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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랜드로버와 전투기 F-35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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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시스루후드의 개념도. 출처:랜드로버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자동차에 적용된 항공기의 기술
자동차에는 수많은 신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다수의 첨단기술이라고 불리는 기술들은 항공기에서 가져온 것이 많다. 지금은 대중교통으로 사용되는 대형 버스에까지 사용될 정도로 흔한 기술이 되어버린 ABS(Anti-lock Braking System, 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는 본래 항공기에서 가져온 기술이었다. ABS는 항공기들이 날씨에 따라 다른 활주로 노면상태에 안전하게 착륙을 하고자, 만든 기술이었다. 비나 눈이 온 뒤, 활주로에서 항공기의 브레이크가 잠기면(lock) 비행기가 미끄러지고 이는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런데 자동차에서도 항공기의 착륙상황과 같은 일이 발생했다. 자동차의 브레이크가 락(lock)이 된다는 것은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로 고정이 되어 자동차가 미끄러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이때 주변에 다른 차와 충돌한다면 2차사고까지 유발할 수도 있었다. 이 때문에 이를 방지하고자 항공기의 첨단기술인 ABS를 자동차에도 적용하기에 이르렀다. ABS는 노면과 접촉 중인 자동차의 바퀴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브레이크가 빠른 속도로 브레이크를 ‘잡았다 놓았다’를 반복한다. 마치 피아노의 ‘스타카토’(staccato) 연주처럼 빠르게 끊어서 밟아줌으로서 브레이크가 한 번에 잠기는 것을 막아주고 안전하게 정차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항공기의 기술이 자동차에 적용된 사례는 ABS 외에도 자동차 와이퍼, HUD (Head-up display, 헤드업디스플레이)를 포함하여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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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35의 조종사 헬멧, 출처: 락히드마틴
랜드로버의 시스루 후드
최근 영국의 명차로 잘 알려진 랜드로버(Land Rover)에서 공개한 차가 흥미롭다. 랜드로버는 이른바 ‘시스루 후드’(see-through hood) 혹은 ‘투명한 후드’(transparent hood)라는 기능을 장착한 컨셉카(concept car)를 공개했다. 패션잡지에서나 나올법한 시스루 패션을 연상케 하는 이 기능은 말 그대로 자동차도 사람의 시스루 옷처럼 안이 보이는 것이다. 정확이 말하자면 자동차의 엔진덮개부 아래 지면이 보인다. 이 기능이 적용된 모델은 디스커버리 비전 컨셉트 (Discovery vision concept)이다. 해당 차량은 2014년 뉴욕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여 해당 기능을 공개했다.
그럼 이 시스루 기능의 용도는 무엇일까. 랜드로버는 SUV를 전문으로 만드는 브랜드이다. 이미 자동차 업계에서는 대적할 상대가 없을 정도로 험로주파에서는 최고라고 인정받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에서는 “탱크는 없어도 랜드로버는 있어야 한다.” “전쟁이 나도 랜드로버만 있다면 문제없다” 등 랜드로버의 뛰어난 험로주파 능력을 칭찬하는 말은 수도 없이 많다. 실제 랜드로버의 영상을 유투브 등에서 검색해보면, 도심지의 계단, 깊은 산골의 계곡, 사막의 모래언덕 등을 곡예 하듯이 오르내린다. 이렇게 험로주행을 염두에 둔 랜드로버는 항상 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방법을 모색해왔다. 그동안 다년간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통해 운전자에게 보다 쉽게 험로를 주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던 중 운전자가 험로를 주행하는 중에는, 자신의 차량 아래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즉 험로를 주파하는 중 자신의 자동차 바퀴가 어디쯤에 있는지, 내가 주행 중인 지면의 상태가 어떤지를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일반적인 도로와는 달리 험로(險路)에서는 한 번의 잘못된 조작이 자동차와 운전자를 낭떠러지로 떨어트리거나, 빠져나오기 어려운 웅덩이에 자동차가 갇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흔히 ‘오프로드(offroad) 주행’이라고 하는 이러한 주행조건에서는 노면의 상태를 운전자가 제대로 인지하고 있어야만 더 안전하게 주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운전석에 앉아서는 도무지 자동차 아래 지면이 어떤 상황인지 알 수가 없다. 커다란 자동차의 몸집에 가려 바퀴 쪽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랜드로버는 시스루 후드 기능을 개발했다. 이는 차량의 하부공간과 전면부 그릴에 카메라를 장착하여, 실시간으로 지면의 영상을 찍고 그 영상의 모습을 헤드업디스플레이를 통해 자동차 전면유리창에 보여주게 된다. 이 기술이 랜드로버가 SUV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초로 선보인 것이지만, 국방산업에서는 이미 존재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한국이 차세대 전투기로 선정한 F-35에 탑재되어 있다.
F-35가 시스루 장비의 원조
전투기는 공중에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적기를 빨리 포착해야만 한다. 최근 공중전의 양상은 예전처럼 근접전 위주의 도그파이트(dog fight)와는 다르다. 최근에는 “먼저 보는 자가 먼저 죽인다.” (See-First, Kill-First)라는 개념이 많다. 이 때문에 파일럿이 공중에서 3차원 공간의 하늘을 면밀히 탐색할 수 있어야 한다.
F-35가 본래 이 ‘시스루'(see-through) 기술의 선구자라고 볼 수 있다. F-35 전투기는 동체 표면에 여러 대의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다. 이 카메라는 파일럿에게 실시간으로 주변 영상을 찍어 보내준다. 이 영상이 파일럿이 착용하고 있는 헬멧의 바이저(Visor, 일종의 고글)에 나타난다. 파일럿이 고개를 돌리는 방향마다 고개를 돌린 방향에 있는 카메라가 찍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는 것이다.
이 때문에, F-35의 파일럿은 마치 공중에 자신의 몸만 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자신이 F-35 전투기의 콕핏(Cockpit, 조종석)에 앉아서 조종석 아래를 바라보면 어떨까. 일반적인 전투기라면 그냥 조종석의 실내 바닥이 보이겠지만, F-35의 조종사는 자신이 타고 있는 전투기 아래에 있는 하늘이 보인다. 뒤를 돌아보면 마찬가지로 자신의 전투기 뒤를 꿰뚫어볼 수 있다. 즉 어디를 쳐다보든지 해당 위치에 장착된 카메라가 조종사의 헬멧으로 영상을 보내주게 된다. 조종사는 공중에 있는 동안은 360도 어디를 보던지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 마치 조종사의 눈이 자신이 타고 있는 전투기는 투시해서 볼 수 있는 셈이다.
이 기능이 조종사에게 먼저 적을 포착하는데 유리하다. 특히 자신의 전투기 아래나 뒤에 숨어있던 적을 포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전투기들은 적기에게 자신의 위치를 기만하고자 상대방 전투기의 아래나 뒤에 숨어 있기도 한다. 일종의 사각지대에 숨는 것이다. 그러나 F-35에겐 사각지대란 있을 수 없다. 언제 어디서나 F-35 주변에 적을 포착할 수 있는 셈이다. 해당기술은 F-35 라이트닝 전투기의 제작사, 락히드마틴(Lockheedmartin)에서는 DAS (Distributed Aperture System, 분산형개구장비)라고 부른다.
이렇듯 첨단 스텔스 전투기의 기술이 자동차에도 도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나아가 또 어떤 기능들이 새로 적용될지 궁금하다. 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 비전 컨셉카는 컨셉카이기에 아직 시스루 후드가 장착된 모델이 판매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해당기술이 실제 랜드로버의 양산차량에 적용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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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시스루후드를 통해서 후드아래 지면이 보인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4-07-18 오전 9:34:00   |  수정일 : 2014-07-2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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