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칼럼

가솔린 엔진과 디젤엔진의 장점 합친 마즈다의 가솔린 압축점화엔진(HCCI) 양산화 시작과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

김동연 자동차 칼럼니스트

최근 유럽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엄격해지는 환경기준 탓에 디젤엔진을 탑재한 차량보다는 가솔린 엔진 차량 구매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경우가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수입차협회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2월 국내 수입 가솔린 차량의 판매율이 48.8%, 디젤차 42.8%로 가솔린 차량이 디젤차량을 앞섰다. 2012년 이후 해당 지표에서 그동안 디젤이 거의 50%에 육박할 정도로 강세를 보여온 것과 상반된 것이다. 여기에는 그동안 디젤차량에 대한 잇단 악재도 한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디젤게이트와 일부 차량의 주행중 화재 사고 등의 여파도 일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가솔린 엔진 분야에 희소식이 들린다. 일본의 로터리 엔진으로 유명한 마즈다는 자사의 신형 차량 라인업에 세계최초로 신기술을 담은 엔진을 탑재 양산했다.
바로 가솔린 압축점화 HCCI(Homogenous Charge Compression Ignition) 엔진이다.

마즈다의 엔진

가솔린 엔진과 디젤엔진의 가장 큰 차이는 폭발행정을 유도하는 과정에 있다. 특히 디젤엔진은 별도의 점화플러그 등 없이 피스톤의 압축행정만으로 자체적인 폭발을 유도하는게 특징이다. 그런데 이러한 디젤엔진의 점화 기법을 고스란히 가솔린 엔진으로 옮긴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엔진은 일종의 가솔린 기술과 디젤 기술을 섞어 만든 또다른 의미의 하이브리드 (Hybrid, 혼종) 이다. 이 디젤엔진의 기술을 가솔린으로 옮긴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고효율이다. 기존 가솔린 엔진대비 효율이 약 20~30%까지 높다고 알려졌다.

국제적으로 높아지는 환경기준과 고유가 속에서 자동차 회사들은 동일한 양의 연료를 사용하면서도 더 먼 거리를 더 강한 힘으로 짜내는 연구에 몰두해왔다. 직접분사 엔진도 이런 과정의 일환으로 개발된 가솔린 엔진 기술이다. 그런데 이러한 직분사 엔진보다 더 높은 효율을 만들 수 있다고 보는게 바로 이 가솔린 압축점화 엔진이다. 이 때문에 이 엔진의 연구는 업계에서는 대략 2000년대 초반부터 여러가지 프로토타입 개발과 시험에 있었다고 알려졌다.

특히 이 엔진에서 가장 양산화에 가깝게 거론되는 회사로는 국내 현대도 있었다. 현대의 GDCI 엔진은 일본의 마즈다나 혼다가 제작한 구상과 달리 완전히 점화 플러그를 제거한 형태의 엔진이다. 필자가 2015년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해당 엔진의 양산시점이 멀지 않았다고 했으나, 이후 양산계획 및 시점은 공개된 바 없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현대는 양산을 미루고 있다. 그런데 이번 마즈다의 양산화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브랜드의 기술도 볼 날도 머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현대의 이 엔진은 엔진의 구조상 수퍼차저와 터보차저를 병행 운영하며, 현대에 따르면 연비는 기존 가솔린 엔진대비 최대 25%까지 개선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가솔린 압축점화 엔진은 이론상으론 바이 퓨얼(Bi Fuel, 디젤 및 가솔린)도 가능하다고 볼 수 있으나, 실제 적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마즈다는 이번에 공개한 이 신형엔진을 2030년까지 전차종으로 확대하며, 로터리 엔진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마즈다는 이 때문에 이번 기술의 사업계획을 “Sustainable Zoom-Zoom (지속 가능한 줌-줌)”이라 명했다. 줌-줌은 마즈다가 북미 등에서 밀고 있는 일종의 슬로건으로 마즈다 특유의 엔진 성능과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이 엔진이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엔진의 점화 타이밍이다. 정확한 시점에 점화하지 못하면 엔진의 효율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고, 기타 엔진 트러블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압축점화를 위해서는 실린더 내부 온도유지가 관건이다. 적정온도가 유지되지 못하면 점화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즈다는 이 문제를 스파크 플러그를 장착하여 해결했다. 엄밀히 말해 기존 스파크 점화와 압축점화를 병행으로 운영하게 된다. 엔진온도가 낮은 콜드 스타트 때나 초반에는 스파크 점화로 엔진내부의 압축비와 온도를 올린 뒤, 이후 탄력을 받으면 압축점화로 이어 나가는 구조다. 이 때문에 완전하게 점화플러그가 제거되지는 못했지만 효율은 분명 개선됐다.

이 엔진은 두가지 모드로 운영되면서 엔진 압축비가 탄력적으로 변경되는 특이한 형태의 엔진이다. 가솔린 플러그 점화모드에서는 압축비가 약 12~14:1 정도를 유지하고, 압축점화 모드에서는 약 18:1을 유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즈다는 업계 최초로 이 기술을 적용한 상황에서 정확한 압축비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압축 점화 엔진의 압축비는 보통 18:1로 알려져 있다. 마즈다의 경우 압축비의 변화는 밸브의 개폐시간을 조정하여 내압을 가변화 한다.

닛산의 2019년 일부 모델에는VC-Turbo 엔진을 장착했다.

최근 엔진의 압축비를 탄력적으로 바꾸는 내연기관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앞서 일본의 닛산은 크랭크 샤프트의 높낮이를 가변적으로 바꿔서 압축비를 8:1에서 14:1까지 탄력적으로 바꾸는 VC-Turbo 기술을 양산화한 바 있다. 이 엔진은 주행중 압축비와 함께 엔진 배기량이 함께 약 30cc가량 변하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최근 내연기관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엔진들이 압축비를 가변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배기량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향후 자동차 업계와 보험사 그리고 정부 등 다양한 기관 등에서 신기술에 발맞춘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현재 이러한 압축비 변화 기술이 현재는 배기량에 미치는 변동폭이 적지만, 향후에는 이런 가변 배기량의 변화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말은 곧 국내 배기량 세재법을 재고해야한다는 의미다. 현행 세재법은 점차 엔진배기량이 낮아지는 세계적 추세를 역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국내 자동차 관련법과 정부 방향은 항상 늦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 인프라 보급부분도 정부의 늦장대응으로 현대가 가장 먼저 양산화하고도 일본이 세계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상태다. 이런 문제를 거듭해서는 안된다. 현대가 개발한 플러그 없는 GDCI 엔진도 양산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도 필요해 보인다.

이런 가변 압축 엔진은 주행중 압축비가 급격히 높아지는 구조를 띄고 있어, 고옥탄 휘발유 정제기술 및 유통도 함께 따라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압축 엔진은 지연 점화(delayed ignition) 등을 통해 엔진의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게 된다. 따라서 정유업계 등에서도 이런 차량들의 엔진 특성에 맞춰진 새로운 맞춤형 연료 개발과 유통을 통해 수요를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최근 국내외에서 전기차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존 내연기관에 대한 관심이 과거 대비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는 여전히 기존 내연엔진 기술을 극대화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어, 향후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에너지원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 선택의 폭을 넓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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