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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770만 예비군 마주한 우리 예비군 320만, “전시에 뭘 해야 하는지…”

일선 예비군, “전시에 동사무소로 가는지, 소속부대로 가는지 모르겠다”

⊙ 해군 예비역 간부, “수십 년 동안 한곳만 지킨 북한 예비군은 바다 위 물길 다 꿰고 있어”
⊙ 동대 예비군 소집 관계자, “전쟁 나면, 총기 받기도 전에 다 죽을 것 같다”
⊙ 병무청 관계자도 예비군 용어 ‘동미참’이 뭔지 몰라 쩔쩔매
⊙ 동원지정, 향방작계, 동미참 등 예비군 8년 차에게도 어려운 예비군 용어
⊙ 젊은 여군은 대부분 퇴역해 예비군 훈련 면제, 막대한 인적자원 낭비
⊙ 예비군 훈련에서 수류탄 처음 본 예비역 해공군 장병 어떻게 던지는지조차 몰라
⊙ 미 예비군, 지역 경찰과 함께 시가지 전투 훈련해 실전감각 키워
⊙ 예비군 훈련 참가해 보니, 육해공 장교와 병사가 뒤섞여 소총 들고 돌격 앞으로!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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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한 예비군 훈련소에 모인 예비군들이 서바이벌 게임 훈련을 준비 중이다. 사진=조선일보
 “북한의 공격이 시작됐으니, 즉각 전 병력은 공격을 준비하라!” 이런 중요한 지시를 예비역 장군이 내릴 수 있을까. 과거 한미연합훈련에 여러 차례 참가한 예비역 공군 간부들에 따르면, 이렇게 중요한 지시를 연합훈련 중 미국 측 예비역 장성은 여러 번 내렸다고 한다. 이 지시는 한미 연합군에게 전달됐고 즉각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그 예비역 장군을 보좌한 사람은 미 공군의 현역 대령과 역시 현역인 한국 공군 대령 등이었다. 즉 예비군 지휘관의 말을 현역 간부가 듣고 따른 것이다. 예비역 한국 공군 간부들에 따르면, 이는 “미국에선 흔하다”고 했다. 이런 예비군과 현역의 조화가 한국의 예비군에선 가능할까?

병무청 관계자도 ‘동미참’이란 용어의 의미를 몰랐다

2010년 6월 17일 고양시의 한 예비군 훈련장에서 예비군들이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채승우

취재를 통해 만난 다수의 예비군 장병은, ‘한국의 예비군은 유사시 활용도가 떨어지는 병력, 오합지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는 예비군의 자체 능력 문제라기보단, 우리 군의 예비군 편제와 훈련의 구성 탓이었다. 국방부와 통일부의 북한정보포털 등에 따르면, 2014년 10월 기준으로 북한 정규군의 총수는 120만명이다. 여기에 북한은 예비군 약 770만명이 있다. 우리의 현역 병력은 약 63만명, 예비군은 320만명이다.

《월간조선》은 우리의 예비군 시스템을 면밀히 분석했다. 이번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예비군 시스템은 예비군들에게조차 어려운 것이었다. 일단 예비군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알아야 하는데 현역 장병은 물론 예비군들조차 예비군 용어를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실제로 국내 주요 검색포털에 예비군을 검색해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검색창에 예비군이라는 글자만 쓰면 연관 검색어로 예비군 1년 차, 예비군 2년 차, 예비군 3년 차 등 연차가 따라붙은 검색어가 줄지어 나온다. 관련된 질문과 답변이 수십 개다. 대부분의 예비군은 연차별로 자신이 받아야 할 훈련, 받은 훈련, 빠진 훈련, 벌금 등 각종 사안에 대해 몰랐다.

예비군의 생소한 단어인 동원지정, 동미참, 1차 보충, 향방작계 등의 단어에 대해서도 예비군 대부분이 몰랐다. 특히 4년 차 이하의 예비군들은 이런 단어가 생소해 동사무소(동대)에 전화를 수차례 건다고 했다.

병무청에 문의해 보니 예비군의 용어는 다음과 같이 구분되어 있었다. 문의과정에서 병무청 관계자도 ‘동미참’이란 단어가 무슨 용어의 약자인지 몰라 쩔쩔매기도 했다. 병무청 및 동대 여러 군데에 문의해 보았음에도 예비군 체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계자들조차 일부 상이하게 답하기도 했다. 예비군 체계가 얼마나 복잡하고 어처구니없이 만들어졌는지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다.

가. 동원지정 훈련

동원지정이란 유사시 대응하는 예비군을 특정 부대로 지정한 병력을 뜻한다. 이 동원지정은 매년 12월 중순경 병무청에서 직접 각 예비군에게 통지서를 발송한다. 이 통지서를 보고 다음연도 훈련에서 자신이 지정된 부대로 가서 훈련을 받는다. 예비군에게 있어 이 동원지정 통지서는 매우 중요하다는 게 병무청 관계자의 말이다. 동원지정자는 반드시 적혀 있는 부대로 가서 훈련을 받아야 하며, 유사시 해당 부대로 집결(응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북한의 도발로 예비군 동원 명령이 하달되면, 이 동원지정자는 동사무소(동대)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동원지정 통지서에는 유사시 집결해야 하는 시각이나 날짜가 명확히 표기되어 있다. 예를 들어 M(동원령)+1이라면 동원명령 하달 후 1일 이내에 지정된 부대에 도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표기법, ‘M+1’부터가 예비군들을 헷갈리게 한다. 또 이 통지서에 유사시 자신이 집결해야 하는 부대명이 나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예비군은 취재 중 단 1명도 보지 못했다. 연평도 포격 당시 일부 예비군들이 조국을 지키겠다며 소집을 자처했음에도 대부분이 어디로 가야 되는지 몰라 국방부에 직접 전화를 건 사례가 대부분이다.

나. 동미참 훈련

동미참이란 동원 미참가 훈련의 약자다. 즉 앞서 언급한 동원지정이 안 된 병력이 받는 예비군 훈련을 일컫는 말이다. 이 병력들은 가까운 육군부대 혹은 지역 예비군 훈련소에 가서 훈련을 받는 게 보통이다. 동미참 훈련의 경우에는 동원지정과 달리 거의 모든 군과 계급이 한데 모여 훈련을 받는다. 공군의 경우는 동미참이라고 해도 공군부대에 모여 받는 게 일반적이다. 동미참 훈련은 보통 입영교육이 아니라 출퇴근 교육을 받는다. 앞서 동원지정 훈련을 불참한 인원도 동미참 훈련을 받게 된다.

다. 보충 훈련

보충 훈련이란 앞서 언급한 훈련을 불참했을 경우 보완하기 위해 받는 훈련이다. 1차, 2차로 나뉘고, 육해공 군인이 모두 한데 모여 훈련을 받는다. 계급에 관계없이 선착순으로 도착한 인원 중 분대의 1번이 된 사람이 각 분대의 분대장을 맡으며, 분대는 약 10명씩 배정된다. 즉 일찍 도착한 예비군 중 한 명이 1분대 1번을 받아 분대장이 되고 바로 뒤에 온 2번부터 일반 분대원이 되는 것이다. 1분대 1번으로 온 사람이 육군 예비역 병장이고 2번으로 도착한 사람이 예비역 해군 중위이거나 특전사 하사라고 해도 그냥 분대원일 뿐이라는 말이다. 보충 훈련의 경우도 입영교육이 아니라 출퇴근 교육을 받는다. 2차 보충 훈련까지 특별한 사유(건강문제 등) 없이 무단결석할 경우 벌금이 부과되고, 소집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반복되면 주민등록이 말소될 수도 있다.

병무청 내부 관계자, “동원지정은 랜덤이다”

2010년 고양시 예비군 훈련장에서 예비군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채승우

그럼 누구는 동원지정이 되고 누구는 동미참이 되는가? 무슨 기준으로 동원지정이 되는 것일까. 병무청의 한 내부 관계자는 “동원지정은 병무청에서 매달 예비군 병력 자료를 업데이트한 뒤 지정 여부를 정하고 12월 중순 무렵 각 예비군에게 배포해 동원지정 결과를 알려준다”고 한다.

그런데 “이 동원지정을 분류하는 방법에 대해선 알 수 없다”며 “그냥 랜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동원지정의 목적은 현역의 부족한 병력을 메우기 위한 것으로 유사시 현역과 함께 전투에 임하게 된다. 예비역 병력 중에서도 현역을 직접적으로 돕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병력이라는 것이다.

관계자는 국방부의 예비전력과에서 매달 군별, 계급별, 보직별 인원 등을 파악해서 업데이트를 하고 이를 기준으로 필요한 병력을 예비군 중에서 동원지정으로 선정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 과정이 얼마나 정밀하게 분석되어 동원지정이 나오는지는 미지수다. 일부 특수 보직이었던 예비역 장병의 말을 들어보면 이 기준이 애매하다고 한다.

한 예비군은 “제가 현역 때 수행했던 보직은 항상 인력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원지정이 제대로 안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질문에 답한 이 중에는 자원이 부족한 특수 보직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그런데 이들도 “어떤 때는 동원지정이 되지만 안 된 경우가 많다”고 했다. 동원지정이 무작위로 된다는 병무청 관계자의 말을 뒷받침해 주는 대목이다.

특수 보직자들은 가령 특수화기 담당자이거나 특수 통신장비 인력 등 현역 시절 특화된 업무에 투입되었던 예비군들이다. 이런 보직을 맡았던 예비역들은 일종의 기술 보유자들로 대체될 수 없는 병력이다. 한 예비역 공군 중위는 “현역 때를 회상하면 당시 기술을 익히느라 정말 고생했으나 숙달되었을 때는 뿌듯하고 사명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 다시 투입되어도 현역 때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한 수준과 속도로 처리할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특수 임무를 맡았던 병력은 유사시 새로 양성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특별관리되어야 할 병력이라는 것이다. 가령 과거 6·25전쟁 중 한국군 전투기 조종사를 양성 및 임무에 투입하기 위해 미군이 교육하는 데 상당기간이 소요됐다. 즉 이 특수 병과 출신 예비역의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정작 이 특수 보직이었던 장병들이 동원지정에서 제외되고 있는 셈이다. 항공기 관제와 관련된 보직을 현역 때 수행했던 한 공군 예비역 장교는 일부러 국방부에 전화를 걸어 “저의 병과가 항상 인력난에 시달리는 것을 알고 있으니, 동원지정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난색을 표하며 “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예비역 장교에 따르면 “항공기 관제 병력은 전시 24시간 교대근무로 투입되는 병력으로 관제를 담당할 병력이 부족하면 아무리 전투기가 많아도 유사시 출격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원지정이 안 된 특수 보직자들과 장병들 대부분이 현역 때와는 다른 훈련에서 애를 먹고 있었다. 예비군 장병들은 예비군 훈련을 받으면서 “내가 왜 이런 쓸데없는 훈련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자괴감을 느끼고 있었다. 일산 지역 예비군 훈련장에서 만난 예비역 해군 장교는 “배를 타던 내가 왜 듣도 보도 못한 목진지 전투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실제 한 예비역은 수류탄 투척 훈련 중 “수류탄을 오늘 처음 던져본다”고도 했다.

국방부, “실전적 예비군 훈련” 그러나 예비군들 입 모아 “아직도 비현실적 훈련”

경기도 모처의 예비군 훈련장에서 목진지 훈련 사전 교육을 받고 있는 예비군들. 사진=김동연 기자

다수의 예비군에게 문의해 본 결과, 모두가 현행 예비군 훈련이 비현실적이라는 점에 입을 모았다. 예비군 훈련은 동원지정의 유무와 상관없이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훈련에 포함된 내용은 사격, 구급법, 각개전투, 수류탄 투척 등이다. 이 훈련들은 육군 위주로 짜인 훈련이며, 야전에서의 전투만을 염두에 둔 것이다. 국방부가 예비군 훈련을 체계화한다고 하며 서바이벌 장비와 시가지 전투를 도입하긴 했지만 예비군 훈련 장소의 여건에 따라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훈련 강도를 떠나 교육의 방법 등이 너무 구시대적 방법”이라는 게 예비역들의 말이다. 가령 목진지 전투(주요 경로를 차단하는 훈련)에서 신호줄을 설치해 참호 간 연락을 주고받고 화력을 집중해 공격하는 식이다. 신호줄은 거리가 먼 참호에 적이 오면 줄을 당겨 적의 출현을 알리는 방법이다. 참호 안에서는 적이 오는 방향을 계속 옆 사람의 어깨를 두드려 알리고 신호줄을 당겨 전달하라고 가르치는데, 이걸 다 전파하는 동안 적은 코앞까지 다가올 지경이다. 이 신호줄도 최근 전역한 육군 간부에게 문의해 보니 신호줄은 보조 신호 체계이며 실제로는 사람의 손목에 묶어두어 언제든지 적의 침입을 전파할 수 있게 한다고 했다. 그런데 예비군 훈련 중에는 예비군의 손목이 아니라 참호 옆 고리에 형식적으로 줄을 거는 게 전부였다. 이런 목진지 전투를 처음 본 해군이나 공군 장병들은 분명 유사시 줄을 손목에 걸지 않을 것이다.

훈련에 대한 설명도 그 훈련을 하는 목적과 유사시 대응법을 제외하고, 예비군의 조기퇴소를 위한 점수 부여에만 방점을 찍어 짜여 있었다. 예를 들어 훈련을 받는 예비군에게 “당신은 저기 들어가서 총구를 저쪽으로 돌리세요”라는 식으로만 설명할 뿐이었다. 왜 총구를 돌려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훈련의 목적은 설명하지 않았다. 훈련을 받는 예비군들은 훈련을 다 받고 나서도 목진지 전투의 개념을 알지 못했다. 특히 육군이 아닌 타군들은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목진지 전투라는 용어 자체를 처음 들어보기도 했다.

현대전에서는 시가지 전투가 핵심인데 이런 훈련은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실제 훈련했다는 경우에도 그 내용이 실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당장 전쟁이 발발하면 산속에 있을 국민보다는 건물 안에 있을 국민이 태반이지만 실제 필요할 대피장소와 대피방법, 총기를 받는 절차와 받아야 할 장소 등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유사시 산으로 올라갈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다. 가령 유사시 파출소나 소방서에 가면 예비역은 총기를 받는다는 식으로 간단명료한 지침이 필요해 보인다.

사무실이나 거주지에서 적에게 위치가 발각되지 않는 방법이라든지, 수도와 전기가 차단되었을 때 대처법, 적의 화생방 공격이 시작되었을 때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지 등은 알려주지도 않았다. 예비군의 방독면 훈련에서는 그냥 아무 설명도 없이 방독면을 빨리 쓰고 벗는 훈련만 할 뿐이었다.

이런 방독면을 유사시 어디에 가면 나눠주는지, 방독면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선 말이 없었다. 그 밖에도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소리로 울리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취재 중 대다수의 예비군은 예비군을 몇 년씩 했음에도, “전쟁이 발발하면 뭘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실전에서 정말 필요한 내용으로 현역과 예비군이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 누구의 정보와 명령이 우선인지, 또 상호간 호칭은 뭐라고 해야 하는지, 예비군 간의 서열과 명령체계 등 실질적인 예비군 통솔에 필요한 요소도 훈련내용에서 모두 빠져 있었다. 당장 전시에는 예비군 대부분은 병장이고, 특히 예비역 간부들은 병사처럼 군복에 예비군 마크도 부착되어 있지 않아, 현역과 구분조차 되지 않는다. 한국에는 아직 6·25 참전용사와 베트남전 참전용사가 있다. 이들을 불러 진짜 전쟁이 나면 예비군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예비군들에게 교육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미군의 예비군은 현역을 보조하는 자원이라는 명확한 개념

현대전의 경험이 풍부한 미군은 어떻게 예비군 훈련을 하고 있을까. 재미교포 2세로 미 육군에서 6년간 복무한 마이클 리(미국 《보스톤 코리아》 칼럼니스트)씨는 “미국의 예비군은 한국의 개념과 많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의 말이다.

“일단 미국의 예비군은 모병제로 한국과 원천적으로 그 편제부터가 다릅니다. 엄밀히 말해 현역으로 복무를 마친 사람이 예비군으로 근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현역(active duty)으로 예비군(US Army Reserve)에서 복무를 하는 구조입니다. 물론 전역 및 퇴역 장병이 예비군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치 육군이나 해군처럼 하나의 군을 별도로 모집하는 기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편제를 한국이 똑같이 바꿀 수는 없습니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예비군에 대한 개념을 한국도 배워야 합니다.

미국의 예비군은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예비군(Army Reserve, Navy Reserve, Air Force Reserve)과 주방위군(National Guard)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개념은 예비군과 주방위군은 유사시 일종의 보충병력(back up)입니다. 즉 현역의 육해공군으로 커버가 되지 않는 부분을 2선에서 막아주는 역할을 예비군이 하는 겁니다. 이 때문에 각 군별 예비군 편제를 따로 나누어 둔 것입니다. 육군은 육군 예비역이, 공군은 공군 예비역이 보충하는 식이지요. 그런데 한국은 이 개념 설정부터가 잘 안 되어 있습니다. 보충병력이라는 개념과 각 군별 예비군 개념이 약합니다. 모든 군이 하나로 훈련을 하다 보니 육군을 공군이, 해군을 육군이 막는 건지 헷갈리는 이상한 구조입니다. 일단 예비군 훈련이 동원지정인원을 제외하면 육해공, 모두가 뒤섞이는 이상한 구조입니다. 이는 업무 효율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경찰특공대(SWAT)와 함께 시가지 전투 훈련하는 미국의 예비군

2008년 2월 24일 경기도 포천 사격장에서 미군 장갑차 부대 스트라이커 여단이 사격훈련을 공개했다.
사진=조선일보 채승우

“어떤 훈련을 받냐”는 질문에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미군의 예비군 훈련은 기본적으로 현역과 똑같이 받습니다. 똑같다는 건 커리큘럼과 강도입니다. 훈련의 횟수에서만 차이를 보일 뿐입니다. 이 말은 동일한 훈련을 현역은 5일 동안 받는다면, 예비군은 2일을 받고 나중에 3일을 받는 식입니다. 물론 현역은 이 외에도 다른 훈련을 수시로 받지만, 현역이 받은 특정 훈련이 예비군에 가서 강도가 줄지 않습니다. 모든 절차와 과정이 동일합니다.

예를 들어 사격만 하더라도 실전에 필요한 훈련을 현역과 동일하게 합니다. 모잠비크 사격처럼 움직이는 타깃을 상대로 총을 쏘는 식입니다. 또 실제 채점에 필요한 사격을 하기 전까지 총알을 무제한으로 받아서 현역처럼 연습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비와 환경적 측면이 한국에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훈련의 내실은 유사하게 짤 수 있습니다.

미 예비군에는 검문검색법과 범인이나 적군 체포법, 소통을 위한 제스처 교육 등이 있습니다. 이것은 유사시 대인 검색과 차량 검문검색을 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체포하는 방법도 알아두어야 합니다.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장애인에게 간단한 제스처를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도 가르칩니다. 또 차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습격(raid)을 받았을 때 대처하는 요령, 급조폭발물(IED) 공격을 받았을 때 대처하는 방법, 공격 징후를 보이는 차량을 구분하는 방법, 환자를 이송하는 방법 등을 가르칩니다. 이 외에도 기초체력 훈련, 시가지 전투 훈련을 받습니다. 시가지 훈련의 경우에는 지역 경찰특공대(SWAT)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SWAT는 시가지 전투와 건물 침투 등의 전문가이기에 이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실전감각을 익히고 체계적인 교육을 하는 겁니다.”

“훈련은 어디 가서 받고 언제 받느냐?”고 묻자 다음과 같이 말했다.

“훈련장소는 지역별 훈련시설에 가서 받습니다. 아니면 육군의 부대 등에 가서 받을 수 있습니다. 훈련장소는 자신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본래 자신의 거주지역을 벗어나 있을 경우에는 이동한 지역의 가까운 훈련시설이나 육군부대를 방문해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정해진 훈련을 빠져야 하는 경우에는 나중에 원하는 시간에 맞춰 훈련시설을 찾아가 보충 훈련(make up exercise)을 받으면 됩니다. 앞서 말한 지역별 훈련시설은 작은 건물로 그 안이 일종의 헬스장과 체육관(gym)이 합쳐진 곳입니다. 이 안에 가서 각종 훈련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시설 안에서는 대형 군용장비로 진행하는 훈련을 제외한 대부분의 훈련이 가능하고 해당 시설에 맞게 커리큘럼이 체계적으로 짜여 있습니다.”

《월간조선》은 미국 육군 예비군 본부(US Army Reserve Center HQ)에도 질문을 보냈다. 이에 미 육군 예비군 본부의 아담 잭슨 소령과 채드 닉슨 대위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미 예비군은 훈련을 얼마나 합니까?

“미 육군 예비군 훈련은 월별 훈련(drill)과 연례 훈련(AT·Annual Training)으로 나뉩니다. 매달 받는 훈련은 매달 1회 주말 동안 받습니다. 이 주말훈련은 때에 따라 금토일 3일이 될 수도 있고, 토일 2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훈련과 별개로 보통 여름에 하는 연례 훈련이 있습니다. 이 훈련은 최소 14일(2주)에서 최대 28일(4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훈련을 하는 월은 월별 훈련은 제외합니다. 즉 매달 훈련함과 동시에 연례 장기 훈련을 통해 최상의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예비군은 이외의 시간에는 자신의 본업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 가령 학교를 다닌다거나 직장을 다니는 식입니다.”

미국, 현역 때부터 예비역 전환 대비한 프로그램 운영해

— 퇴역이나 전역한 장병이 예비군에 지원할 수 있나요?

“미국의 현역 장병이 전역이나 퇴역 이후에도 요구조건을 충족한다면 미 예비군에 다시 지원해 입대할 수 있습니다.”

— 재입대한 경우 직무배정은 현역 때와 동일한 업무(MOS·Military Occupational Specialty)에 배정되나요?

“현역 복무했던 자원은 예비군에겐 매우 중요한 자원입니다. 그들의 본래 임무 능력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서라도 동일 혹은 유사 임무 배정이 최우선으로 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을 AC2RC:Active Component to Reserve Component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곧 전투준비태세(Combat-readiness)와도 직결된 사안으로 능력을 발휘하는 데 중요합니다. 이런 현역에서 예비역으로 전환되는 프로그램(AC2RC)은 현역들 중에서 예비역 재지원을 염두에 둔 현역들에게 사전에 제공되며, 예비역이 되었을 때 재빠른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게 됩니다.”

— 현역에서 예비역이 되는 과정에서 자신이 하던 것과 다른 임무 배정을 원하면 어떻게 됩니까? 가령 기관총 사수가 취사병을 원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다시 기본교육 및 특기학교를 가서 처음부터 다시 배운 뒤 일선에 배치됩니다. 간부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초임간부학교에 가서 배우고 다시 예비역으로 배치됩니다. 이런 경우는 드물고 본연의 업무에 재배치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 최상의 전투준비태세와 효율 면에서 현역 때와 동일한 임무를 부여받는 것이 좋은가요?

“동일 임무를 부여받는 것이 가장 성공적으로 동화(integration·同化)되는 것입니다. 즉 동일 임무 부여가 예비군을 위해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 현역이었던 사람이 예비역으로 입대하면 현역 때 계급을 이어받는지요. 대우는 어떻게 다른가요?

“네, 동일 계급을 이어받습니다. 다만 미국에서는 각 군별 계급명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해군의 Petty Officer Second Class는 공군에서는 Staff Sergeant입니다. 하지만 모두 E-5등급(한국군 기준 하사 계급)으로 같습니다. 즉 현역 때와 동일한 계급이 예비역 때도 부여되며, 동일한 임금체계를 적용하고 대우도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미 정부에서는 미 예비군에 대한 대우를 현역과 동일하게 해주나요? 복지와 임금 면에선 어떤 차이가 있나요?

“임금과 건강보험, 그리고 퇴역 후 복지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예비역 중에서도 일부 사람들은 전투모집인원으로 분류된 자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특정 작전 등에 차출되는 인원으로 이들에 대해서는 현역과 동등한 대우를 해줍니다.”

위 내용을 종합하면 미 예비군은 군별 구분이 확실하고 현역 때와 동일한 임무를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예비군은 군별 구분 없이 모두 육군의 임무를 기본교육도 하지 않은 채 훈련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예비군 훈련 중 육군이 아닌 타군에게는 사고의 위험도 항시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처음 보는 훈련을 그 자리에서 갑자기 실시하기 때문이다.

예비군 소집 관계자, “전쟁 나면 그냥 도망가는 게 제일 좋은 방법”

경기도의 한 예비군 훈련장에서 수류탄 훈련을 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고 있는 예비군들. 사진=김동연 기자
  예비군 훈련에 참가해 보니 연습용 수류탄 투척의 경우에는 안전에도 문제점이 많았다. 파란색의 연습용 수류탄은 내부에 파편이 없지만 폭발하면서 수류탄 외부 케이스(case)가 깨지고 노란색 연막이 나온다. 그런데 이 수류탄의 투척 방향 쪽으로 예비군들을 줄을 세운 채로 훈련을 진행시키기도 했다. 수류탄 폭발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지를 하지 않았다.

현역의 경우 이런 위험한 훈련 전에는 반드시 기본 체력훈련 등으로 정신을 차리게 함과 동시에 근육을 이완시키고 위험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알려주는 것과는 상반된 것이다. 실제 예비군 훈련 중 수류탄의 고정핀을 잡는 방법을 모르는 예비군들이 여러 번 실수를 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청한 경기도의 한 예비군 소집 관계자 A씨는 현행 시스템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현재 우리 군의 예비군 편성은 평시와 전시 기준이 상이하고, 평시에는 군과 특기를 나누지 않고 다같이 훈련을 하는 복잡한 구조”라며 입을 열었다.

A씨의 말을 종합해 보면 “배 위에서 근무만 한 장병이라고 할지라도 육군과 함께 훈련을 받는 구조”라는 것이다. 가령 참수리호의 기관실 병사였다거나, 구축함의 취사병이라고 해도 육군과 함께 야전에서 텐트 설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현재 우리 예비군의 훈련구조는 현역 때 자신의 군별 특기를 전혀 살릴 수 없는 구조다.

전시에는 어떨까. A씨에 따르면 전시에는 특기별(통신병, 운전병, 소총수 등)로 분리된 리스트가 있다. 이 리스트를 토대로 예비군을 재구성한다는 것이다. 그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줬다. 다음은 그의 말이다. “전쟁이 났을 때, 운전병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가령 각 지역의 동대장 운전병이나 수송차량 운전병이 필요한데, 여기에 운전병 출신을 특기별로 묶어 두었다가 전시에 필요한 만큼 배치하는 식입니다. 기관총 사수, 유탄발사기 사수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시용 리스트 적용이 현실적인지에 대해 묻자 그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전시에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아무리 특기별로 재분류를 해놨다고 해도 평시와 달라 분명 진행에 무리가 있습니다. 장담하는데 문제가 속출할 것입니다. 이 재분류된 리스트조차 유사시 곧장 적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양이 방대하고 복잡해서 전시에는 제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특히 각 동사무소에 배치된 인력은 고작해야 5명 남짓인데, 이 인원들이 예비군을 특기별로 재분류하고, 총기 수령하고, 예비군 소집하고, 예비군 통제하는 등 다수의 업무를 한번에 처리해야 합니다. 또 이런 자료는 모두 컴퓨터에 있는데, 전력이 차단되거나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막막합니다. 포화상태 속에서 과연 몇 명의 예비군이 제대로 소집장소로 찾아올 것인지, 어떻게 다시 예비군을 특기별로 나눌 것인지 앞이 캄캄할 뿐입니다.

아마도 총기를 수령하기도 전에 전부 죽을 것 같습니다. 또 사실 실제로 군이 모이는 장소는 지역별로 다릅니다. 저도 예비군 체계가 하도 복잡해서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요. 전시에는 동사무소가 아니라 학교로 다 모인다고 합니다. 근데 저도 얼핏 주워들은 거라 확실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전쟁 나면 도망가는 게 제일 좋을 겁니다.”

취재 중 기자는 A씨 외에도 “주워들은 내용이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 병무청의 예비군 관계자도 불확실한 부분에 대해선 이런 식으로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자가 “몇 년이나 예비군 관련 업무를 했냐”고 묻자 병무청 관계자는 “5년 이상”이라고 했다. 예비군 체계가 다년간 근무한 관계자들에게조차 여전히 복잡하다는 방증이다. 예비군 소집만 수년간 한 관계자들조차 “전시 예비군 분류절차와 소집장소를 알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다른 예비군 관계자를 찾아 물어도 마찬가지였다.

동대 쪽에서 예비군 소집을 진행한 관계자 B씨는 동사무소 주도로 시행하는 지역훈련의 맹점을 알려줬다. 각 동사무소 동대장 지시하에 지역 예비군이 모여서 지역의 주요 거점을 방어하는 훈련인데, 이 훈련의 목적과 내용을 예비군들이 잘 알지 못했다. 이 때문에 B씨는 “우리 군이 반드시 해야 할 점으로 전역 전 예비군 교육”을 꼽았다. “전역을 앞둔 병장들이 할 일도 없는데 예비군 교육이나 철저히 시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비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 채로 전역을 하니 별의별 일이 발생한다”며 그는 예를 들기도 했다. “전역과 동시에 군복을 다 버린다든지, 예비군 1년 차가 되어서 전역한 부대로 찾아가는 등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동사무소 주도의 훈련을 참가 및 통제했다는 한 공군 간부 예비역은 “전시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심지어 동대에서 예비군 소대장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어디까지 내가 예비군들을 데리고 걸어갔다 오기는 하는데 무엇 때문에 하는지 가르쳐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동대 소대장이란 보직은 전역한 예비역 간부 중 지역 동사무소에서 선발한 자원으로 지역 예비군 훈련을 통제하는 데 쓰는 자원이다. 전시에는 동대장을 보좌해 지역 예비군을 이끌고 지역 전투를 주도한다.

전원 간부로 육성한 고급자원 여군이 예비군에는 없는 이유

경기 지역 예비군 훈련소에서 예비군들에게 제공된 식사. 사진=김동연 기자
  이번에는 현역과 예비역 여군 간부들에게 예비군과 관련한 내용을 문의해 봤다. 취재 과정에서 예비군 훈련 중에 여군을 봤다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그래서 왜 예비군에 여군이 없는지 그 이유를 확인해 봤다. 현역 중에는 여군이 있는데 왜 예비군에는 없을까. 한국에는 이스라엘처럼 여성의 병역 의무가 없다. 이 때문에 자원입대한 여성 자원에 대해서만 국방의 의무가 부여된다. 여군은 모두 부사관이나 장교인 간부 계급으로 군 생활을 한다. 굳이 병역 의무가 없는 여성이 입대를 한 경우는 보통 군인을 직업으로 택한 경우다. 따라서 한국의 군인 중 여군 병사는 있을 수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남자와 달리 의무 복무기간인 3년(장교)에서 4년(부사관) 이상 장기 복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단기장교나 부사관으로 만기 전역을 한 대부분의 남자 간부들보다, 여군은 오랜 군 생활로 인해 경험이 풍부한 자원이다. 당연히 군에 대한 이해도와 숙달도가 뛰어나다. 육성하는 데에도 국방예산의 많은 부분이 쓰인다. 성별이 달라 남군처럼 집체교육을 하기 쉽지 않고, 단체 숙소 배정 등에서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각 군 부대에서는 여군 전용 숙소와 화장실을 별도로 제작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어렵게 육성한 여군 대부분은 군 복무기간을 마치고 예비군 자원이 아니라 일반 민간인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수의 여군에게 확인해 보니 군 전역을 앞두고 국방부에서 군 이후 처우를 선택할 기회를 준다고 한다. 하나는 전역이고 나머지 하나는 퇴역이다. 전역을 택한 여군은 남군과 마찬가지로 예비군으로서의 병역의 의무가 남아 있다. 퇴역을 택한 후자라면, 더 이상의 병역 의무는 남아 있지 않다. 예비군 훈련을 받을 이유도 소집에 응할 이유도 없다. 여군의 대부분이 이 퇴역을 택한다고 한다.

퇴역을 한 여군이라고 할지라도 이들이 맡고 있는 역할과 책임은 막중하다. 특히 이들이 필요한 곳은 바로 ‘여성을 대상으로 한 군 교육’이다. 국민의 절반가량이 여성임에도 대다수가 군의 체계는 물론 군 용어와 유사시 대응법에 대해서 모른다. 가령 진돗개 1호가 발령되었다는 뉴스가 나와도 진돗개가 무엇인지 모르는 식이다. 취재 중 한 여성은 “진돗개가 애완견 말고 뭐가 또 있냐”고 되묻기도 했다. 어떤 여성은 ‘데프콘(DEFCON·정규전 대비 전투준비태세)’이 랩퍼의 이름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반면 군필자인 남자들의 경우 진돗개 발령, 방독면 착용법, 공습경보 등에 대해서 들어보았거나,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즉 유사시를 대비해 여군 자원을 활용해 여성을 대상으로 군 교육 등을 진행할 경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남성의 입장에서 군을 여성에게 설명하는 것보다, 여성이 설명하는 것이 아무래도 같은 여성의 관점에서 설명을 쉽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 여군 퇴역 자원들에게 부여된 역할은 아무것도 없는 실정이다. 이는 경제적인 차원에서 보아도 고급 인력의 막대한 낭비다.

1996년 무장공비 사건 때 예비군들의 미흡한 대처 되새겨야

무장간첩 잔당을 추적 중인 군 수색대가 1996년 11월 23일 밤 강원도 강동면 칠성산과 괘방산 일대에서 야간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최순호

전방지역 육군 간부로 전역한 K씨는 “예비군들의 실제 전투참여 사례도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의 말이다. “과거 1996년 잠수함으로 강원도 지역에 침투한 북한 무장공비 사건 때는 실제로 예비군이 소집되었는데 당시 상황에서 분명 예비군의 문제점이 많았다. 그럼에도 예비군은 지금까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북한 무장공비는 특수부대급으로 육성된 군인들인데 당시 이들의 이동속도는 우리 군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다. 당시 우리 군은 포위망을 최초 발견지점에서 특정 반경을 정했는데, 공비들은 항상 이 포위망 밖에 있었고 예비군들의 실제 대응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두려움에 휩싸인 예비군은 야간 보초를 설 때, 일부러 모닥불을 피워놓고 자신의 위치를 공비들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재빨리 포위망을 벗어나야 하는 공비들에게 위치를 알려줌으로써 길을 열어준 것이다. 그 외에도 주요 목진지에서 암구호를 물어서 암구호를 못하면 즉각 체포하거나 총을 쏴야 하는데 예비군들은 그냥 대충 둘러대면 보내줬다. 예를 들어 암구호를 독수리라고 하면 사전에 짠 대답이 나와야 하는데 상대방이 ‘나 옆 부대 행보관이다’라고 하면 그냥 보내주는 식이었다. 이렇게 실제 사례를 들어 어떻게 예비군들이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자꾸 이런 식으로 대처하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의 도발에 계속 당하는 것이다.”⊙

등록일 : 2017-01-05 07:02   |  수정일 : 2017-01-0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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