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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모터사이클, 자전거의 경계 붕괴…잡종(?)의 출현 바퀴 업계의 장르가 붕괴됐다?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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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GLE. 사진=위키미디어
“CUV.”
이 생소해 보이는 단어는 SUV와 Coupe의 합체(合體)로 탄생했다. 쿠페와 SUV를 섞어 만든 새로운 자동차의 종이다. 동물로 치면 이도 저도 아닌 잡종(?)이겠지만, 요즘은 이런 잡종이 대세다. CUV는 (Crossover Uility Vehicle)의 약어이지만 Coupe+SUV의 합성어로 업계에서는 정의하기도 한다.
SUV도 아니고 쿠페도 아니고…
CUV 업계의 대표적인 차종으로는 BMW X6를 꼽는다. 처음 X6가 시장에 나왔을 때만해도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해보였다. SUV만큼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뒷좌석에는 고작 2명밖에 앉지 못하는 모호한 구조 때문에 실용성을 X6가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혹평도 있었다. 이 CUV는 디자인적으로 C필러 부분의 디자인이 쿠페의 C필러를 연상케 했다. SUV라면 각지고 딱딱한 디자인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업계 관념이 부서진 것이다. BMW는 X6를 출시했을 때 이 차종을 SAC(Sports Activity Coupe)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물론 지금은 CUV라는 고유명사에 밀려 자취를 감춘 단어가 됐지만 말이다.
X6 출시이후 업계 평론가들은 CUV는 향후 5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이제는 거의 모든 메이커에서 CUV 라인업을 출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GLE라는 새로운 CUV 라인업을 2015년 이후 출시해 이런 시장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SUV뿐만 아니라 세단과 쿠페가 합쳐진 형태의 차량들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세단의 C필러가 쿠페처럼 매끄럽게 떨어지는 디자인의 차량들이다. 포르셰 파나메라, 메르세데스 벤츠 CLS, 아우디 A7 등이다. 벤츠는 소형차 부문에서도 CLA라는 라인업을 새로 만들어 이런 쿠페스타일의 세단을 소형차 시장에도 선보였다.
자동차 업계에서 기존의 두 장르를 엮어 신종(新種)을 만드는 시도가 다른 운송수단 업계에서도 출현하고 있다. 이륜차 업계에서는 온로드(onroad)와 오프로드(offroad)를 섞어 새로운 이종교배의 결과물, 슈퍼모타드(supermotard, 혹은 motard)를 만들었다. 슈퍼모토(Supermoto)라고도 불리는 이 장르는 2003년 미국의 AMA 슈퍼모토 챔피언십(Supermoto Championship) 경기와 함께 세계로 번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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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모토 경기의 한 장면. 뒤로 오프로드 코스가 보인다. 사진=위키미디어


오프로드와 온로드의 짬뽕(?)

슈퍼모토 장르의 모터사이클은 그 모양이 오프로드 바이크와 유사하다. 슈퍼크로스(SX, Supercross) 오프로드 바이크와 대부분의 형태와 구조가 유사하지만 타이어는 매끄러운 온로드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주로 2스트로크의 강한 토크를 기반으로한 오프로드 바이크가 온로드 타이어를 장착해 포장도로 위를 폭발적으로 달려 나간다.
실제 이 슈퍼모토 경기가 진행되는 경기장 안에는 오프로드 트랙과 온로드 트랙 두 개가 존재한다. 경주에 참가한 선수들은 이 두가지 종류의 도로를 최단시간내 주파해 승부를 가린다. 마치 양념반 후라이드반 치킨마냥 하나의 경기장 안에 비포장도로와 포장도로가 있고, 그 둘을 질주하는 모터사이클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이와 유사한 장르가 자동차 경주에서는 랠리크로스(RX)라고 있다. 짐카나(Gymkhana)와 드리프트로 유명한 켄 블락(Ken Block) 등이 이 랠리크로스에 출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엔듀로(Enduro)라는 장르도 생겨났다. 인내와 지구력을 뜻하는 ‘Endurance’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륜차에서는 장거리 경주에 맞춰 개발된 바이크를 뜻한다. 사람으로 치면 마라톤이나 철인 3종 경기라고 볼 수 있다.
장거리 경주 중 라이더가 마주하는 도로의 종류는 가지각색이다. 진흙, 물, 자갈, 모래 등이다. 한마디로 전천후로 도로를 주파해야 하는 장르다. 이 때문에 바이크의 구성이 장애물을 뛰어넘는 슈퍼크로스(SX), 트레일(trail)을 달리는 크로스컨트리(XC)의 중간 그 어디쯤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짬뽕’ 장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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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선수가 MTBMX를 타고 공중 묘기를 하고 있다. 사진=Red Bull 경기 동영상 캡처
산악 자전과와 묘기 자전거가 결혼하면?
이렇게 장르가 뒤섞인 신종은 자전거 세계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자전거 장르도 모터사이클처럼 엔듀로가 생겨났고, 올마운틴(all-mountain)이라는 장르도 생겼다. 그 이름처럼 모든 산을 주파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자전거다. 얼핏 보기에는 여타 MTB(산악자전거)와 흡사해 보이지만 다르다. 전륜과 후륜 모두에 서스펜션(일명 샥shock)을 장착한 소프트 테일(Softtail) 프레임이 기본이다. 그러나 전륜부 서스펜션의 트레블(travel: 서스펜션이 최대한 접혔다 펴지는 거리)은 다운힐(DH, Downhill)보다는 짧고, 크로스컨트리(XC) 보다는 길다. 즉 이 올마운틴 자전거로는 거의 대부분의 산악 장르를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새로운 장르인 ‘MTBMX’도 생겼다. MTBMX, 잘못 쓴 게 아니다. 산악자전거인 MTB와 묘기 자전거인 BMX(Bicycle motocross)를 합친 단어다. 이 MTBMX는 예상했겠지만 산악자전거와 묘기용 자전거를 반반 섞은 자전거다. 바퀴의 구성은 26인치로 일반적인 MTB와 같은 사이즈이지만 프레임(frame)은 BMX의 것을 닮았다. 브레이크는 보통 후륜에만 장착되어 있어 유사시 앞바퀴 제동으로 라이더가 앞으로 넘어지는 것을 방지한다. 용도는 산악묘기로 볼 수 있다. 산악지형에서 공중묘기(big air) 등에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매우 생소하고, 이 장르를 즐기는 사람도 드물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매우 인기가 높은 장르다. 특히 음료회사 레드불(RedBull)이 주관하는 각종 대회를 기반으로 서구권에서는 대중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익스트림 종목이다. 높은 점프대를 새처럼 날아올라 자전거를 공중에서 360도 회전시키거나 덤블링을 도는 등의 엄청난 묘기가 진행된다. 보는 것만으로도 넋이 나갈 정도다. 일부분 모터사이클의 프리스타일 모터크로스(FMX) 종목과 유사성이 있다.
이런 종류의 파괴는 사람들의 사회-문화적인 교류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보인다. 과거 틀에 박힌 형식과 규칙을 벗어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바람이 사람들의 ‘탈 것’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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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mx를 타고 공중 묘기 중인 선수. 사진=레드불 동영상 캡처

등록일 : 2016-04-12 09:20   |  수정일 : 2016-04-1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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