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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무총장은 대통령 출마 못한다?

– 무기명 47표로 통과된 유엔 사무총장 임명 결의안 확인 취재

⊙ 유엔 사무총장은 사퇴 후 공직에 나설 수 없어
⊙ 해석에 따라 권고사항 정도로 받아들일 수도 있어
⊙ 당시 유엔 사무총장 연봉은 약 2000만원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유엔 사무총장 임명에 대한 내용을 다룬 1946년 총회 자료. [사진출처=유엔]

차기 대권 주자 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단연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다. 그런데 요즘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직책은 차후 한 국가의 수장이 될 수 없다는 유엔의 결의안 내용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해당 문건 전체를 유엔의 라이브러리 아카이브에서 확인했다. 해당 내용은 유엔의 국제연합 총회의 첫 번째 세션(1st Session)에서 나온 것이다. 이 첫 번째 세션은 1946년부터 1947년까지 진행되었으며, 첫 번째 세션이다 보니 유엔 구성의 뼈대가 되는 내용들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당시 총회에는 미국, 소련, 에콰도르, 브라질 등을 대표하는 참석자들이 있었으며, 회의는 프랑스어로 진행됐다. 회의는 1946년 1월 24일 오전 10시30분에 시작됐다.

이 첫 번째 세션의 주요 안건은 두 가지로 하나는 원자에너지의 발견으로 인한 문제 해결방안(Establishment of a Commission to deal with the Problems raised by the discovery of Atomic Energy, and other related Matters: Report of the First Committee)이고 다른 하나는 유엔 사무총장의 임명(Terms of Appointment of the Secretary-General: Report of the Fifth Committee)과 관련된 사안이다.

첫 번째 안건의 조사위원은 에콰도르의 비테리 라프론테(Viteri Lafronte) 씨가 맡았다. 이후 국가별 발언자들이 해당 내용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회의는 말미에 해당 내용에 대한 투표가 진행됐다. 결의안은 무기명 47표로 통과됐다.

연이은 두 번째 회의에서는 사무총장 임명(the Fifth Committee on the terms of appointment of the Secretary-General)에 관한 주제가 다뤄졌다. 이 안건의 보고서는 그리스의 대표, 아그니드스(Aghnides) 씨가 맡았다.

그가 말하길, “이 보고서는 매우 간단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두 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단락은 소개문(introduction)이고 두 번째는 결의안 초안(draft Resolution)입니다. 이 두 번째 결의안 초안은 오늘 총회를 통해 결의안으로 통과되어야 하는 부분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설명의 내용을 종합하면 유엔 사무총장이 가져야 할 권한 등에 대해 각 나라가 제출한 권고사항 등을 모두 받아들였으며, 오스트리아 중국 이집트 프랑스 네덜란드 폴란드 영국 미국 소련 베네수엘라가 모여 사무총장이 받아야 할 고정 급여(emoluments) 등을 정했다. 이 모든 내용은 5차 위원회까지 나온 내용을 모두 모아 결의안 초안에 담은 것이다.

이후 본격적으로 유엔 사무총장의 권한과 책임 등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이에 따르면 당시 유엔 사무총장의 급여는 1년에 미화(USD)로 2만 달러다. 임금 이외에 사무총장에게는 가구가 배치된 거주지를 제공한다고 되어 있다. 임기는 5년으로 하고 5년 연임을 할 수도 있도록 되어 있다.

유엔 사무총장은 국가직에 나설 수 없다고 명시된 부분. [사진=유엔]

  이후에 나온 부분 중 (b) 항목이 바로 유엔 사무총장이 공직자가 될 수 없다고 명시한 것으로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Because a Secretary-General is a confidant of many governments, it is desirable that no Member should offer him, at any rate immediately on retirement, any governmental position in which his confidential information might be a source of embarrassment to other Members, and on his part a Secretary-General should refrain from accepting any such position.”

해석하자면,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직책은 다른 국가의 비밀을 알 수 있는 자리임으로 퇴임 후 다른 국가의 정부직(공직)에 종사하는 것을 삼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즉 유엔 사무총장이 대통령과 같은 국가직에 나설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본 문구가 어느 정도 강제성을 가지는지는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desirable’이라고 한 부분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는 권고성 의미를 담고 있고 사퇴 직후라는 ‘at any rate immediately on retirement’의 해석도 모호하다. 사퇴 직후에 정확한 기간이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사무총장 임명 결의안 초안에 대해서 당시 의장(president)은 “혹시 본 내용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대표가 있나요? 없다면 바로 투표를 진행하겠습니다(Quelqu’un demande-t-il encore la parole? Si personne ne demande la parole, je vais mettre aux voix le projet de resolution)”라고 불어로 말했고, 무기명 47표로 통과되어 결의안이 됐다. 오전 10시반에 시작한 회의는 유엔 사무총장 임명과 관련된 결의안 투표를 마치고 12시25분 끝이 났다.

당시 결의안에서 흥미로운 점은 사무총장 직을 칭하는 용어의 성(性·gender)이 모두 남성으로 명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보통 최근 작성된 문건들은 양성평등의 의미로 ‘he or she’로 특정 직책명을 칭하는데 70년 전에 작성된 이 결의안에선 모두 he라는 남성 명사로 사무총장을 칭하고 있다.

[월간조선 11월호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등록일 : 2016-11-16 15:30   |  수정일 : 2016-11-1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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