 답을 해왔다.

‘공군은 타군에 비해 시설과 환경이 나은 편이지만, 아직도 영내폭행은 있다. 과거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뺨 때리기와 정강이 발로 차기 등을 한다. 이런 직접적인 구타 외에 간접적으로 괴롭히기도 한다. 간접적인 괴롭힘의 예로는 특정병사의 텔레비전 시청을 다른 병사들이 가로막는 경우를 들 수 있다. 텔레비전 자유 시청은 모든 병사에게 부여된 권한이다. 또는 사지방(사이버 지식인방)이라고 불리는 군내 컴퓨터실에 출입을 못 하게 한다. 이런 간접적인 괴롭힘과 구타는 주로 이병과 물일병(갓 진급한 일병)들 그리고 관심병사에게 행해진다.’

이 외에도 그는 간부들이 관심병사나 마음에 들지 않는 병사들을 간접적인 방법으로 괴롭힌다고 했다. 예를 들어 특정 병사에게 일부러 벌점을 주어 병사의 휴가일수를 자른다거나, 대다수의 병사가 기피하는 사역, 제초작업에 해당 병사를 집중적으로 부르는 식이다.

2013년 8월에 전역한 상근예비역 유주현씨에 따르면, 관심병사가 도리어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이런 관심병사라는 것이 보호관찰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다른 병사들에게는 표적으로 해석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한번 관심병사로 낙인찍힌 대상은 해당 병사의 상태가 호전되어도 전역 때까지 공격의 표적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심병사는 공공의 먹잇감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고 덧붙였다.

올해 8월에 전역한 공군 719기 예비역 병장 김현성(23)씨에 따르면, 군에서 폭력사건은 대부분 감추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군 생활 중 자신을 괴롭히는 선임을 신고한 적이 있는데, 자신과 해당 선임을 간부(부사관 상담 담당자)가 불러 앉혀놓고는 상호간의 의리 등을 이유로 대충 무마했다고 했다. 실질적인 개선이나 조치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동기내무반이라는 발상부터가 문제

국방부는 병영 개선의 일환으로 동기내무반 지침을 예하부대에 하달해 시행 중이다. 동기내무반은 같은 기수의 병사들이 생활하도록 구성한 내무반이다. 그럼으로써 군 서열에서 생기는 구타와 사고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2013년 7월에 전역한 육군 예비역 병장 이장원씨는 동기내무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같은 기수의 병사들이 생활하는 내무반일지라도,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서열이 생긴다. 서열이 낮다고 인식되는 병사들은 다른 동기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는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이런 병사들이 아마도 자살을 결심하는 병사들일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전방 총기사고의 범인인 임 병장도 주변으로부터 상급자 직위를 인정받지 못한 것이 주요한 범죄의 요인으로 밝혀진 바 있다.

공군 예비역 병장 김현성씨도 비슷한 말을 했다. 동기내무반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군에 배치된 모든 기수별 내무반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기에는 내무반 수가 부족하다. 인원이 적은 기수는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을 쓰게 되고, 숫자가 많은 기수는 반대다. 새로운 불합리다.

기자는 과거 오산 미군기지에서 생활하는 미 공군 이등병의 방을 방문해 본 적이 있는데, 한국군과는 달리 독립적인 1인 1실의 방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런 형태의 방을 스위트(suite)룸이라고 부른다. 방은 각자 쓰지만 거실과 화장실 등은 공동 사용한다. 미국의 대학 기숙사에서 많이 사용하는 형태이다. 각 방의 문도 가정집 대문처럼 잠그고 생활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다른 계급의 인원을 만나서 구타 및 성추행을 받지 않음은 물론 독서와 같은 개인 생활을 보장받을 수도 있다. 징병제인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예산 등의 문제로 이런 내무반의 적용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으나, 참고해 볼 만한 방안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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