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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상용화와 해결과제

11 2014 MAGAZINE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 많아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지난해 11월 서유럽을 순방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 블로뉴 빌랑쿠르에 위치한 르노전기차 센터(Centre Renaout Z.E)를 찾아 카를로스 곤(왼쪽, Carlos Ghosn) 르노그룹 회장, 펠러 랭(왼쪽 두 번째, Fleur Pellerin) 프랑스 중소기업혁신정보통신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반석(오른쪽) LG화학 부회장으로부터 르노 전기차의 현황 및 르노·LG화학 간 배터리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조의 일환으로 2020년까지 전기차 보급 100만대를 목표로 설정했다. 정부의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가 이 목표 달성을 위해 뛰고 있다. 2011, 2012년도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등록대수 통계자료를 보면 그린카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상승 중이다.

이런 추세는 한국뿐 아니라 유럽도 똑같다. 유럽의 그린카 시장점유율 지표를 잘 보여주는 ICCT(국제청정운송수단회의)의 2013년도 포켓북데이터에서도 유럽의 그린카 시장점유율은 국내처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휘발유차(가솔린 차량)의 시장점유율은 유럽과 한국 모두에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직은 그린카의 시장점유율이 한 자리 수(국내는 1% 미만)에 불과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이 비율이 상승한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BMW의 전기차 i3.

이미 국내에서는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GM대우를 비롯해 BMW와 일본의 닛산 등이 전기차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실제 2014년 6월 기준으로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버스 제외)는 국산과 외산을 합쳐 약 6종이다. 이 중 닛산의 전기차 리프(Leaf)는 제주도에만 먼저 출시된 상황이며, 차츰 다른 지역에서도 판매를 준비 중이다. 한국은 제주도가 전기차 도입을 적극 지원하고 있어, 전기차 인프라 구축이 다른 지역보다 빠른 편이다. 마치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州)처럼 전기차가 다니기에 좋은 지역으로 특성화 중이다. 미국의 캘리포니아는 다른 주보다 먼저 전기차 도입 및 인프라를 확충한 바 있다.

전기차가 이렇게 출시되고는 있지만, 막상 전기차를 접해 본 사람은 많지 않다. 더욱이 전기차가 출시되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도 많다. 앞서 언급한 정부의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보급계획에 따라 공공기관에서 먼저 전기차를 도입하고 있다. 이 계획대로라면 전기차가 차세대 운송수단으로서 국내 자동차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다. 이런 정부의 전략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도 최근 2020년까지 전기차 500만대를 목표로 세운 바 있다.

차를 타고 주행거리 계기판만 보게 돼

처음 마차(馬車)에서 내연기관(화석연료를 태우는 엔진)이 탑재된 자동차들이 보급될 때처럼 인프라 구성은 불가피하다. 그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충전소이다. 이 충전소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의 주유소와 같은 것이다. 일반 자동차는 휘발유나 경유를 자동차에 주유해야 한다. 이처럼 전기차에도 전기를 충전해 줘야만 한다.

이 때문에 전기차 충전소 확충이 시급하다. 그런데 전국에 설치된 전기 충전소는, 충전인프라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총 177개소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관공서 위주이며, 관공서에 설치된 충전소는 공무에 이용하는 전기차 전용 충전소이다. 이런 관공서의 충전소는 일부만 일반인 사용도 가능하도록 개방되어 있다. 이렇듯 전기차 운용에 필수적인 충전소 확충도 되지 않아 전기차 오너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크다.

전기차는 1회 완충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차종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보통 100km 내외이다. 이는 일반 가솔린이나 디젤 차량에 비하면 상당히 짧은 거리이다. 보통 일반 중형차의 연료탱크 크기를 60L로 잡고 L당 10km 주행으로 보아도 600km라는 주행거리가 나온다. 즉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주행거리는 짧은데 충전소의 수가 적으니 오너 입장에서는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기자가 BMW의 전기차 i3로 주행하면서도 이런 느낌을 받았다. 계기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남은 주행거리를 나타내는 게이지(gauge·표시기)였다. 주행거리가 조금씩 줄어들 때마다 오금이 저렸다. 그리고 불안감이 들 때마다 틀고 있던 전자장비를 하나씩 끌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기자가 탔던 i3 전기차의 경우 에어컨을 끄거나 여타 전자장비를 끄면 주행거리가 늘어났다. 주행모드 중 Eco Pro Plus 모드를 누르면 사용 중이던 에어컨이 꺼지고 주행거리가 늘어났다.

전기차 충전방식도 제각각

BMW i3를 충전하는 모습.

전기차의 보급을 위해서는 전기차 표준이 필요하다. 이미 전기차의 충전방식이 국제전기표준회의(IEC)를 통해서 ‘IEC 62196’이라는 방식으로 표준화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제작사들은 통일되지 않은 전기차 충전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는 지역별 자동차 기업들의 보이지 않는, 국제표준을 위한 암투(暗鬪)가 있다.

현재 구도는 일본 대 서구권인 미국과 유럽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은 차데모(CHAdeMO)라고 불리는 완속과 급속을 분리하는 충전방식을 채택했고, 유럽과 미국은 완속과 급속을 통합하는 DC콤보와 AC3상 방식을 채택했다. 이 때문에 현재 국내 유통되는 전기차들은 제작사마다 다른 충전형태를 띠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레이EV와 쏘울EV는 일본의 차데모 방식을, 르노삼성의 SM3 Z.E.는 AC3상을, GM대우의 스파크 EV와 BMW i3는 DC콤보를 장착했다.

한국기술표준원 기계소재건설표준과의 민승기 사무관에 따르면, 국제표준의 방식인 IEC 62196에 해당되는 IEC 62196-2가 AC3상 방식이며, IEC 62196-3이 DC콤보 방식이라고 한다. 차데모는 일본에서 독자 개발한 기술이며 국제표준기술이 아니다. 정부는 현재 위 3가지 기술 모두를 국가표준으로 정하고 인프라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환경부 전기차 관련 부서의 이현민 주무관에 따르면 국내에 유통되는 전기차들은, 자동차 메이커마다 다른 충전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서, 3가지 방식을 모두 표준방식으로 채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다른 차량의 충전형태를 통합하기 위한 개조비용도 별도로 국가에서 지원해 준다고 말했다.

전기차 메이커마다 충전방식이 다른 것도 문제지만, 충전소의 충전기가 다른 것도 문제다.

충전소의 충전기 방식이 다르다면, 충전소를 찾았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현재 충전인프라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충전기(충전설비)를 제작하는 업체도 16개 회사에 달한다. 충전기 제작업체마다 입력전압과 출력전압 및 전류 그리고 정격용량이 다르다.

가정용 충전기는 전기요금 폭탄?

BMW의 단자형 충전기 월박스(Wall box).

이렇듯 충전소 없이 전기차를 충전하는 차선책은 바로 가정용 충전기이다. 보통 전기차를 구매하면 가정용 충전기를 차량과 함께 제공한다. 이 가정용 충전기를 사용해서 전기차를 충전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정용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일반 충전소의 충전기보다 전력의 출력이 낮아 오랜 시간이 걸린다. 각 자동차 메이커마다 차이는 있으나 완전 충전(완충)을 하는 데까지 충전소에 비해 보통은 2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설사 충전을 했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바로 요금이다.

전기차 한 대를 일반가정의 220V 콘센트에서 충전할 경우 일반적인 가전제품에 비하면 많은 전기료를 내야 한다. 기아자동차에 따르면 전기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경부하 시기에 충전을 하면 장기적으로는 일반차량의 유류비보다 저렴하다고 한다. 아직 전기차 인프라 구축이 안 된 상태에서 자동차 메이커의 일방적인 계산을 100% 신뢰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가정마다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BMW의 경우 가정용 충전기 월박스(Wall box, 단자함 형태의 충전장치)를 설치할 경우 별도의 비용을 자동차 가격 외에 내야 한다. 해당 단자는 지하주차장 기둥 등에 설치가 가능하다. 금전적인 부담을 줄이고자 설치비를 리스 형태로 분할 지급하도록 한다고 BMW는 말했다.

전기차 사고 시 현장구조 지침, 국내에는 아직 없어

전기차에 의한 교통사고가 날 경우, 일반 자동차와는 다른 인명구조 절차가 필요하다. 전기차는 고압전류가 차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구조자가 바로 구조에 착수할 경우 감전의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을 병행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 보급 이후, 미국에서는 소방업계 종사자들에게 하이브리드 차량 사고 시 구조지침을 별도로 하달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이런 지침은 있다. 소방방재청의 구조과 담당자 박모씨에 따르면, 재난현장 표준작전 절차를 보면 하이브리드 차량의 구조 시 별도의 지침이 소방업계에 하달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에는 전기차 구조지침에 대한 내용이 없다. 미국은 미국화재방지협회(NFPA)와 미국고속도로안전협회(NHTSA)를 통해서 전기차 현장구조지침을 배포했다. 해당 내용은 소방업계 종사자 외에도 일반인과 학생들에게도 교육 차원으로 배포되었다. 해당 내용을 보면 구조자가 전기차 사고현장에 도달 후 가장 먼저, 차량의 전력을 차단하라는 지침이 적혀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는 그 역학구조상 유사점이 있으나 많은 부분 다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별도의 지침 마련이 시급하다.

보행자 안전, 전기차 강제소음 의무화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전기차에 강제소음을 발생시키라는 법이 제정되었다. 이는 전기차가 일반 자동차와는 달리 전기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차량 운행 시 소음이 없다. 차량의 소음이 없어서 보행자와 시각장애인은 전기자동차의 접근을 알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2011년에 전기차 강제소음 의무화법을 제정했고, 유럽에서는 올해 4월에 해당 법을 제정했다. 저속에서 소음이 적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포함한 전기차는 강제적인 소리를 내는 장비를 탑재해야만 한다.

국내에서는 이런 전기차의 강제소음 의무화법에 대한 추진이 미비하다. 실제로 기자가 전기차를 시승하는 동안, 골목길에서 마주한 보행자들은 기자의 전기차가 다가옴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기자는 보행자들이 많은 곳에서는 매번 경적을 울려야만 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를 대비해서 2017년까지 발전설비를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나, 아직까지는 국내에 있는 전력설비로 전기차의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해야 한다. 따라서 추가적인 전력발전소 건설계획이 전기차 보급계획과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전기차 보급 100만대를 위해서는 총체적인 인프라 구성을 재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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