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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던져준 맹자 다시 들고간 文의 방중

-맹자 들먹이며, 중국과 협력 약속한 문재인

-일대일로와 신남북방정책의 의미

-시진핑의 오찬과 만찬

-수정방과 춘향전

김동연 공개정보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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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시진핑을 만난 박근혜 대통령. photo=wikimedia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월 2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중은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제8차 중일한 영도인 회의 라고 칭한다. 국가의 순서는 개최국 및 의장국에 따라서 3국이 돌아가면서 바꾸고 있다. 따라서 서울에서 열렸던 6차 회의때는 한일중, 일본 도쿄에서 열린 7차 회의때는 일중한 순으로 칭했다. 중국은 지속적으로 국가 주석 대신 경제를 관장하는 총리가 국빈급으로 회의에 참석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리커창 총리 중심으로 추진되었으나, 시진핑도 한국과 일본의 정상을 만났다.

한국정부의 노골적인 일대일로 편승

이번 방중에서 주목할 점은 한국의 향후 친중노선이 어떻게 심화되는지 여부다. AFP 통신의 일본어 서비스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일대일로 (Belt and Road)’구상의 공동 건설 추진과 한국의 발전 전략계획과의 연계가 더 빨리 실효성을 가지고, 성과를 거두도록 하고, 양국간 자유무역협정 (FTA)의 제2단계 협상을 가속화하며, 혁신 연구개발 협력을 심화시키고, 상호 보완과 성과 공유를 더 추진해야 한다(「一一路(Belt and Road)」構想の共同建設推進と韓略計との連携が、より早く実効性を持ち、成果をめるようにし、二間自由貿易協定(FTA)の第2段階交加速させ、イノベション究開協力を深化させ、優位性の相互補完と成果の共有をさらに現しなければならない。) 고 말하며, 양국의 우호를 증진시켰다. (관련뉴스: https://www.afpbb.com/articles/-/3260861?pid=3260861002)

본 내용은 한국과 중국이 일대일로를 위해서 증진을 강화하겠다는게 주요 골자다. 그동안 한국은 미국발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제외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고, 문재인의 외교정책이 중국발 일대일로에 편승한다고 알려져 왔는데, 이번 방중을 통해서 재확인됐다. 현 정부가 미국과는 거리를 두고, 친중 스탠스로 가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또한 동일 매체는 한국이 주한 중국 인민군 유골을 중국에 반환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전해진다.

중국이 던져준 맹자를 다시 들고간 문재인

일대일로에 올라탄 한국의 외교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문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북경에서 문재인은 시진핑 앞에서 다음과 같은 연설을 했다. 연설문의 주요 내용을 우리 외교부에서 공개한 것을 토대로 요약한다.

시진핑 주석님 감사드립니다. 여러 번 중국에 왔는데 올 때마다 상전벽해와 같은 중국의 발전상에 놀랍니다.

중국의 꿈이 한국에 기회가 되듯이 한국의 꿈 역시 중국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주석님과 내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신남방·신북방정책 간의 연계 협력을 모색키로 합의한 이후, 최근 구체적 협력방안을 담은 공동보고서가 채택되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제3국에 공동 진출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들이 조속히 실행되길 기대합니다.

맹자는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고 했습니다. 한·중은 공동 번영할 수 있는 천시와 지리를 갖췄으니 인화만 더해진다면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습니다.”

문재인이 말미에 인용한 천시, 지리, 인화는 맹자의 공손추 하편,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해석하자면, “ 하늘이 내려준 조건도 지리적 이득만 못하고, 지리적 이득도 인간의 화합만 못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은 앞으로 중국과 서로 힘을 모으는데 주력하자는 말이다.

그런데 이 표현을 추적해보면, 사실 이 맹자의 고사는 과거 중국이 먼저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2014년 박근혜 대통령 집권때, 방한했던 시진핑의 마음을 왕이 부장이 대신 전달할 때 쓴 표현이다. 당시 왕이는 “시 주석의 이번 방한이 ‘천시 지리 인화’(天時地利人和) 를 모으고 평화발전 협력을 도모했다”면서, “친척집을 방문하고, 마을에 다니는 식의 방문이었다”고 표현한 바 있다. 그리고 왕이는 끝에 중국의 “친성혜용”을 보여준 계기라고 말했다.

“친성혜용”은 중국 시진핑이 타국들이 중국의 편에 서도록 만든 외교정책이다. “친하게, 성대하게, 혜택을 주며, 포용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중국의 편으로 만들려면 후하게 베풀라는 의미다. 사실 이것은 전통적인 공산주의 계략으로 포섭을 위한 방법이다. 상대방이 상대의 주군을 배신하게 만든 뒤 자신의 편에 오면, 이용할만큼 이용하고 종국에는 숙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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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와 시진핑. photo=wikimedia

주객전도된 맹자의 고사, 시진핑 연구에 매진한 문재인

2014년 중국이 한국을 향해 맹자의 고사로 한국에게 진심을 표현했다. 한국에게 상호간 진심을 다하여 화합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한국이 이 표현을 사용한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중국이 한국에게 아쉬워 하던 모양새가 이제 한국이 중국에 아쉬워 하는 꼴이다.

문재인은 과거 2017년 방중에 앞서 3시간 짜리 시진핑 연설문을 꼼꼼히 읽고 갔다고 알려졌다.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정상이라면, 정상 대 정상이 만나는 자리에 앞서서 자신의 의도와 방향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에 주력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시진핑의 연설문을 꼼꼼히 읽었다는 것은 시진핑보다 우리 정상이 상하 관계라는 것인지 이상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설령 그런 준비를 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사실을 언론에 알린 청와대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 (관련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171212084000001) 당시 이 내용이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언론사에 알렸다고 보도됐다.

이번에 방중에서 맹자의 천시, 지리, 인화를 들먹인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문으로 볼 때, 청와대는 시진핑 연설문을 꼼꼼히 읽었다는 방증이다. 지금까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 연설문을 꼼꼼히 읽었다거나, 아베 총리의 연설문을 읽었다는 내용은 들어보지 못했다. 국가 정상이 방문국에 대한 사전 준비와 공부는 당연한 것이지만, 굳이 상대국 정상의 연설문을 열심히 공부했다는 것을 밝힐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과거 러시아 푸틴은 KGB 정보부 출신답게, 독일 메르켈 총리를 만나기 전 검은색 대형견을 끌고 나온바 있다. 메르켈 총리가 어릴적 개에게 물린 트라우마가 있음을 파악한 것이다.

푸틴이 개를 끌고 나가기 전에 메르켈 총리를 철저히 조사했다고 러시아 외교부는 밝힌 바 없다. 또한 푸틴의 정보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그가 보여준 외교력 그 자체만으로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푸틴이 사전에 메르켈을 조사했다고 밝히는 식의 외교는 찾아볼 수 없다. 문재인의 시진핑 연설문 공부라는 사실을 밝히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번 방중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리커 창 총리와의 만찬이다. 만찬 장소는 수정방으로 술을 만드는 공장겸 박물관이었다. 일본의 아베 총리는 시진핑과 만찬을 했고, 우리는 리커 창 총리와 만찬을 했다. 이 부분을 두고 청와대는 언론에 확대 해석을 자제했다. 친중 스탠스를 하고도, 중국 앞에서 할 말을 다한 아베 총리가 더 대접을 받는 모양새다. 문재인이 시진핑 앞에서 맹자를 들먹일 때, 아베는 시진핑에게 경고성 발언을 던졌다고 전해진다. 외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시진핑에게 홍콩에서 지난 몇 달째 지속되는 친-민주주의 시위는 반드시 계속 자유롭게 공개되도록 해야 한다(The prime minister also told Xi that Hong Kong, rocked by pro-democracy protests over the past several months, should “continue to be free and open).”고 말했다. (관련뉴스 https://www.japantimes.co.jp/news/2019/12/23/national/politics-diplomacy/abe-heads-china-trilateral-summit-focus-falls-meeting-moon/#.XgL5akczY2w)

한마디로 일본은 미국과 함께 홍콩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겠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 중국에 쓴소리를 하면서도 아베는 시진핑과 만찬을 했고, 우리는 오찬을 했다. (관련뉴스 https://news.joins.com/article/23663805)

춘향전 떠오르는 수정방

리커 창 총리가 술을 만드는 수정방에 문재인을 초청한 것도 어떤 의미가 있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시진핑은 집권을 시작하면서 2013년 무렵부터 군 10조를 개정했다. 이 규칙은 관료주의, 부정부패를 완전히 타파하게 만든 지침이다. 이 지침에는 관료들의 금주령을 포함하고 있다. 즉 술을 마시고, 방탕한 생활을 하는 관료들을 시진핑은 적폐로 보고, 타파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진핑 예하 관료들이 부패 등의 혐의로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중국의 국익을 위해서 금주령을 지시한 시진핑이 한국에게는 술을 풀었다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 아끼는 사람과는 술을 멀리하고, 아끼지 않는 사람에게는 술을 따라주는 것인가.

외교가에서 보통 외교 관례상 술을 거하게 권하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 술은 공식 만찬 등에서 양국의 관계자들이 잔을 부딪히며, 축사를 나누는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술을 중점적으로 대접하는 것은 외교상 보기 드문 접대다. 술을 접대하더라도 보통 비공식 만찬 등에서 추진한다고 알려졌다. 국가 정상을 성대한 술잔을 맞대는 자리는 주지육림(酒池肉林, 술로 연못을 이루고, 고기로 숲을 이룬다)이 아닐 수 없다. 과거 중국 고사에서도 이런 술을 망국주(亡國酒)라 칭한다.

춘향전에서 탐관오리를 비판하던 이몽룡의 시가 떠오르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金樽美酒千人血 (금준미주천인혈) 금동이의 좋은 술은 천 사람의 피요

玉盤佳肴萬姓膏 (옥반가효만성고) 옥쟁반 위의 좋은 안주는 만 백성의 기름이라

燭淚落時民淚落 (촉루낙시민루락) 촛농이 떨어질 때 백성들의 눈물이 떨어지고

歌聲高處怨聲高 (가성고처원성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 높더라

아베는 시진핑에게 홍콩 시위와 위구르족을 탄압하지 말란 경고를 했고, 문재인은 중국의 위구르족 문제를 내정문제라고 하면서 중국을 지지했다. (관련뉴스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25/2019122500265.html) 그리고 한국은 중국의 대테러(counter-terrorism) 활동 등을 지지하고 돕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알려졌다. (관련뉴스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1224/98943960/1) 이 내용이 일반인들이 들으면, 좋은 취지의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테러는 중국과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내세우는 위구르족과 체첸 탄압의 표면적인 명분이다. 중국은 위구르족을 감옥에 감금하면서 테러분자들을 체포한 것이라고 대외적으로 말해왔다. 실제로 중국판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로 볼 수 있는 SCO(상하이 협력기구)가 추진하는 정책중 하나는 지역기반의 테러리즘 제거다. 이 때문에 상하이 협력기구는 RATS (Regional Anti-Terrorist Structure)를 꾸려서 대테러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테러 구상의 약어도 공교롭게도 ‘쥐새끼’를 의미한다. (관련뉴스 https://www.cfr.org/backgrounder/chinas-repression-uighurs-xinjiang)

그런데 여기에 한국도 위구르족은 중국의 내정문제라면서 대테러 활동 등을 돕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알려졌다. 동일 사안에 대해 일본은 탄압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과 상반된다. 결과적으로 한국이 향후 중국판 나토로 볼 수 있는 상하이 협력기구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미 올해 7월 초 한국의 외교관이 상하이 협력기구 예하에서 추진중인 중국주도 평화와 군축(CPAPD) 2차 회의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상하이 협력기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이 주도하는 평화와 군축을 협의하는 자리다. 이것은 우리가 추진하는 자유민주주의 주도의 한반도 평화통일이 아니라, 북한식 고려연방제와 맥을 같이하는 형태다.

이 평화와 군축은 완쑤 다이얼로그(Wanshou Dialogue)가 골자이며 글로벌안보에 대해서 중국식 전략을 담고 있다. 이 완쑤 다이얼로그에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 국제부장(대외연락부장) 쑹타오(宋涛)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쑹타오는 중국 시진핑의 심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미국의 혈맹인 한국이 이런 중국식 글로벌 평화구축회의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현 정부의 스탠스를 가늠케 한다. 이 회의에 한국이 참가한 사실이 국내 언론에서는 거의 알려진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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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Donna Kim (김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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