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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송업계, “길거리에 보복운전 유발자가 너무 많다!” [현장르포] 보복운전자 처벌 전, 교통법규 위반자부터 먼저 엄벌해야

글 | 김동연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 길게 늘어선 택시. 사진=조선DB
올해 2월 12일부로 개정 시행되는 도로교통법 제46조 제3항, 난폭운전에 대한 처벌조항이 생겼다. 이 때문에 더 이상 보복·난폭 운전은 용납되지 않는다. 경찰도 2월 중순부터 난폭 및 보복운전만을 집중단속하는 전담반을 꾸려 도로 위 무법자들을 뿌리 뽑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난폭 및 보복운전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이는 타인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기 때문에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자동차 운송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현행 보복운전자만 처벌하는 법은 분명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에서 올해로 20년째 회사 택시기사로 일하는 K 씨는 “요즘 운전 중 화가 치밀기 일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요즘 남의 운전을 방해하는 이기주의적 차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그런데 옛날처럼 경적 한 번 울리지도 못해 울화통이 터집니다.”
앞서 인터뷰한 K씨를 비롯해 25년 가까이 택시운전을 한 개인택시 운전기사 J씨도 같은 맥락의 말을 했다. J 씨에 따르면, “운전 중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운전자가 많아 위험한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 기자가 만난 대부분의 운전관련 종사자들은 이렇게 무분별한 운전 행위에 대해 두 가지를 원인으로 꼽았다. 첫째는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 둘째는 너무 쉬운 운전면허였다. 다행히 후자는 경찰이 올해 안으로 시정해 현행대비 운전면허 시험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택시기사들은 기자에게 도로 위 황당한 사례들을 늘어놓았다. 기자가 확인한 사례들만도 십 여가지가 넘는다. 그 중 가장 많이 나온 사례는 바로 “이유 없는 서행차량”이었다. 도로 앞이 텅텅 비어 있는데도 이유없이 천천히 간다는 것. 이런 경우 해당 차량 옆으로 가 확인해보면, 운전 중 통화를 한다거나 스마트 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택시기사들은 입을 모았다. 간혹 운전미숙에 의한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해당 운전자가 비상등을 켜 타 차량에 주는 피해가 덜하다고 했다.
그 다음으로 많이 나온 사례는 “방향지시등(이하 깜빡이) 미점등 및 오점등”이었다. 택시기사 L 씨는 “어떤차가 달리던 중 갑자기 멈춰서서 뒤를 그대로 박을뻔 했다”며,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말했다. 알고보니 해당 차량은 우측 골목길로 들어가기 위해 갑자기 속도를 줄였다는 것이다. “우측 깜빡이만 켜줬어도 그런 일을 없었을 것”이라며,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씨는 이상한 경우도 많이 봤다며, 두 가지 사례를 말해주었다.

“요즘에는 여자든 남자든, 남녀노소 모두 이상한 운전들을 합니다. 오른쪽 깜빡이를 켜고 왼쪽으로 들어오는 차도 있어요.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이런 차들 때문에 주변 차들이 전부 놀랍니다.

이보다 더 심한 경우도 있어요. 한번은 가장 왼쪽 차선인 1차선에서 가장 오른쪽 차선인 3차선까지 깜빡이도 안 켜고 한 번에 꺾어 들어오더군요. 그리고는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갔어요. 내참 하도 어이없어서 말이 안 나왔어요.”

택시 기사들에 따르면, “설령 운전을 이상하게 하는 차와 사고가 나도 과실을 따지면 100대 0 이 나올 수는 없다”고 했다. “분명 나는 잘못을 안했어도 과실비율을 따지면 무고한 시민도 댓가를 치러야 한다”며 혀를 찼다.
택시기사들이 지적한 경우도 엄밀히 말하면 도로교통위반자들이다. 방향지시등(깜빡이) 미점등, 갑작스런 차선변경, 도로흐름 방해 등 모두 관련 법이 있고 벌금을 매길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의 무분별한 행동에 조금이라도 불쾌함을 표출하면 영락없이 보복운전자로 간주돼 처벌을 받는 실정이다.
한 택시기사는 “신호가 녹색불로 바뀌어도 움직이지 않아, 뒤에서 경적을 한 번 울렸다. 그런데 해당 차량이 뒤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후 신고해 벌금까지 물었다”고 기자에게 하소연 했다.
실제로 경찰에 체포된 보복운전자들의 사례를 보면 이유없이 늦게 가는 차량에 화가나 해당 차 앞을 가로막고 행패를 부린 사례가 대부분이다. 며칠 전 터널 안까지 따라가 보복차원으로 차량을 측면에서 들이받은 운전자는 “해당 차량이 깜빡이도 안켜고 들어와 순간 화가 났다”고 보복운전의 이유를 밝혔다.
운송업계 종사자들은 “운전을 잘못해도 비상등을 켜거나 손을 들어 미안하다고 하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도리어 화를 내는 경우도 많아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인터뷰에 응한 한 택시운전기사는 이런 사람들은 “보복운전 유발자”라고 일침 했다. “분명 이런 사람들도 법으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주부 강 모씨는 “운전 면허를 딴 지 20년 넘었는데, 유독 요즘 운전 중 이상한 운전을 하는 차량이 많아졌다”며 앞서 운송업계 관계자들의 주장과 유사한 대답을 했다. 즉 일반인들이 느끼기에도 최근 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등의 보복운전 유발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의 블랙박스 영상을 모아 변호사가 과실비율을 정해주는 지상파 방송, “블랙박스로 본 세상”이 있다. 해당 방송에서는 이렇게 잘못된 운전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사고를 유발시킨 차량도 과실이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경우가 여러 차례 있다. 사고를 유발한 차량이 사고가 발생한 다른 차량들과 물리적인 접촉이 없었다고 할지라도 사고를 유발한 차량에게도 과실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는 어떨까. 미국에서는 교통흐름을 방해하는 저속차량, 갑작스런 차선 변경, 깜빡이 미점등에 대해서 강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특히 정해진 규정 속도보다 이유 없이 느린 주행을 하는 차량에 경찰차가 다가가 해당 차량을 갓길로 끌어내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도로흐름에 피해를 주는 차량을 단속하는 것은 美 연방  차량 안전 규정(Federal Motor Vehicle Safety Standard)에도 나와 있다. 이 외에도 도로 위 저속차량인 골프장 카트, 4륜 오토바이 등까지도 도로의 흐름을 방해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속도가 느린 대형화물 트럭에는 반드시 후면에 저속운행차량 표지판(slow vehicle emblem) 을 부착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미국에서는 도로흐름에 피해를 주는 차량도 과속차량만큼 철저히 단속하고 있는 셈이다. 즉 미국에서는 저속운행이 꼭 안전운행이 아니며, 느리게 주행하는자를 법적으로 보호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운송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느리게 운전하는 차나 교통흐름을 방해하는 차가 법적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기자는 인터뷰에 응한 택시기사의 차량에 동승해 서울시내를 함께 주행해 보았는데, 실제로 택시기사들이 언급한 ‘깜빡이 미점등차량’, ‘이유없는 저속차량’ 등을 여러 차례 목격할 수 있었다.
보복 운전과 난폭운전을 뿌리뽑자는 취지도 좋지만, 분명 보복운전을 유발하는 운전자들도 처벌하는 상호 보완적 법적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등록일 : 2016-02-18 09:40   |  수정일 : 2016-03-1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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