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안보

KA-1 전술통제기 대대가 성남에서 원주로 옮긴 까닭은?

⊙ 북한의 서해 지역 도발 시, KA-1의 대응시간 기존보다 20분 더 걸려
⊙ 현재 KA-1은 북한의 공기부양정을 잡는 유일한 전력
⊙ KA-1은 전술통제기로서 전시에 아군 전투기의 공대지 공격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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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초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북한 공기부양정 부대의 훈련사진. 당시 북한이 사진을 조작해 공기부양정의 수를 늘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저층부가 2014년 10월 30일 전면 개장했다. 제2롯데월드는 123층이라는 야심 찬 계획을 바탕으로 2016년 완공 예정이다. 사실 제2롯데월드는 2008년 건설 허가 이전부터 지금까지 여러 잡음이 있어 왔다. 그리고 전면개장 하루 전인 29일에는 일부 개장된 저층부 건물 내부에서 철제부착물이 떨어져 롯데 협력업체 직원 한 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완공까지 1년 남짓 남겨둔 마당에 제2롯데월드가 가져온 군의 안보 공백을 군 내부관계자 A씨를 통해 확인해 보았다. A씨는 제2롯데월드와 공군의 KA-1 전술통제기 대대 이동 배치의 내막을 상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여태껏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군의 속사정을 기자에게 귀띔해 주었다. 이번 취재는 제2롯데월드 허가 시점과 착공 당시 여러 전문가가 우려했던 KA-1의 안보 공백을 군 내부관계자를 통해 확인하는 기회였다.

그는 먼저 기자에게 KA-1 전술통제기 대대의 역할을 설명해 주었다. 일반인들은 KA-1을 프로펠러가 장착된 소형항공기 정도로 생각하여 그 중요성을 간과한다. 그리고 이름도 생소한 전술통제기의 역할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 KA-1은 공군의 전술에 중요하며, 나아가 육군과 해군의 전력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북한의 기습도발(공기부양정)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그의 설명을 토대로 작성한 KA-1 전술통제기의 역할이다.

역할 1: 전시 공세작전에서 아군의 지상 폭격지점을 잡아준다

전쟁이 발발하면, 공군은 많은 전력을 공중에 띄워 초기에 제공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투기 간의 교전뿐 아니라, 적의 전투를 통제하는 핵심시설(레이더 및 방공포)을 함께 폭파시킨다. 즉 공대공 전투와 공대지 전술이 함께 이루어진다.

이때, KA-1이 대공제압(SEAD)에 투입되는 전폭기(F-4팬텀 등)의 지상 폭격 탄착지점을 마킹(marking)해 주게 된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KA-1의 WP탄(White Phosphorus·마킹용 백린탄)이다. 그러면 아군 전폭기는 KA-1의 마킹 흔적과 KA-1 조종사가 알려주는 정보를 토대로 적진에 폭격을 퍼붓는다. 이 때문에 KA-1은 전술적으로 전방에 근접한 지역에 있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서 전술통제기라고 부르는 것이다.

역할 2: 육·해군을 위한 근접항공지원(CAS·Close Air Support)

전쟁을 시작하면 육군과 해군 전력이 북상하게 된다. 수적으로 열세한 남한의 육군과 해군은 공군의 도움 없이는 북진이 어렵다. 따라서 공군의 근접항공지원(CAS)이 절실하다. 근접항공지원은 지상과 해상의 아군 부대가 적의 압도적인 공격에 고립되는 위기에 직면하게 되면, 공중 전력에 도움을 요청, 공중 전력이 해당 지역에 강한 화력을 퍼붓는 전술이다.

현재 근접항공지원을 우선적으로 처리해 주는 유일한 공군의 전력이 바로 KA-1이다. 이 때문에 KA-1은 공군보다 육군과 해군에서 더 필요로 하는 전력이다. KA-1이 근접항공지원에 우선 배치되어 있는 이유는 바로 터보프롭엔진(Turboprop·프로펠러를 엔진에 장착해 추진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항공기이기 때문이다.

이는 저고도 비행이 가능하여, 지상과 해상의 상황을 조종사가 육안으로 확인하며 지원할 수 있다. 따라서 아군에 대한 오인공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성능상, 여타 전투기처럼 공중전을 담당하기보다는 육군과 해군의 근접항공지원을 우선 처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른 초음속 전투기들(KF-16, F-15K)의 경우, 속도가 빠르고 고고도에서 임무를 행하기 때문에 공대지 지원을 지상군 입장에서 지원하기는 어렵다. KA-1은 바로 이런 초음속전투기와 지상군 사이를 메워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KA-1의 무장(12.7밀리미터 기관포, 2.75인치 로켓 14발)이 일반적인 전투기보다는 약하지만, 지상군과 해상군의 입장에서는 막강하다. 이런 화력을 저고도에서 수시로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장의 육·해군에는 구세주와 같은 존재이다. 참고로 KA-1은 야간임무능력(NVG 탑재)도 갖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임무가 가능하다.

북한 공기부양정의 천적, K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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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공군의 KA-1 전술통제기가 편대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 : 공군 제공.
북한의 공기부양정이 위협적인 비대칭전력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KA-1이 이 비대칭전력을 제거할 수 있는 우리 공군의 유일한 전력이라고 A씨는 말했다. 북한의 대형 공기부양정은 고도로 훈련된 특수부대 병력을 함정당 약 40~50명씩(공방 2급) 실어 나를 수 있으며, 속도가 빨라(시속 70~90km/h) 일반 해군 함정(최고시속 약 40~50km/h 내외)이 상대하기 어렵다. 또한 해상과 지상을 넘나들며 기동하기 때문에 마땅한 대응전력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공기부양정을 북한은 약 250대에서 300대가량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이런 공기부양정을 잡을 수 있는 육군의 공격헬기(코브라와 500MD)는 대부분 노후하였으며, 해상작전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들은 본래 지상작전용으로 도입한 기종으로 해상의 염분과 수분에 의해 기체가 부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 도입된 아파치 공격 헬기의 경우 2018년이 되어야만 36대가 모두 전력화된다.

이런 마당에 현재 북한의 공기부양정 도발에 대응할 유일한 전력은 바로 공군의 KA-1이다. KA-1은 2005년에 전력화되어 비교적 신형 기체이다. 군의 평균적인 항공기 운영시한으로 볼 때, 최소한 향후 20년은 더 사용할 수 있다.

2014년 3월 북한의 무인기가 국내에서 발견되었다. 이렇듯 북한은 예상치 못한 전력으로 도발을 한다. 이런 무인기와 같은 전력에 초음속전투기가 대응하기는 어렵다. 파리를 대포로 잡는 격이다. KA-1과 같은 항공기는 이런 도발에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무인기 외에도 북한이 다수 보유(약 300대 추정)하고 있는 AN-2기는 특수부대 병력의 수송기이다. 이 항공기는 래디얼 엔진(자동차와 같이 피스톤의 행정을 사용하는 프로펠러 항공기)을 탑재한 복엽기(複葉機)이며, 저고도 비행으로 레이더에도 잘 감지되지 않는다. 현재 이런 AN-2를 제압하는 데에도 KA-1이 제격이다. KA-1이 얼마든지 기동적 우세를 가지고 제압할 수 있다.

원주에서 북의 도발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을까

A씨가 말하길 2011년 중순 제2롯데월드가 착공한 이후, 2012년 12월 말경에 KA-1 대대가 성남에서 원주로 전원 이동 배치되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성남에는 현재 KA-1이 단 한 대도 없는 상태다. 성남공항에서 원주공항으로 지도상에서 남쪽으로 약 15km, 동쪽으로는 약 80km 정도를 이동한 셈이다. 이것은 그만큼 전술적으로 KA-1의 작전반경과 임무시간에 불리한 조건이다. 특히나 프로펠러 터보프롭엔진을 사용하는 KA-1에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거리변화이다.

실제 내부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위치상으론 KA-1이 원주에서 서해 지역까지 도달하는 데 기존 성남보다 20여 분 정도 더 걸린다고 한다. 이것은 유사시 북한의 서해 지역 도발이나 공기부양정이 남하할 경우,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북한의 공기부양정 부대가 있는 북한 황해도에서 남한의 서해 연평도까지 도달시간은 대략 20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즉 북한의 공기부양정이 서해5도에 도달해서 작전을 펼치는 동안 KA-1은 아직 목적지에 도착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KA-1 대대 이동 배치와 제2롯데월드

A씨에 따르면, KA-1 대대 이동 배치의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제2롯데월드 때문이라면서 ‘GPWS’라는 용어를 기자에게 던졌다. 제2롯데월드 착공 이후부터 공군의 성남공항을 드나드는 항공기들은 이 GPWS라는 장비를 장착해야 한다. 그래서 이 장비를 장착할 수 없는 KA-1 대대가 원주로 이동 배치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GPWS는 Ground Proximity Warning System의 약자로 ‘대지 접근경보 장치’를 뜻한다. 쉽게 말하자면 자동차가 주차 시에 주변 사물을 센서가 인지하고 운전자에게 경보로 알리는 장비와 흡사하다. 단지 항공기는 3차원 공간을 비행하기 때문에 착륙 시 지상의 물체가 근접하면 조종사에게 경보를 전달한다. 이것은 비행 중 항공기 간의 충돌방지장치인, ACAS(Airborne Collision Avoidance System·공중충돌방지장치)와는 다른 것으로 착륙 중, 지상의 물체에 대해서만 작동한다. 제2롯데월드가 초고층 빌딩이다 보니, 공군 입장에서는 군용기의 안전을 위해서 이런 대지접근경보장치가 필요해진 것이다.

KA-1의 경우, 비교적 경량항공기로서 파일럿과 무장을 탑재하면 최대이륙중량에 임박하게 된다. 따라서 이 외에 불필요한 추가 장비를 장착하기 어렵다. 그런데 앞서 설명한 대지접근경보장치의 장착이 필요해졌다. 해당 장비는 착륙 시 거리와 고도 등 복합적인 연산을 처리하는 장비로 그 크기가 크고 무겁다. KA-1은 GPWS를 실으면 무장을 줄여야 한다. 기능을 못 한다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KA-1 대대가 성남공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성남공항에서 이착륙을 해보았다는 내부관계자들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는 상공에서 보면 실제 거리보다 너무 가깝게 느껴져 이착륙 시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더군다나 성남공항의 활주로 방향을 형식상 3도밖에 틀지 않아 실제 안전한 이착륙을 담보하기에는 제도와 절차적 안전장치가 부족하다고 했다. 유사시 서울방어 작전에서도 제2롯데월드는 성남공항의 빠른 작전 전개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KA-1 이동 배치에 대한 공군의 입장

현재 군 내부에서는 이런 전술통제기의 이동 배치에 대해 다른 핑계를 대고 있다고 A씨는 덧붙였다. GPWS를 장착하지 못한 KA-1을 다른 수송기 대대의 탓으로 돌리면서 제2롯데월드 감싸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성남공항에는 CN-235 수송기 대대가 추가로 배치되었는데, 이 전력은 본래 부산 김해공항에 있던 전력이다. 그런데 이 전력을 성남으로 배치하면서, 항공기들의 대기시설이 협소해졌다는 이유로 KA-1 대대를 원주로 밀어냈다는 것이다.

본래 김해공항에 있던 CN-235 수송기 대대를 성남으로 밀어낸 이유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 피스아이가 들어오면서 장소가 협소해졌다는 이유였다. 결국 김해에서 성남으로, 다시 성남에서 원주로 군용기 대대의 밀어내기가 진행되었다는 것이 공군 측의 설명이다. 그런데 이 군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은 이미 2012년도에 모든 전력화를 마쳤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이런 전력화를 염두에 두고 김해공항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력화를 마친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을 핑계 삼아 CN-235 수송기 대대를 성남으로 밀어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A씨의 증언이다.

이에 기자는 공군공보과와 성남공항의 정훈공보과를 통해 공군의 공식 입장을 확인해 보았다. 공군에 따르면, 2012년 당시 공군이 KA-1 대대를 원주로 이동 배치한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이는 앞서 A씨의 주장대로 김해공항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의 전력화 때문에 성남에 있던 KA-1 대대가 원주로 이동 배치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두 번째 이유는 원주가 성남보다 더 나은 작전환경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서 작전환경이 성남에 비해 원주가 더 낫다는 것은, 사실 제2롯데월드 때문에 이착륙이 어려워졌다는 A씨의 주장을 돌려서 말한 것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공군공보과에 따르면, KA-1 전술통제기 대대의 이동 배치를 위해서 이동배치비용의 일부를 롯데 측이 지불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에 제2롯데월드의 건설을 맡고 있는 롯데물산의 이슬기씨는 공군과의 안보사항으로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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