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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이내에 한반도 통일된다” 미국 최고의 한반도 분석가 빅터 차 한반도 전망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 “앞으로 10년 이내에 한반도 통일”
⊙ “북한 문제는 해결책이 없는 문제덩어리”
⊙ “1995년 이후 북한에서 나타난 유일하고 중요한 변화는 장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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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Victor D. Cha) 미 CSIS 석좌연구원./ 조선DB

한국을 방문한 빅터 차(Victor D. Cha) 미 CSIS 석좌연구원을 서울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만났다. 빅터 차는 미국의 싱크탱크 CSIS의 한국석좌이자 조지타운대 교수이기도 하다. 그는 2004년 부시 정권에서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역임했다.

이번 인터뷰의 주요주제는 이제껏 한 번도 그와 논의된 적 없는, 남한의 핵보유에 관한 것이었다.
빅터 차는 다트머스대학의 데이비드 강 교수와 함께 《북한 핵 : 포용정책에 대한 논의(Nuclear North Korea: A Debate on Engagement Strategies)》라는 책을 냈을 만큼 북핵 전문가이다. 국내 출판사는 《북핵 퍼즐》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그와의 인터뷰는 북한 이야기로 출발했다. 그는 시작부터 북한의 불안한 리더십을 말하며, 한반도의 통일이 10년 안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 미국의 싱크탱크 스트렛포는 한반도 통일을 10년 이후로 내다봤는데요.
“현재로서 정확한 날짜나 시점을 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 현재 북한의 상황을 보면 경제상황은 좋지 못하고, 북한의 리더십도 아직 체제운영을 위해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김정은의 건강문제 등으로 볼 때,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10년이라는 기간으로 보았을 때, 저는 그보다 더 빨리 통일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정은의 건강문제를 지목했는데, 혹시 알고 있는 정보가 있나요?
“이미 널리 알려진 소식처럼 그는 건강이 좋지 못합니다.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점은 만약에 그가 통풍(Gout)을 앓고 있다고 칩시다. 그럼 이 정도의 병은 약을 먹으면 지속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최고인민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즉 이것은 그의 병이 심각하다는 방증입니다.
중병이나 다른 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주요 석상에 오랜 기간 불참하고 있는 것이지요. 한마디 덧붙이자면, 한 국가를 통치한다는 것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동반합니다. 고작 29세밖에 되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나라를 통치한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거기에 그는 애연가이자, 애주가입니다.”
북한, 도발하면 IS처럼 공격받을 수도 있다
– 김정은이 물러난다고 해서 북한이 완전히 붕괴될까요? 군부가 북한을 통치할 가능성은요?
“일단 군부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있어야 합니다. 일례로 장성택이나 김경희와 같은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미 장성택은 죽었고, 김경희는 잠적했습니다. 군부의 마땅한 리더십이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과거 미국은 1994년 클린턴 정부 아래 북한의 영변 핵 시설 공격을 추진한 바 있다. 이는 최근 《월간조선》의 인터뷰 기사, 전직 CIA 요원 마이클 리의 증언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이에 기자는 이와 유사한 질문을 던져보았다.
– 최근 미국은 IS 타도를 위해서 직접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이런 유사한 상황이 북한을 향해서도 일어날 수 있을까요?
“1994년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을 공격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군사적 제재(reinforcement) 수준의 조치를 취하려고 했을 뿐입니다. 이것은 공격(attack)과는 다른 겁니다. 그리고 이번 IS의 공격과 북한의 상황은 차이가 있습니다. IS는 테러리스트 집단에 대한 공격입니다. 그렇다 보니 북한에 적용한다는 것은 좀 맞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약에 북한이 미국을 향해서 미사일을 쏘는 도발이나 핵을 비롯한 여러 테러 공격을 감행했을 경우라면 달라집니다. 이런 경우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 그럼 북한이 명분이 될 만한 테러나 문제를 일으킨다면 공격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가요?
“물론 그럴 수 있고, 가능합니다. 현재로서는 가설일 뿐입니다. 보시다시피 이번 IS는 명확한 명분이 있지만, 현재 북한을 공격할 명분은 없습니다.”
남한 핵 보유하면, 국제사회로부터 북한과 같은 취급
<조갑제닷컴>의 조갑제 대표를 비롯한 일부 지식인들은 북한으로부터 남한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핵을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조 대표가 명분으로 제시한 인도와 파키스탄의 예, 그리고 힘의 균형 등에 관해서 빅터 차와 이야기를 나눴고, 이것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기자는 질의에 앞서 그가 미국인이기에 아마도 반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최소한 CSIS는 중립적인 기관이라는 점에서 본 사안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다.
– 일각에서는 남한도 북한처럼 핵을 보유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 생각에 이는 좋은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지난 60년간 한국은 국제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해 왔습니다. 산업적으로나 민주적으로나 단기간에 성공적인 발전을 이룩한 나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국제문제에 대해서도 모범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예를 들어 평화유지를 위한 파병,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 등 외교적으로 보여준 좋은 모습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핵 개발을 선언하는 순간, 이것은 핵확산방지조약(NPT)의 탈퇴를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좋은 이미지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빌미가 될 것입니다. 한국이 핵을 통해 얻는 이익보다 잃는 것이 더 많아져 그 가치를 상실합니다.”
예상대로 빅터 차 교수는 반대했다. 이에 기자는 남한의 핵 보유가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지 않을 충분한 정당성이 있지 않으냐고 질문을 던지려고 했다. 그러자 그는 기자가 운을 떼기도 전에 곧바로 말을 했다.
“남한이 북한과 같은 나라로 취급되고 싶어 하나요? 아니요. 제 생각에는 분명 아니라고 봅니다.”
그의 대답에서 단호함을 느꼈지만, 기자는 다시 남한의 핵무장 명분을 추궁해 보았다.
– 아시다시피 북한은 막강한 군사력을 휴전선 지역에 집중시켰음은 물론 핵무장도 했습니다. 이런 마당에 군사적 균형을 위해서 핵무장을 하자는 것이 일부 지식인들의 생각입니다.
 
“좋습니다. 남한이 핵을 보유했다고 칩시다. 그럼 남한은 북한을 향해 그 핵을 사용할 것인가요? 이 작은 한반도에서요? 이건 자살행위와 다름없습니다.”
– 핵의 사용보다는 일종의 상징인 것이지요. 북핵에 맞선 남한의 균등화(equalization)랄까요.
“그런 경우라면 이것은 선택의 문제입니다. 상징적인 의미로 남한도 핵을 보유할 것인가? 그리고 국제사회로부터 북한과 같은 취급(same category)을 받을 것인가? 아시겠지만, 북한과 파키스탄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같은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는 순간, 그 이후에 대가가 발생합니다. 제 생각에 명분이 좋지 않네요.”
통일이 되지 않는 한 미군은 주둔할 것
– 최근 미군의 용산기지 이전 및 전작권 전환과 같은 사안들이 이슈입니다. 그럼 핵무장을 제외하고 남한의 안전을 보장할 만한 안보적인 해결책은 무엇이 있나요?
“지구상에 안보에 대한 고심을 하지 않는 나라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이 경우 남한의 핵무장이 해결책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만약에 남한 사람들이 핵무장만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남한 사람들도 북한 사람들처럼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북한은 이미 핵 보유만을 위해 다른 것들을 버렸습니다. 국민의 빈곤, 국제사회의 비난과 같은 것들 말이지요. 그런 것들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핵 보유를 통해서 자신들의 안보를 공고히 하려고 한 것이 아닙니다. 북한 체제의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북한의 이런 결심은 그 체제가 망상적인 독재이기 때문입니다. 한데, 남한은 망상적 독재주의가 아니라 산업적으로나 민주적으로 성공적인 선진국입니다. 즉 남한은 북한과 엄연히 다릅니다.”
– 그럼 남한에 있어 미군 철수 이후의 대비책으로 무엇이 있다고 봅니까?
“미군은 일단 북한이 존재하는 한 철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통일 이후에 미국의 지상군은 아마도 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한미동맹을 더 나은 형태로 굳건히 유지할 것입니다. 또한 미국 공군력과 해군력은 유지될 것입니다. 한마디로 미군 부대가 한반도에서 사라진다고 해서 한미동맹이 약화된다거나, 미국이 한국을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은 한국의 안보를 내팽개치지 않습니다. 다시 핵 문제로 돌아가자면, 핵을 가지냐 마느냐, 또 미국이 철수하느냐 마느냐 라는 식의 흑백논리로 따질 문제가 아닙니다. 결국 한미동맹은 지속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한미동맹은 시작되었고, 그 중요한 관계는 지금까지 유지되어 왔는데, 왜 우리가 이것을 포기하겠습니까?”
향후 10년, 북한은 불안정할 것
– 북한의 현재 시점을 두고 가장 불안한 시기라는 관측이 많은데요.
“북한은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핵 문제도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남한과의 협상에도 관심이 없고요. 이런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본다면, 상황은 점차 악화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도 그 말에 대해 동의합니다. 북한은 지금 불안정한(precarious) 상태입니다. 아마도 지금 상황에서 북한의 향후 10년을 안정적이다 라고 말할 대북전문가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말을 과거에는 할 수 있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도 (향후 10년이 안정적이다) 못 할 것입니다.”
– 북한을 다시 설득하기 위해서 무슨 방법을 써야 할까요? 과거의 햇볕정책이나 현재 박근혜 정부의 신뢰프로세스 중 무엇이 좋은 방법인가요?
“사실 우리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습니다. 햇볕정책부터 6자회담, 1994년 프레임워크,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신뢰프로세스까지 안 해본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북을 설득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제공했습니다.
북한은 그들의 헌법에도 쓰여 있다시피, 핵을 보유해야 합니다. 그와 동시에 경제적인 지원을 받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미국과 남한은 북한에 핵을 포기한다는 조건으로 그들이 원하는 경제지원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북한은 북핵 유지와 경제지원을 요구했습니다. 이것은 협상이 아니라 심술입니다. 저는 그래서 북한과의 대화는 그리 긍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 그럼 과거 김정일 정권부터 지금까지 북한이(우리가 원하는 대로) 바뀌기는 했다고 보나요?
“글쎄요. 핵시설은 더 커졌죠.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나아진 게 없다고 봐야죠. 다만, 북한 정권이 동일하게 유지되는 동안 북한의 주민들은 변모했습니다. 북한 정부에 기댈 수만은 없는 현실이 그들 스스로 독립적인 생계유지를 위한 장마당을 만들어냈습니다.”
– 북한 주민들의 장마당 문화가 통일을 위한 수순이 될까요?
“더 나아간다면 주민들이 소극적이기보다는 보다 북한 정부의 강압적인 구속에 적극적인 저항을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이미 탈북자와 여러 관계자의 증언과 진술을 통해서 이런 저항의 요소들이 보여왔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정부는 이 장마당을 이따금씩 폐장시키기도 했지요. 그리고 이런 요소들을 잠재울 차선책으로 화폐개혁과 같은 시도를 해왔습니다.”
– 북한에서 장마당이 가진 파급효과는 크다고 봐야겠네요.
“예, 맞습니다. 1995년부터 현재까지 북한이 보여준 가장 큰 변화이자, 중요한 사안이라고 봐야 합니다.”
한국도 일본처럼 미국의 MD에 포함되어야
– 주한미군의 평택 이전이 전략적으로 좋은 방안인가요?
“우선 이런 기지 이전은 동북아에 주둔하는 미군의 군사적 체계운영의 일환입니다. 따라서 평택으로 이전을 한다고 해서 전략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문제는 없습니다.”
– 그런데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북한과의 군사적 균형에서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력을 남겨두고 이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기자는 지난번 주한미군 부사령관인 잔 마크 주아스 공군 중장과의 인터뷰에서도 이에 대해 물어본 바 있다. 당시 그는 한국형 KAMD도 미국의 MD(Missile Defense)의 일환으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비교적 긍정적인 답변을 들은 바 있다. 따라서 빅터 차도 이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 한국은 미국의 MD와는 달리 독자적인 KAMD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단 KAMD 추진은 한국의 선택입니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도 미국의 MD에 포함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이 MD는 일종의 네트워크로 구축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미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이 포함되는 것이지요. 이 시스템을 통해서 적의 미사일 궤적을 모두 추적하는 것입니다. 미사일의 발사부터 대기권 재진입 등의 전 과정을 말이지요. 이 때문에 이런 추적과 격추를 위해서는 더 많은 국가가 참여를 함으로써 더 효과적인 방어망을 구축하게 됩니다. 이것이 MD의 생리입니다. 그런데 한국이 빠지면 이런 효과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한국이 구축하는 독자적인 시스템은 (이런 미사일방어체계의 생리상) 효과적인 체계가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한국도 미국과 일본처럼 MD에 포함되는 것이 좋습니다.”
기자는 인터뷰가 있던 날 오전에 나온 MD와 관련된 뉴스에 대해 물었다.
– 미국이 현재 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고고도 방어미사일)의 한국 배치를 고려 중이라고 하는데요. 고고도 방어능력이 없는 KAMD에 득이 될까요?
“그럼요. 한국에도 당연히 득이 됩니다. 다만, 중국을 자극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푸는 것이 선결과제겠지요. 중국의 시진핑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런 THAAD와 같은 문제로 중국은 한국을 시험해 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런 중국의 행동은 결국 우리(한미동맹)를 공격하는 행위입니다.”
미국과 한국의 대북정책은 정책이 문제가 아니라 북한이 문제
– 오바마의 외교정책이 미국 내부에서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한 바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이런 비판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현재 백악관은 시기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제적으로 여러 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지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아프리카의 에볼라 바이러스, 중동의 IS, 이란의 핵 문제, 시리아 내전 등 너무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상황적으로 오바마 행정부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백악관의 입장에서는 ‘만약에(what if)’라는 조건적 가설을 만들고 외교를 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에 과거 정부가 이랬다면 어땠을까? 라는 식의 가설 말입니다. 그냥 마주한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이런 여러 가지 상황이 금방 지나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오바마가 백악관을 떠나는 순간까지 지속될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오바마 정부의 외교방식이 최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그럼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떤가요?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6자회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전까진 지속될 것입니다.”
– 이런 정책이 좋은 방법인가요?
“이것은 사실 지난 부시 행정부 때부터 사용했던 방법이지요. 부시 행정부 산하 신보수주의자(neocon)인 국방장관 존 볼턴(John Bolton)의 북핵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해체·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전략의 일환입니다. 이것을 오바마 정부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이것은 미국의 정책이 잘못되어서가 아닙니다. 남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한의 정책 문제가 아니라, 북한이 문제인 겁니다. 이렇다 보니 그 어떤 정책을 들이대도 북한에 통하질 않는 겁니다.”
– 그런데 미국은 딱히 이 CVID정책의 유지 외에는 대북 다변화를 위한 모습은 전혀 관측되지 않습니다.
“언론을 포함한 여론의 반응 때문입니다. 북한의 생리는 이렇습니다. 문제를 위한 해결이 다시 문제가 됩니다. 지금 상황을 보면 이렇습니다. ‘왜 북한하고 대화를 안 하나요? 얼른 북한과 대화를 하세요. 북한이 또 핵실험을 한다잖아요. 어떻게 좀 해봐요’라고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그럼 이런 여론에 밀려 북한과 대화를 한다고 칩시다. 그럼 다시 여론은 ‘왜 북한에 말을 거나요? 시간낭비일 뿐입니다. 북한은 대화를 통해 무언가 또 얻어내려고만 하죠. 말도 걸지 마세요’라는 여론이 형성됩니다. 그러니깐 문제를 위한 해결이 다시 문제가 되는 겁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죠. 북한에 말을 걸지 않는 동안 북한은 핵을 만듭니다. 그럼 다시 여론이 ‘저 핵을 멈춰야 한다. 어서 대화를 해라’ 그럼 미국이 대화를 합니다. 그럼 북한은 핵 중단 대가로 전력(energy)을 달라는 요구를 하죠. 그럼 북핵을 멈추기 위해 북에 전력을 제공합니다. 그럼 다시 사람들이 ‘왜 전력을 주느냐?’라는 식입니다.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제공하는 전력(해결책)이 다시 문제가 되는 셈입니다.”
– 10년 전과 비교해, 오늘날 한국에 대한 시각과 중요도가 바뀌었습니다. 일례로 CSIS 내에 한국부서를 따로 신설했습니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안보나 특정 분야를 떠나서 여러 분야에서 말입니다. 또한 오바마와 박근혜 정부는 서로에 대한 강한 신뢰를 구축하고도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을 중요하게 바라보는 이런 변화는 긍정적인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등거리 외교는 하지 말아야, 일본의 자위권 확대는 한국에도 유리
– 중국의 군사력 확장 사이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국이 처한 이 문제는 사실 동북아의 중국과 일본도 고민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현재 동북아의 세 나라, 중국, 한국, 일본은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영향력을 떨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셋의 관계를 띄어놓고서는 논의가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 나라의 상호 협조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동남아처럼 아세안(ASEAN)과 같은 협의체가 없어, 동북아의 상황은 회의적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6자회담은 동북아 국가들에는 반길 만한 기회였습니다. 상호 협의를 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물론 북한으로 인해 지속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도 이런 상황을 아시안 패러독스(Asian Paradox)라고 칭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과거 노무현 정부처럼 중국과 미국 사이의 등거리 외교를 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한국이 가진 가장 중요한 자산은 바로 한국과 미국의 안보동맹입니다. 이런 안보에 대해서 등거리 외교를 한다? 이런 자산은 다른 무언가와 균형을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국의 자산입니다. 이런 자산을 걸고 어떤 모험을 하는 것은 논리가 성립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한국의 현실이고 원래 한국이란 그런 것이라는 인식을 중국에 심어줘야 합니다. 미국은 아직도 한국을 지원하고 싶어 합니다.”
– 아베 정부의 우경화와 집단적 자위권을 일본의 숨겨진 제국주의로 봐야 할까요?
“제국주의로 봐서는 안 됩니다. 이런 우려는 매우 웃기는 겁니다. 일본의 헌법 개헌을 통한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확대해석은 한국의 안보상황을 고려했을 때 좋은 것입니다. 이것은 한일안보동맹 강화는 물론,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같은 유사시 군사대비책으로도 좋습니다. 일본의 이런 행보가 만약 다른 식민정책을 시도하는 것이라면, 중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일본의 우경화 행보가 어떻게 동북아에서 제국주의로 비치는지에 대해 이해를 못 하는 듯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기자에게 진지하게 물었다. 이에 기자는 짧게 답했다.
“정말로 어떻게 이런 일본의 태도를 제국주의의 일환으로 볼 수가 있나요? 한국 사람들은 일본이 다시 한반도를 식민지로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 일부 한국 사람들은 독도영유권 문제를 비롯해 동남아의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일본의 태도를 보면서 일본의 제국주의로 해석하고도 있습니다.
“예, 물론 그런 일(영유권 다툼)들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일본이 아시아를 다시 식민지배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독도는 한국 땅입니다. 이미 한국이 지배하고 있고 한국인이 살고 있습니다.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물론 센카쿠 문제가 좀 있고, 일본이 아직도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는 점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스스로도 행동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이 동북아에서 제대로 된 지위를 얻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명백히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사람들이 일본의 역사 문제를 가지고 일본의 안보 문제와 연결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빅터 차 교수는 앞서 한국인들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왜 제국주의의 일환으로 보는지 이해하지 못했으나, 기자와 대화를 함에 따라 차츰 이해를 하는 듯했다. 특히 센카쿠 열도 영유권 문제와 과거사 사죄 문제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더욱 그랬다.
“단지 최고의 교수가 되고 싶었다”
– 마지막으로 한국 사람들은 빅터 차라는 사람에 대해 매우 궁금해합니다. 성공한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당신을 롤모델로 삼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저의 부모님은 1950년대에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저는 초창기 미국의 재미교포 2세입니다. 저는 미국에서 태어나 뉴욕시에서 자랐습니다.
저는 콜롬비아대학에서 당시 초빙교수로 와 있던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의 수업을 들으면서 교수가 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게 아마도 1986년도였을 겁니다. 그렇게 저는 교수가 되었고 다른 욕심은 없었습니다. 단지 최고의 교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조지타운대 교수로 있으면서, 스탠퍼드대학의 교수로 있던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을 만났습니다. 그게 제가 백악관에서 일하게 된 계기입니다.
사실 많은 한국계 미국인 그리고 한국인들로부터 저처럼 좋은 대학을 나오고, 교수가 되어 백악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연락이 옵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제게 묻습니다. 어떤 계획을 세웠느냐고. 저는 아무런 계획이 없었습니다. 저는 실제로 그렇게 대답을 하곤 합니다. 저는 단지 교수가 되고 싶었을 뿐입니다. 제가 백악관에서 아시아 담당 국장으로 일하다가 다시 교직으로 돌아왔을 때, 제 주변에 많은 교수가 놀랐습니다. 그들은 제가 정부에서 계속 일을 할 줄 알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저는 제 자아를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저는 학자(scholar)입니다. 그래서 교직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등록일 : 2014-10-16 오전 9:20:00   |  수정일 : 2014-10-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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