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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터뷰] 자식 잃은 한국과 미국의 아버지 미국인들에게 들어 보는 자식 잃은 아버지들의 이야기

10 2014 MAGAZINE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복수와 응징을 말하는 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와
평화와 용서를 말하는 故 마이클 브라운의 아버지

⊙ 웨이스버그 “항상 이슈 주변에는 이슈를 중심으로 이익을 보려는 자들이 있다”
⊙ 게이너 “세월호 사고는 관련자들이 모두 잡혀, 한국의 정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준 사례”

故 마이클 브라운의 아버지 마이클 브라운 시니어가 장례식에서 아들의 관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씨의 단식투쟁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세월호 사고로 딸을 잃은 아버지다. 아버지가 자식을 잃었을 때의 느낌은 아마도 하늘이 무너지듯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놓고 46일간의 단식투쟁을 이어가다 지난 8월 28일 주변의 만류로 중단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평소 돌보지도 않던 자식의 죽음을 정치에 악용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 자식을 잃은 아버지가 있다. 그의 이름은 마이클 브라운 시니어(Michael Brown Senior)다. 그에게는 18살 난 아들, 마이클 브라운(Michael Brown)이 있었다. 그는 아들을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자신과 똑같은 이름을 아들에게 물려주었다. 미국에서는 자식에게 아버지가 자신과 같은 이름을 물려주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번 사건의 희생자인 마이클 브라운은 세월호의 희생자들과 나이가 비슷하다.

마이클 브라운의 아버지는 ‘억울한 사건’으로 자식을 잃었다. 미국 미주리 주의 퍼거슨이라는 곳에서 사건이 벌어져, 이른바 퍼거슨 사건(Ferguson incident)으로 불린다. 이 사건은 과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했던 로드니킹의 사건과 유사하다. 백인 경찰이 범죄를 저지른 흑인을 과잉진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는 사건이다. 지난 1991년에 발생했던 로드니킹 사건은 과속운전을 한 흑인 로드니킹을 다수의 백인 경찰관들이 폭행한 사건이다. 해당 사건에서 폭행을 행사한 백인 경찰관들이 법정에서 무죄로 풀려나자 흑인폭동으로까지 번져, LA의 코리아타운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번 사건은 백인 경찰관 대런 윌슨 (Darren Wilson)이 절도가 의심되는 18살 소년 마이클 브라운을 총으로 쐈다. 브라운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당시 마이클 브라운은 비무장 상태였다. 절도에 대한 심증만 있을 뿐, 물증도 없는 상태였다. 이를 두고 미국에서는 엄연한 경찰의 과잉진압이자 인종차별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 내 여론의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해 기자는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전화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해 보았다. 인터뷰는 거주지, 인종, 성별, 나이가 각기 다른 3명과 이루어졌다.

“미국엔 정의가 살아 있지 않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거주하는 18살 흑인여성 레베카 게이너(Rebecca Gainer·예비대학생) 씨는 이번 사건의 희생자인 마이클 브라운과 동갑이다. 다음은 그녀와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마이클 브라운 사건에 대해서 흑인사회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번 사건은 다시 한 번 미국 내 정의의 붕괴(Broken Justice)를 되짚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건에서 총을 쏜 백인 경찰은 분명 무죄나 가벼운 형벌만이 집행될 것입니다. 현재 해당 경찰을 체포하지도 않았습니다.(강한 어조) 이는 과거 유사 사건의 전례를 다시 밟는 일입니다.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정의(justice)를 외면할 것인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나를 비롯한 많은 흑인들은 데모를 해서라도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어합니다.”

—이번 사건의 희생자인 마이클 브라운의 부친은 평화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더 이상 문제로 삼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한데, 일부 지역에서는 흑인들을 중심으로 폭력적인 데모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다른 반응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물론 물리적인 행동과 폭력은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무엇이라도 해야만 사회가 변하고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겠습니까? 아직도 흑인에 대한 차별을 반증하는 사건이 아닌가요?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데모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 직접 시위에 참가할 의향이 있나요.

“아닙니다. 시위와 같은 행동보다는 저는 이 사건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으로써 우리 모두가 이런 사건을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고 했는데 무슨 인식을 말하나요. 왜 분노하는 거죠.

“이것은 미국에 정의가 없음을 말합니다. 지난 여러 유사 사건에서 백인 경찰들은 항상 무죄나 가벼운 처벌에 그쳤습니다. 이는 곧 미국에서는 정의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번 사건의 책임을 누가 져야 하나요. 미국 국민들은 이번 사건을 오바마 대통령의 탓으로 보고 있나요. 그가 나선다면 정의가 바로 설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그가 어느 정도 국가에 대한 책임은 있지만, 그가 해결해야 할 사안이 아닙니다. 이것은 먼저 퍼거슨(사건발생 지역명)의 경찰들과 해당 사건에 연루된 경찰의 책임입니다.”

—미국 국민들은 이 사건을 오바마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까.

“오바마 대통령에게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 사건의 책임을 물을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연관성이 없지 않습니까? 대통령은 대통령이 해야 하는 일이 따로 있습니다. 이런 일은 그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 범인 다 잡혔는데 왜 분노하나”

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는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위해 단식투쟁 중, 병원에 누워 있다.

—혹시 한국의 세월호 참사에 대한 내용을 알고 있나요. 알고 있다면, 한국 정부의 사고 해결에 대한 과정을 지켜보았는지요. 현재 사고 희생자들의 가족들은 한국 정부와 대통령에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나요.

“나는 사실 국제뉴스를 항상 보고 있어서, 방금 당신이 말한 세월호 내용도 익히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사고 희생자들이 안타까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소한 한국에는 정의가 살아 있지 않습니까?

내가 뉴스에서 본 바로는 지금까지 세월호에 연루된 모든 피의자들이 체포되었습니다. 한 명도 빠짐없이 선장을 비롯하여 선주 등이 다 잡혔고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정의가 살아 있음을 말합니다. 범죄자를 잡았는데 왜 화를 내는지 솔직히 나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무엇이 더 남았나요? 나는 한국인들이 도대체 무엇이 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이번 사건은 세월호와는 다릅니다. 퍼거슨 사건의 문제는 총을 쏜 백인 경찰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한데, 그는 아직도 체포되지 않았습니다!(그녀는 이 부분에서 분노하며 소리쳤다.) 이것은 한국처럼 범인이 법정에 세워진 것과는 다릅니다. 이것은 곧 미국에는 정의가 없다는 것입니다.

내가 들은 바로는 일각에서 그 경찰을 도와주고 그를 법정에 세우지 않기 위한 사람들이 그에게 돈까지 기부 형식으로 주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엄연한 정의의 붕괴입니다. 정의가 붕괴되도록 돕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흑인들과 국민들은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한국인들은 화를 내나요? 당신이 살고 있는 한국은 정의가 살아 있지 않습니까? 나는 한국엔 정의가 (살아 있다는 점이) 부럽습니다.”

실제로 미국 미주리 주의 경찰청에서는 브라운을 쏜 경찰관이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고 하여, 사건발발 직후 며칠 동안 그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총을 쏜 경찰과 소속기관의 책임”

텍사스 주에 거주하는 중국계 미국인 포드 청(Ford Chung·30·대학원생) 씨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이번 퍼거슨 사건을 두고 아직까지 미국 사회에 남아 있는 인종문제에 불을 지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보나요. 정부기관의 최고지도자인 오바마 대통령에게 잘못이 있다고 보나요. 아니면 공권력 관리를 소홀히 한 미국 정부의 잘못입니까.

“이것은 미국 정부도 오바마 대통령의 잘못도 아닙니다. 연계성이 전혀 없습니다. 이것은 총을 쏜 경찰과 그 경찰이 소속된 기관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명의 경찰이, 하나의 사건에서 취한 행동이 어떻게 오바마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생각할 수 있나요?”

그러면서 그는 이 사건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서 답을 이어 나갔다.

“이번 사건의 전말은 시간이 지나 더 면밀히 분석하여야 할 여지가 분명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희생자인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관을 향해서 위협적으로 접근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사건을 더 조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통해서 공권력이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사회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공권력의 힘이 보장되어야만 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를 예로 들었다.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는 2013년 4월에 개최한 마라톤 행사에서 발생했다. 범인은 압력솥에 금속파편을 넣은 폭탄을 만들어 폭파시켰다.

“당시 테러 직후 미국 중앙정부는 보스턴 시 전체를 특별수사 지역으로 선포하고 모든 사람들을 집 안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모든 경찰병력은 영장 없이 보스턴 시내의 모든 집을 직접 방문하여 수사했습니다. 공권력의 보장은 민주주의의 영위와 국민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바로서야 합니다.”

—한국이었다면, 그런 경찰의 가정방문은 ‘인권을 침해했다’ ‘개인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했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인권과 개인의 자유는 국가가 보장해 주는 것이고 국가의 공권력이 붕괴되면 보장될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 당시 경찰의 가정방문과 수사에 불만을 제기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브라운 씨의 아버지는 시위와 싸움을 택하는 대신, 평화와 용서를 말했습니다. 왜 그랬다고 생각합니까.

“그는 이것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로 하여금, 더 많은 경찰과 더 많은 시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을 알고, 이런 싸움에 종지부를 찍으려고 한 것입니다. 그의 그런 평화와 용서는 현명한 판단입니다.”

“언론에서 부각하는 내용의 이면을 볼 수 있어야”

미국 뉴저지 주에 거주하는 백인 언론인 마이크 웨이스버그(Mike Weissberg) 씨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보나요.

“이 사건은 현재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만으로는 판단하기가 모호한 면이 많습니다. 현재 언론과 대중은 이번 사건이 백인과 흑인 간의 문제인 것처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건의 실제상황이 어땠는지는 사건의 당사자만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기자에게 하나의 예를 들어 주었다.

“제 지인 중에는 뉴욕시에서 경찰관(NYPD)으로 일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경찰관 친구가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면서 ‘너라면 어땠겠냐?’고 저에게 묻더군요. 그 경찰 친구는 깊은 밤 홀로 뉴욕시 빈민가를 순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정체불명의 고함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경찰 친구는 곧바로 비명소리가 들리는 쪽을 향해 가는데, 멀리서 누군가가 손에 물건을 흔들며 경찰에게 다가왔습니다.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손가락보다 길게 튀어나온 2인치정도 두께의 검은 물체였답니다. 당시 가로등이 한 개밖에 없어서 도무지 그가 손에 든 물건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는 그 물체가 총이나 칼과 같은 흉기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경찰에게 중얼거리면서 다가오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경찰은 허리에 차고 있던 권총을 반사적으로 꺼내 들고 그 사람에게 멈추라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그 사람은 계속 손에 든 검은 물체를 흔들면서 다가왔습니다. 경찰이 만약 그 순간 훈련받은 대로 행동했다면, 그가 더 이상의 공격의지를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를 향해 총을 발포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그가 가로등에 가까워졌고, 그가 무슨 물체를 흔들고 있는지, 그가 누구인지 식별할 수 있었답니다. 그는 노숙자였고, 그가 흔들던 것은 칫솔이었습니다.

만약 경찰인 제 친구가 그 당시 총을 발포했다면 어땠을까요? 미국 경찰은 누군가로부터 신변을 위협받으면 즉각 발포하여 제압하도록 훈련받고 있습니다. 그 경찰이 만약 그 매뉴얼대로 발포했다면 어땠을까요? 이런 짧은 순간에 경찰은 즉각적인 판단을 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그 경찰이 그 순간에 ‘내가 지금 총을 쏘면, 내일 아침 신문기사에 뭐라고 나올까,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와 같은 생각은 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당시에 총을 발포했다면, 아마도 다음 날 신문에는 ‘경찰, 비무장 상태의 사람에게 총을 쏘다’ 혹은 ‘뉴욕경찰, 칫솔을 든 무고한 시민을 죽였다’ 등과 같은 헤드라인을 달았을 겁니다.”

그는 다시 이번 마이클 브라운 사건으로 화제를 돌리며 말을 이어 나갔다.

“사람들은 언론에서 보도하는 내용이 전부인 양 믿습니다. 저도 언론계에 있지만, 언론에서 부각하는 내용의 이면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어떤 이슈가 생기면, 그 이슈를 중심으로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들곤 합니다. 이번 사건도 빈민지역에 종사하는 다수의 백인경찰들은 이런 부류의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러면 당연히 해당지역의 사람들은 물론, 지역주변의 다른 빈민가에서도 이 사건을 빌미로 자신들의 인권보장이나 인종차별과 같은 문제를 더 부각시켜 반사이익을 보려고 할 것입니다. 이것은 백인경찰과 관계된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쪽이든지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문제를 만들려고 합니다.”

“브라운 아버지의 제스처는 미국 사회의 더 큰 희생을 막는 판단”

2014년 9월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 일부와 통합진보당원 등 100여명이 천막과 파라솔들을 펼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답을 이어 나갔다.

“세월호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월호도 분명 이 사건을 토대로 이익을 취하려는 집단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이슈의 본질은 점차 흐려지고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것은 이번 미국의 브라운 사건이 본래 경찰이 절도범을 제압하는 단순한 사건임에도 인종문제로 치닫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실제 세월호 참사에서도 사고 초반에는 안전의식을 고취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그러면서 안일한 안전지침과 해경의 태도를 관피아적 행태로 꼬집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초반에 거론된 이런 안전 개선의 의지와는 달리, 현재 세월호 희생자들의 특별법 제정으로 쟁점이 바뀌었다.

—브라운 아버지가 말하는 용서와 평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다행스럽게도 그 아버지는 현명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아들의 희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을 통해 이익을 취하려는 양쪽 진영에서, 더 많은 희생이 뒤따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그 아버지는 슬프지만, 모두를 위하는 결심을 내렸고, 불이 붙은 양쪽 진영의 분위기가 수그러들었습니다.”

웨이스버그 씨도 청 씨가 했던 말처럼, 브라운의 아버지가 내린 결심은 미국 사회를 위해서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는 맥락과 같았다. 브라운의 아버지가 취한 평화와 용서의 제스처는 미국 사회에 더 큰 희생을 막는 중요한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마이클 브라운의 아버지처럼 평화와 용서의 의지를 가진 아버지는 한국에도 있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자식을 잃은 고 정차웅 군의 아버지 정윤창씨다. 정씨는 당시 장례에 들어가는 비용이 모두 국고로 충당된다 하여 국고 낭비를 막고자 가장 싼 장례용품으로 아들의 장례를 치렀다. 정씨는 도리어 국민들에게 세월호 희생자들을 지원해 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기도 했다. 고 정차웅 군은 세월호 침몰현장에서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도 친구에게 벗어 주고, 물에 빠진 친구를 구조하려다 목숨을 잃었다.

자식을 잃은 아픔을 누가 대신할 수도 없고, 자식을 잃지 않은 사람이 그 아픔을 다 헤아리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자식을 잃은 사람들의 아픔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누구의 죽음이 더 값지고, 누구의 죽음은 덜 값지던가. 그럼에도 자식을 잃은 아버지들이 스스로의 아픔을 극복하는 방법은 천양지차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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