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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투기가 우리나라 영공을 침범하면 어떻게 대응하나? 공군 전문가, “러시아가 터키 영공 침범했을 가능성”

글 | 김동연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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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격추된 러시아 항공기와 같은 기종인 SU-24M 전폭기 /사진 wikimedia commons image
러시아 전폭기(SU-24M, Fencer)가 터키 영공을 침범했다. 이에 터키는 터키영공에서 나가라는 경고방송을 10차례 내보냈음에도 러시아 전폭기가 응하지 않아 교전규칙과 절차에 따라 격추시켰다. 여기까지는 터키 공군의 주장이다. 반면, 러시아 측은 러시아 전폭기가 터키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어느 쪽의 주장이 맞을까.
기자는 국내 전직 공군 예비역 장교 A 씨를 통해 본 사안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과거 중앙방공통제소 (MCRC)에서 근무했던 사람으로 한국의 영공(KADIZ)의 전(全) 상황을 레이더로 감시하는 업무를 맡았던 사람이다.
그에 따르면, “러시아는 한국의 영공도 종종 넘나든다”고 말했다. 이미 언론을 통해서도 키리졸브(KR) 및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한미 연합훈련기간 중 러시아의 장거리 폭격기 TU-95MS(Bear)등이 우리 영공에 침범한다는 사실이 보도된 바 있다.
A 씨에 따르면, 심지어 미군의 항공모함이 입항했을 때는 러시아는 미군 항모의 영공에도 일시적으로 침범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항공모함은 항모에 탑재된 전투기 전력의 운영과 항모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보통 항모 주변 약 40마일(mi) 상공은 항모의 관할 영공으로 지정된다. 이 경우 사전에 허가를 받지 않은 항공기가 항공모함의 영공에 진입할 경우, 항공모함은 자체 지대공 무장 및 전투기를 출격시켜 격추시킬 수 있다. 이런 국제적인 군사교전절차 때문에 설령 같은 우군(友軍)인 한국이나 일본의 항공기가 진입하더라도 미군은 절차에 따라 격추시킬 수 있다.
A씨와 예비역 공군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의 영공 및 미군 항모의 영공을 수차례 침범한 바 있는 러시아의 행태로 볼 때, 이번 터키 영공침범 사건도 터키 측의 주장이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참고로 한국과 러시아는 2002년 말에 맺은 <대한민국 정부와 러시아연방 정부간의 위험한 군사행동방지협정>에 의거하여, 러시아 항공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더라도 터키정부와 같은 강력한 공격행위는 자제한다. 보통 한국 공군은 경고방송을 실시하고,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폭격기 주변에 우리 전투기 편대(예: F-16, F-15 등)를 보내 영공 밖으로 나가도록 유도한다.
미군의 경우도 냉전이후 미국과 러시아간의 군사적 충돌을 자제하고 있어, 영공에 침범한 러 폭격기에 한국과 유사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게 공군관계자들의 말이다. 또 러시아 역시 매년 유사한 폭격기 기종을 한국으로 보내며, 침범하는 영공의 경로도 그 패턴이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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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공개한 레이더 궤적 사진 캡처, 붉은 선이 러시아 전폭기의 궤적이다.
이번에 터키 공군이 공개한 레이더 자료를 보더라도 터키 영공을 부분적으로 침범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터키 공군의 레이더가 당시 항공기의 궤적을 기록해둔 것이다. 이 비행기록에 따르면, 러시아의 폭격기가 부분적으로 터키의 영공을 약 17초가량 침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레이더 자료와 함께 터키는 사전에 경고방송을 실시한 녹취록도 공개했다.
해당 경고방송을 들어보면, 터키군이 러시아 항공기에게 즉각적으로 항공기의 진입방향을 틀으라는 지시가 연속적으로 나온다. “Change your heading south immediately(즉시 항공기의 진행방향을 남쪽으로 틀어라)” 이 내용은 국제 군사 교신법상 경고방송시 포함되는 것으로 터키군은 적법한 절차에 맞게 방송을 한 것으로 보인다.
A 씨에 따르면, 이런 경고방송은 보통 공군의 중앙방공통제소에서 해당 항공기가 영공주변 5마일 이내로 접근할 경우 내보낸다. 경고문구 이후에도 해당 항공기의 방향에 변화가 없으면, 즉각 군사적 대응에 돌입한다고 한다.
즉 이번 터키군이 공개한 레이더 궤적과 경고방송을 보면, 러시아가 터키영공에 침범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다만 IS 공습이라는 동일한 목적아래 투입된 러시아 전폭기에 대한 즉각적인 격추 실행이 올바른 처사였는지 의문이 든다.
또한 직접적인 격추이전에 출격시킨 터키 공군의 F-16 전투기 편대가 해당 항공기를 직접 격추하지 않고, 영공 밖으로 내보내는 경고비행 과정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러시아 측이 주장하는 “계획된 도발(Planned Provocation)”이라는 주장도 일부 일리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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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공군이 러시아에 경고방송을 한 내용이다. 녹취록 내용을 재연한 것이다./CNN 방송 캡처
이번 사건 이후, 터키 대통령은 “터키의 대응은 정당한 것이었으며, 유사한 상황이 또 발생해도 똑같이 대응할 것”이라는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터키의 유감표명을 기대했던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터키의 이번 행동은 아군의 등에 칼을 꽂은 것이다.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등과 같은 강경 대응 발언을 쏟아냈다.
이런 강경 발언에 터키는 “러시아 항공기인줄 몰랐다”라면서 한걸음 물러섰지만, 러시아는 “터키가 테러집단 IS에게 지원 중이던 석유지원 경로를 숨기기 위해서 격추한 것이다”라면서 군사적 보복을 준비하는 분위기이다. 즉 러시아는 터키도 IS의 지원세력으로 규명해 공격할 명분을 찾는듯하다. 이번 터키와 러시아의 갈등으로 인해 IS의 뿌리를 완전히 뽑겠다던 연합군의 작전에도 지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등록일 : 2015-12-04 10:48   |  수정일 : 2016-02-2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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