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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스위스 참사관, “스위스에 노사갈등이 없는 이유는…” 주한 스위스대사관 클라우디오 마쭈켈리 참사관(參事官) 인터뷰

글 | 김동연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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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쭈켈리 참사관을 그의 한남동 자택에서 만났다. 사진=김동연 기자
“스위스에는 노사(勞使)갈등과 노조파업이 없습니다.”
클라우디오 마쭈켈리(Claudio Mazzucchelli) 주한 스위스 대사관 참사관의 말이다.
지난 2월 27일 주한 스위스 대사관은 2016 스위스 교육박람회(Swiss Education Fair)를 강남구 대치동의 메가스터디 학원에서 개최했다. 교육박람회는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다. 이번 행사는 주한 스위스 대사관의 참사관이자 한국무역투자사무소(Swiss Business Hub Korea) 대표인 클라우디오 마쭈켈리 씨가 맡았다. 이번 교육박람회에 앞서 기자는 마쭈켈리 참사관을 만나 한-스위스 관계, 스위스의 경제와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 전반에는 교육문제를 후반에는 경제에 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교육은 곧 취업이자 사업이다” 
[교육]
-주한 스위스 대사관에서 맡고 계신 업무를 간략히 설명해주세요.
“저는 한국무역투자사무소(Swiss Business Hub Korea)의 대표로서 한-스위스 사업부분을 중점적으로 맡아서 추진 중입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에는 많은 기업들이 있고, 스위스에도 많은 강소기업들이 있습니다. 양국의 기업끼리 투자와 협력을 함으로써 창출해낼 시너지 효과는 막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마도 양국 모두에게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스위스 교육박람회도 이러한 양국의 사업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위스에는 좋은 교육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학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학교에 한국의 중요한 인재가 될 많은 학생들이 와서 교육을 받는다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교육박람회가 일종의 유학의 활로를 열어주는 셈이군요.
“그렇습니다. 한국은 부모들의 교육열이 높고, 선진 교육을 배우고 싶어합니다. 단순히 학생들이 스위스에 유학을 오는 것 뿐만 아니라, 스위스의 문화를 배우고 스위스의 기업에까지 취업할 수도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인재에 대한 투자는 무역을 넘어선 중요한 사업입니다.”
-스위스는 교육구조가 취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교육 구조가 낮은 청년실업률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볼 수 있나요.
“맞습니다. 스위스의 교육방식은 직능교육(Vocational Education: VET)이 취업에 주요한 시스템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전체 재학생의 2/3 정도가 이 과정을 택하고 있으며 취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 VET는 250 여개의 과정이 스위스에서 시행중입니다. 이런 스위스의 교육이 한국에도 교육박람회를 통해 알려지고, 실제 유학으로 이어진다면 미래를 위한 좋은 투자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교육은 곧 취업으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는 국가적인 사업인 셈입니다.”

-유학을 고려하는 학부모들의 입장에서는 아마도 학비가 얼마인지가 제일 큰 고려사항이라고 생각됩니다.

“학비는 미국 등과 비교했을 때, 조금 더 비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5만불(미화, USD) 이상이 소요됩니다. 이는 학비와 기숙사 비용을 모두 합친 것입니다.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환경적인 측면을 본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기숙형 사립학교들은 깨끗한 스위스의 산 속에 자리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범죄와 환경오염으로부터 안전한 친환경 교육을 받게 됩니다. 많은 중·고등학교들이 스위스의 알프스 산 속에 자리해 있어, 건강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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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스위스 교육박람회. 사진=김동연 기자
한국의 교육방식은 창의적 사고 할 수 없어
-한국에서는 북유럽의 프로젝트 방식의 교육, PBL(Project Based Learning)이 새로운 교수법(敎授法)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스위스도 이런 교수법을 주로 사용하나요?
“한국처럼 유교적 사상(confucianism)이 짙은 국가에서는 이런 PBL 방식이 생소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암기 같은 전통적인 교수법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이는 단연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도 비슷한 양상을 보입니다. 물론 이런 전통적 교수법이 잘못됐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만, 최근 여러 연구 등을 통해 단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소위말해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암기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비판입니다. 이런 교육에 익숙해지면, 향후 창의적인 사고력이 결여됩니다. 시험이 끝나고 나면, 머릿속에 남아있는 지식이 거의 없습니다. 일시적인 습득일뿐입니다. 그런데 특정한 프로젝트를 던져주거나, 과제를 해결하게 되면, 그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국과 비교한다면, 스위스에서는 이런 사고력을 길러주는 교수법을 주로 사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위스에서는 새로운 교수법을 자주 시도하나요?
“스위스는 비교적 다양한 교수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교수법은 학교의 재량입니다만 VET처럼 직능교육과정은 실제 취업과 연결되기 때문에 교육하는 부분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효율적인지 등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즉 새로운 교수법은 학교와 지자체의 협의를 통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비행청소년과 학업 중퇴자들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이는 사회복지분야(Social Service)에서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이런 학생들이 다시 학업으로 돌아가고, 범죄 등으로 빠지지 않도록 관리 감독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사교육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방과후에는 학원에서 입시를 위한 공부를 합니다. 스위스에도 학원이 있나요?
“거의 없습니다. 스위스에서는 모든 교육은 학교에서 하고, 그 이후 수업은 없는 편입니다. 대개는 체력단련을 위한 스포츠나 다른 취미활동을 장려합니다. 학원이나 과외수업 등은 보통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학생에게만 한해 집중적으로 시행됩니다. 학생이 학업을 소화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보통은 학교 선생님이 별도로 학생에게 방과 후에 공부를 도와주는 식입니다.”
스위스는 지자체장이 교육감 지명해  
-이번에는 교육제도에 대해 묻겠습니다. 스위스는 교육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교육감을 어떻게 선출하나요. 한국에서는 시장이나 다른 지자체장과 함께 러닝메이트(running mate)로 선출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스위스의 교육감은 모두 지명제를 택하고 있습니다. 스위스는 연방정부 아래 26개 주(州, canton)가 있습니다. 이 주지사의 권한이 막강합니다. 주의 권한에 따라 교육감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즉 정부의 개입이 그만큼 줄어들고, 지자체의 권한이 확대되는 구조입니다. 이 교육감 선출에 연방정부는 그 권한의 대부분을 지자체에 주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장기결석 아동이 큰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특히 이런 결석아동이 아동학대를 당해 관계 당국은 관련법을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스위스는 장기결석아동을 어떻게 관리하나요.
“결석은 학교에서 관리하는 사안입니다. 만약 아무런 사유없이 갑자기 학생이 사라진다면, 당연히 관계기관에 이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단 하루라도 한 학생이 보이지 않는다면 사법기관에 신고를 해서 학생의 신변을 확인해야합니다.”
-스위스에서는 아동학대나 미성년자에 대한 법적 처벌이 어떻게 적용되나요?
“단순범죄 이상의 중죄로 중형을 선고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 자체는 분명 중죄이니까요.”
[경제]
-한국의 대기업인 삼성은 구조적인 개편을 통해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를 차세대 사업분야로 정했습니다. 스위스에는 노바티스(Novartis)와 로슈(Roche)와 같은 대형 제약회사들이 있습니다. 바이오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스위스의 입장에서 삼성의 이런 개편을 어떻게 보시나요?
“환영합니다. 스위스는 이미 제약 및 의학분과에서 오랫동안 몸담으면서 수많은 노하우를 축적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삼성이 이 분야에 후발주자로 진입한다는 것은 업계에 좋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삼성이 진입하더라도 스위스의 제약회사들은 충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금과 다르지 않은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타적 정신이 노사갈등 해결의 비법
-지난 19일 한국 대법원은 중소자동차 부품업체인 발레오 전장(電裝)에 산업별 노조인 금속노조 산하 지부에서 상급 노조를 탈퇴해 기업별 노조로 변경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스위스는 어떻게 노조를 형성하고 있나요?
“스위스에는 노조가 거의 없습니다. 있다고 하더라도 보통은 개별적 회사 산하의 노조원들입니다. 저도 한국에서 노조들이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한-스위스의 사업을 주도하는 사람으로서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한국의 노조가 한국 스스로에게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스위스뿐 아니라 독일이나, 다른 유럽의 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하고 싶어도 이 노조협상 등 때문에 결렬되는 사례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한국에 진출해있는 유럽의 회사들도 노조 때문에 사업의 확장이나, 새로운 투자를 어려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한국의 노조는 한국 산업의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스위스에서는 노사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나요.
“일단 노조 자체가 별로 없지만, 있다고 해도 대부분 원만히 해결하고 있습니다. 서로 토론을 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한국도 비슷한 프로세스를 진행하지만 사실 해결책을 모색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스위스에서는 노조와 회사가 이야기를 나누면 대부분의 갈등이 원만히 해결됩니다.”
-그럼 만약 노사가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정부가 개입하나요? 노사갈등에 정부의 역할이 궁금합니다.
“스위스의 경우 노사간 협의는 다 잘 해결되어 왔습니다. 여기에 정부는 끼어들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회사와 노조간의 문제이니까요. 서로 이야기를 통해 타협을 합니다.”
-어떻게 타협점이 도출되나요? 가령 노조는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하고, 회사는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임금 인상 불가를 놓고 계속 싸울텐데요.
“그런 경우라도 노조는 회사의 입장을 이해하고, 회사는 노조의 입장을 이해한다면 해결됩니다. 충분히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럼 노사갈등이 없는 비법이 무엇인가요?
“제 생각에 비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대화를 나눌 뿐입니다.”
-그래도 한국의 입장에서는 비법이 있어 보입니다. 무엇이 노사갈등 해결의 방법일까요?
“계속 물으시니,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정신적 태도(attitude)라고 생각됩니다. 즉 이타심을 발휘하는 태도, 그것이 비법입니다.”
-한국에서는 최근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을 통과해 기업의 자율성을 높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기업의 비자금 조성 등 기업부패와 기업의 이익만 증가시킨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스위스에서는 이렇게 기업의 자율도를 높이는 법안 등이 있나요?
“스위스에서는 대부분의 권한을 기업에 일임하고 있습니다. 설령 지역사회나 노동자와 연결된 문제라고 할지라도, 주(canton)정부에서 전체적인 가이드라인만 잡아줄 뿐입니다.”
-그럼 만약 기업이 구조조정이나 개편을 한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나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자율성 보장이 스위스 기업에서는 필수 사항입니다. 기업이 원하는대로 개편이 가능합니다. 이런 개편을 통해서 변화에 대응하고 기업이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습니다.”
시장에 맞춰 빨리 변화하는 것이 100년 기업의 성공비법
-스위스는 오래된 강소기업이 많은데요.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말씀대로 스위스에는 오래된 중소기업이 많습니다. 이 강소기업들이 전체 기업 중 9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업들의 평균역사는 125년입니다. 대부분이 100년이상된 기업이라는 말입니다. 이들은 시대의 변화에 대응해왔습니다.
회사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고난이 닥쳐도 기업을 쉽게 개편할 수 있어요. 생각해보세요. 삼성같이 큰 기업이 하루아침에 다른 방식으로 변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작은 기업들은 가능합니다. 소수가 모여서 결정하면 곧바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100년을 이어온 강소기업들의 비법입니다.”
-그런데 기업이 잘되면 이익이 늘어나고, 이익이 늘면 자연스레 기업은 커지는데 왜 계속 중소기업으로 남아있나요.
“그것은 하나에만 집중하는 신념 때문입니다. 기업이 맡아온 하나의 전통에만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필요이상으로 기업이 커질 이유가 없습니다. 소수정예로 구성된 직원들이 최고의 품질을 만들기 위해 전념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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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박람회에 참가한 리세움 알피넘 쭈오즈 학교장(우측)
2월 27일 열린 스위스교육박람회에는 7개의 스위스 유명 학교들이 참가했다. 참가한 학교 중에는 리세움 알피넘 쭈오즈 (Lyceum Alpinum Zuoz) 사립기숙학교도 있었다. 이 학교는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의 연령층이 입학한다고 한다.
해당 학교의 발즈 멀러(Balz Muller) 교장에 따르면, 해당 학교에는 학생이 총 200명 정도며 알프스 산 속에 있다. 학비는 연간 7만5천달러(USD)이다. 사립학교는 학교장의 재량으로 모든 학생들의 수와 국적을 통제할 수 있어 특정 국가의 학생들로만 채워지는 걸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스위스의 학교를 졸업하면, 스위스의 대학은 물론 유럽, 미국 등으로 진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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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6-03-02 14:21   |  수정일 : 2016-03-0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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