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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살다 15개 기업 지사장 된 26세 이탈리아 청년 쥬세페 “기회는 나를 찾아오지 않는다”

글 | 김동연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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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세페 라 토레, 보르고 이탈리아 한국 지사장. 사진=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이탈리아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을 갓 졸업한 그의 나이 고작 26세였다. 그런 그는 3개월의 인턴이라는 비정규직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도 잘 몰랐던 그가 갑자기 한국에서 살게 된 것이다. 언어, 음식, 문화 전부가 달랐지만 그런 환경의 탓을 할 수도 없었고, 주어진 3개월의 시간동안 노력의 결과를 보여야만 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일만 했다.
26세였던 그 청년은 이제 28살이 되었고 올해로 3년차 서울 생활에 접어들었다. 그의 이름은 쥬세페 라 토레(Giuseppe la Torre). 토레 씨는 보르고 이탈리아(Borgo Italia)의 한국 지사장이 됐다. 그의 사연을 들어보니 요즘 한국의 청년들이 겪고 있는 청년실업과 닮은 점이 있었다. 그의 한국생활과 비즈니스에서는 여러 배울 점이 있었다.
다음은 그와의 문답이다.
고시원에서 시작한 한국 생활
-28살에 어떻게 한국 지사장이라는 고위직을 가지게 됐나요?
“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선 먼저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 보르고 이탈리아(Borgo Italia)를 설명해야합니다. 보르고 이탈리아는 이탈리아의 15개 중소 의류회사가 합쳐진 컨소시엄(Consortium)입니다. 이탈리아의 많은 중소기업들은 한국에 투자를 하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방법을 몰라요. 그러다보니 상황이 비슷한 중소기업들이 뭉쳐서 해외진출을 도모합니다. 그 해외진출의 선봉장(先鋒將) 역할을 제가 맡게 된 겁니다. 그러다가 지금의 위치(지사장)까지 오게 됐습니다.”
-그럼 처음부터 한국 지사장이었나요?
“아닙니다. 처음엔 계약직이었고 인턴에 불과했어요. 저에겐 단 3개월의 시간만 있었고요. 한마디로 제 인생의 모험이자 도전이었습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비좁은 고시원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고시원이 제 집이었고, 제 사무실이었습니다. 정말 말 못할 고생도 많았습니다.”
-15개의 회사가 뭉쳐진 컨소시엄에서 한국 진출을 위해 돈을 지원 안했습니까?
“최소 비용만 투자했죠. 제가 한국까지 오는 비행기 삯과 약간의 생활비가 전부였습니다. 모든 걸 제가 벌어야 했고, 무언가 성과를 보여줘야만 했어요. 저에 대한 투자가치를 제 스스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기회는 나를 찾아오지 않는다”
-15개의 회사가 뭉쳐졌다면, 해당 회사들도 절실함이 있었을 텐데 왜 해외진출 경험이 있는 베테랑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토레 씨처럼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을 보낸 겁니까?
“이 15개 회사가 뭉쳐진 보르고 이탈리아의 수장(首長)은 모나리자(Monnalisa)라는 아동용 의류 브랜드를 만든 피에로 이아코모니(Piero Iacomoni) 씨입니다. 그는 지금 70세의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대표이자 사업가입니다. 이아코모니 대표가 저를 발탁했습니다. 그분이 가장 높이 평가하는 것은 절실함에서 나오는 열정입니다. 그 열정을 높이 평가했기에 나이가 있는 경험자보다는 저 같이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을 택한 겁니다. 이탈리아의 취업시장도 한국과 유사한 상황입니다. 청년실업자들이 넘쳐납니다. 이런 청년들에게 이아코모니 대표는 기회를 주려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저 같은 선택을 하는 청년이 별로 없다는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이탈리아 청년들은 이탈리아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택하려고만 합니다. 기회를 찾아 해외로 나가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 기회는 더 이상 국내(이탈리아)에만 있지 않아요. 기회는 나를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아가는 것이고 나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 기회를 잡기위해 한국으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이런 상황은 한국의 청년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눈을 돌리면 해외에는 기회가 많이 열려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일을 했나요?
“거의 매일 13시간 이상 일을 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는 13시간 이상 일한다는게 예삿일이죠. 한국사람들의 부지런함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런데 이탈리아에서 13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입니다. 그만큼 저는 절실했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물론 제가 13시간 이상 일을 한다고 해서 임금을 더 주는 것도 아니죠.
한국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의류관련 회사들을 찾았습니다. 그 회사들의 명단을 확보한 뒤로는 일일이 다 전화를 걸고 사람을 만나야 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한국 기업인들은 저를 일종의 브로커나 중개업자로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를 빼고 사업을 하고 싶어 했어요. 이런 일이 많다보니 설명을 매번 했습니다. 설명을 해도 잘 믿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직도 일부는 당신에게 얼마의 수수료를 줘야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 설명을 이해하고 믿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겨나 조금씩 진전이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국내 패션관련 업체들을 접촉해서 이탈리아 브랜드의 활로를 열었습니다.”
-그럼 지난 3년간 어떤 성과가 있었나요?
“앞서 말했다시피 보르고 이탈리아는 15개의 회사가 뭉쳐진 컨소시엄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회사가 전부 처음부터 한국진출을 원한 것은 아닙니다. 이게 컨소시엄이다 보니 아무래도 각 회사마다 원하는 요구사항에 차이가 있죠. 그래서 초창기에는 5개 회사만 일단 한국 진출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1개의 회사가 더 참여의사를 밝히고 한국 진출을 저에게 요청해왔습니다.
이게 사실은 프로젝트 형식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입니다. 15개의 컨소시엄 안에서 진출하고 싶은 국가별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가령 한국 프로젝트가 있고, 중국 프로젝트가 있는 식입니다. 즉 컨소시엄을 통해서 진출하고 싶은 국가를 선택해서 참여의사를 표명합니다. 물론 참여를 원하면 그 프로젝트의 참가비용을 지불해야합니다.
지금 한국에 진출하고 있는 기업은 모나리자(Monnalisa), 센도(Sendo), 캐시하트(CASHEART), 알레산드로 가라르디(Alessandro Gherardi), 지오스브룬(Giosbrun)입니다. 이 기업들 간에도 요구사항이 다 틀립니다. 따라서 각 회사별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저는 일해 왔습니다.
가령 모나리자는 직영점을 한국에서 오픈하고 싶어합니다. 캐시하트는 백화점 내 팝업스토어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현재 캐시하트는 롯데, 갤러리아 백화점 등에 입점을 한 상태입니다. 모나리자는 올해 안에 직영점을 서울에서 오픈할 예정입니다.”
이탈리아, 컨소시엄 통해 중소기업끼리 살길 모색해
-이런 컨소시엄 방식이 흔한 방법인가요?
“네, 이탈리아에서는 종종 모색하는 비즈니스 방법입니다. 아무래도 중소기업들 입장에서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컨소시엄에 많은 기업이 모이면 각각의 요구사항이 틀리고, 서로 이견이 나올 수도 있을 텐데요. 왜 이런 컨소시엄을 구성하나요?
“물론 사업방식마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말씀대로 각각 주장하는 바가 다릅니다. 그래서 초창기에 모두가 동의를 해야만 컨소시엄이 구성됩니다. 즉 설립과정에서 의견 일치를 합니다. 컨소시엄의 최대 장점은 저비용 고효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컨소시엄을 하지 않는다면, 각 회사마다 아시아 담당 부서를 만들고 시장 진출을 위한 로드맵을 꾸려야 합니다. 여기에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갑니다. 한국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를 해야합니다. 한국의 문화, 소비 패턴, 시장 규모 등 다양한 분석을 해야 합니다. 즉 실질적인 사업 진출의 전초과정이 길어지고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컨소시엄을 하지 않으면 각 회사마다 진출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하고 이는 각각 다릅니다. 그런데 컨소시엄으로 뭉치면 각 회사끼리 노하우를 공유하고 단기간에 저비용으로 진출을 꾀할 수 있습니다. 또 원치 않는 프로젝트는 참여할 필요가 없습니다. 15개 회사 모두가 한국진출 프로젝트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죠. 기업이 선택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좋은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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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고 이탈리아 홈페이지. 사진=홈페이지 캡처 (www.borgo-italia.com)
-그럼 1개의 기업당 컨소시엄 참여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본 사안은 내부 사안이라 자세한 언급은 어렵습니다. 다만 최초 컨소시엄 구성에 참여기업은 일정 투자금을 내고 들어옵니다. 그리고 진출하고 싶은 국가별 프로젝트에 참여비용을 냅니다. 이 프로젝트 참가비용은 참여한 기업들이 매달 지불합니다. 일종의 사업 착수금입니다. 그 비용 중 일부가 바로 제 월급이자, 제가 여기서 사업을 추진할 때 필요로 하는 자금입니다. 종합하자면, 최소 컨소시엄 결성때 들어간 비용과 참여한 프로젝트 비용이 전부인 셈이죠.”
-최근 옴니 채널 쇼핑(Omni-Channel Shopping: 온·오프라인을 모두를 통해 소비자가 쇼핑하는 방식)이 각광받고 있는데, 보르고 이탈리아도 그런가요?
“저희 이탈리아의 의류업계도 옴니 채널 형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격이 중요합니다. 온라인 쇼핑몰이 많아진 지금 최저가 형성은 대부분 온라인에서 형성됩니다. 따라서 오프라인 매장과의 가격 격차를 줄이는게 주요 관건입니다. 그리고 경쟁업체가 설정한 가격도 중요한 잣대가 됩니다.”
-보르고 이탈리아를 통해 국내로 들어온 의류 업체만이 가진 특징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전(全) 제품이 모두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점입니다. 전부 메이드 인 이탈리아(Made in Italy)입니다. 그만큼 품질이 좋은 제품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가격이 비쌀 수도 있겠는데요?
“물론 타사 제품보다는 비쌀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품질(quality)은 차이가 납니다.”
-요즘 자라(ZARA)나 에이치 엔 엠(H&M) 같은 패스트 패션이 각광 받고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점을 적극 활용해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런 전략은 어떻게 보세요?
“언급하신 두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도 가끔 자라 등에서 의류를 구매합니다. 그런데 이런 의류는 단기간에만 착용이 가능한 의류입니다. 착용해보면 금방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품질이 주는 만족감은 적습니다. 저희 브랜드는 품질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노리는 구매층도 구매여력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 소비자들에게 가격은 부차적인 구매요소입니다. 가격보다 품질이 우수하면 그만큼 소비할 준비가 된 고객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그 구매고객들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제품을 개발 중입니다.”
“메이드 인 이탈리아가 곧 브랜드”
-그런데 기업과 비즈니스라는 게 이윤을 추구하는 겁니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면, OEM 방식을 택해서 가격을 낮추고, 구매층을 더 늘릴 수 있을 텐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맞습니다. 싸게 만들면 아무래도 더 많은 소비층이 형성됩니다. 판매량이 올라가겠죠. 그러나 돈을 버는 것 이외에 기업은 가치와 신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브랜드가 가치로 여기는 점은 가격과 더 많은 판매보다는 품질입니다. 품질은 일종의 자부심입니다. 메이드 인 이탈리아(Made in Italia)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실제 저희 제품들은 모든 브랜드가 이탈리아의 공장에서 제작되고 있습니다. 이런 공장들은 저희 브랜드의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이들이 없다면 저희 브랜드도 없습니다. 따라서 품질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자라처럼 변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탈리아 그 자체가 곧 브랜드입니다.”
-사업이 잘되면 기업은 커집니다. 그러면 사업을 확장하고 다른 사업을 찾기 마련입니다. 한국에는 이런 전례가 많습니다. 전자기업이 나중에는 건설도 하고, 의류도 하는 식입니다. 이탈리아의 유수(有數) 의류메이커들은 어떤가요?
“이탈리아 하면 떠오르는 명품 브랜드들이 꽤 있습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구찌(Gucci) 등이죠. 이 브랜드들도 일부 사업방향을 넓히고는 있습니다. 아르마니 같은 경우 와인도 만들고 요식업계에 뛰어들어 레스토랑도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그 사업의 확장성이 넓다고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이런 성공한 명품브랜드들은 일종의 고집이 있습니다. 그 고집이 오늘의 명품을 만든 이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의류를 중심으로 그 문화에 속해있다고 생각하는 분야정도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아르마니가 갑자기 건설을 하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아마도 명품의 고집이 성공의 비결이고 유지 비결이라고 생각됩니다.”
한국 패션이 세계 선도해
-아시다시피 이탈리아는 한국과 같은 반도 국가로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토레 씨가 한국에 살면서 느낀 한국은 어땠나요?
“제 생각에도 공통점이 참 많습니다. 한국사람들은 이탈리아사람들만큼 차림새를 많이 신경씁니다. 남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가꾸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패션을 곧장 가져와도 받아드리는 소비층의 거부감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옷을 입는 감각도 뛰어나고 음식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탈리아 사람들도 패션과 음식을 빼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한국도 이런 부분이 매우 비슷합니다. 이런 유사성이 이탈리아 기업들이 한국 진출을 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럼 일본은 어떤가요? 아시아에서 일본도 패션이나 여러 문화가 서구권에 잘 알려지지 않았나요?
“저희 보르고 이탈리아는 아시아 권에서 한국과 중국은 포함하고 있지만 일본만 별도의 지국(支局)을 두지 않았습니다. 여기 한국지국에서 일본도 맡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제가 일본도 종종 갑니다. 그런데 일본의 패션은 솔직히 표현하자면 뒤떨어졌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일본도 그 나름의 패션 철학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패션은 일본인에게만 어울리는 패션입니다. 즉 남이 따라하고 싶은 패션이라기보다는 자신들만이 추구하는 패션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지금 패션은 모두가 따라하고 싶어하는 스타일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의 패션은 한류를 타고 동남아시아는 물론이고, 중국, 중동, 유럽까지도 퍼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현재 패션의 트랜드 세터(Trend setter)로서의 지위에 올라섰습니다. 저는 여기 한국에서 많은 패션쇼에도 참석하고 있는데, 한국의 이상봉 디자이너 등은 상당히 뛰어난 감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상봉 디자이너의 제품 등은 유럽에서도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 한국 정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통해 여러 신생 사업 등을 육성 중입니다. 한국과 이탈리아간의 사업 추진에 한국 정부의 도움은 없나요?
“한-EU FTA 체결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저희 제품이 모두 메이드 인 이탈리아이기 때문에 이 FTA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거의 관세나 각종 세금이 없이 한국으로 수입됩니다. 이 때문에 저희 이탈리아 메이커들 입장에서는 한국 수출을 반기고 있습니다. 그 외에 한국 정부의 도움은 별로 없습니다.”
-한국과 이탈리아가 교류하면 양국간의 청년실업 해결방안 모색이나, 문화교류적으로 도움이 많을 것 같은데요. 주한이탈리아대사관이나 이탈리아 정부의 도움은 없나요?
“주한이탈리아대사관의 상무부에서 일부 도움을 주긴 합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한국내 이탈리아 사업의 일환일뿐이지 별도의 사업적 도움은 없는 상태입니다. 보르고 이탈리아도 이탈리아 정부에서 도움을 준 것이 아니고 오로지 이탈리아 중소기업끼리 뭉쳐서 추진한 것입니다.”
“한국 의류기업 창의성 키워야”
-한국에도 세계적인 의류업체들이 많습니다. 가령 휠라(FILA)나 MCM 등입니다. 이런 한국의 의류 브랜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휠라 같은 경우 원래는 이탈리아 의류업체였습니다. 사실 거의 부도위기의 기업이었는데, 한국이 인수한 뒤로 성공했습니다. 한국의 경영진이 뛰어난 마케팅을 통해 기업을 잘 살린 것 같습니다. MCM도 원래는 독일의 브랜드인데 한국이 인수한 뒤로 잘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 의류브랜드들은 대부분 창조적인 시도를 많이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기간에 이루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태초부터 한국의 브랜드가 국제적인 브랜드가 되기까지 창의적인 발상이 끊임없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제가 한국에 살면서 확인해보니 학업의 방향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인재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방과후에는 자유로운 활동을 합니다. 학생들이 한국보다 정신적으로 많이 개방되어 있습니다. 이런 개방된 생각이 한창 창의적인 사고를 해야할 시기에 활성화됩니다. 그런데 한국은 창의성이 개발될 시점에 그런 기회가 없고, 정작 사회에 진출한 성년이 되어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구조입니다. 아마도 그런 구조적인 문제가 이 패션분야에서도 아직 빛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는 항상 아이디어에 오픈되어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수석디자이너 이외의 디자이너들도 의견을 제시하면 수렴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런 융통성있는 구성이 창의적인 디자인을 창출하는데 힘이 됩니다.”
-한국과 이탈리아가 패션업계에서 서로 윈윈(win-win)하는 사업은 없을까요?
“이탈리아에는 여러 의류 공장이 있습니다. 오래된 기술이 축적된 공장들입니다. 이미 한국의 기업 등이 한국의 브랜드인데 제작은 이탈리아에 맡기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의류 정장회사인 LG 패션이나 갤럭시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 등에서도 이런 방식을 추진하거나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생의 방향이 더 활성화 된다면, 양국간의 발전이 많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미 한국의 의류업체 내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탈리아에서 유학한 한국인 디자이너들입니다. 이탈리아와 디자인 철학을 공유하고 양국 정부가 이런 부분에도 도움을 준다면 좋을 듯 합니다.”

등록일 : 2016-04-01 12:53   |  수정일 : 2016-04-0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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