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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北평양종합병원 착공식의 굴삭기와 덤프트럭은 어디서 왔나…굴삭기와 덤프트럭의 정체 세계 최초공개

전세계 주요 굴삭기 제조사는 10여개

독특한 브랜드 색깔 고수하는 굴삭기 회사

평양까지 어떻게 굴삭기가 흘러들어갔나?

중국이 중장비 밀수에도 도움 주었나?

-중국산 덤프트럭이 굴삭기가 퍼준 흙 날라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 중에도 지속적인 대북제재 필요해

김동연 공개정보분석가 /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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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종합병원 착공 행사에서 삽질하는 김정은.

북한에 대한 대북제재는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 전문가들도 우한 바이러스로 북한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이 어려움에 직면해있더라도 대북제재는 지속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플러노리(Michèle Flournoy) 전 국방차관은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 속에서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하고 있기 때문에 제재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뉴스

https://www.rfa.org/korean/in_focus/nk_nuclear_talks/ne-yw-03262020143516.html)

김정은 우한 바이러스 방역에 애쓰는 이미지 만들어

북한은 이번 우한 폐렴과 관련하여 신속한 대응을 선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대외적으로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북소식통과 탈북자들은 북한의 열악한 의료 실태로 볼 때, 이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잘라 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자신들의 신속한 코로나 대응태세의 일환으로 평양에 대형 병원을 건설하는 모습을 대외적으로 공개했다. 평양종합병원이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의료시설을 건설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3월 18일경 김정은이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해, 건설현장의 첫 삽을 뜨고, 발파 단추도 직접 눌렀다. 이런 행보를 통해 김정은이 북한 내부에서 인민들의 건강까지도 챙긴다는 애민(愛民) 이미지를 내세운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 착공현장에는 수십여대의 굴삭기가 등장했다. 참고로 국내에서는 굴삭기를 ‘포크레인’이라고 자주 부르는데 이는 사실 고유명사에서 비롯됐다. 프랑스의 굴삭기 회사인 포클레인 (Poclain)을 국내에 초기 굴삭기들을 들여오면서 포크레인이란 이름으로 고착화됐다. 종이를 묶는 스테이플러(Stapler)도 제조사인 호치키스가 고유명사화 된 것과 유사하다.

이 북한의 굴삭기들이 일제히 땅을 퍼내는 등의 분주한 모습도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보도됐다. 그런데 북한은 이 굴삭기들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숨기고자, 굴삭기의 붐(boom) 측면에 새겨진 브랜드 명을 모두 가려두었다. 붐은 굴삭기에서 땅을 팔 때, 사용되는 일종의 유압식 기둥을 칭하는 용어다. 이 메인 기둥이 암(Arm)이라는 보조 기둥에 연결되어서 땅을 판다. 즉 굴삭기에는 핵심 파츠가 크게 3개로 나뉜다. 메인 기둥 역할은 붐(boom)이라 부르고 그 붐에서 연결된 파츠를 암(arm)이라 부른다. 마지막으로 땅을 파내는 바가지 모양의 부분을 버켓(bucket)이라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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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원 안에 ABB라는 글자가 보인다. 우측에 김정은이 시찰하고 있다.

스위스산 로봇 팔 공개된 뒤 진화한 북한

업계에서 굴삭기들의 제조사 명칭을 일반적으로 붐 측면에 새겨넣고 있다. 가령 두산 (Doosan)이나 현대(Hyundai), 코마츠(Komatsu) 등의 영문이름을 새겨 넣는다. 업계에서 자동차도 엠블렘(emblem, 제조사 마크)을 부착하는 부위가 정해져 있듯이 굴삭기도 엠블렘을 붐 옆면에 부착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글자가 쓰여진 부분에 북한은 선전 구호들을 새겨 넣었다. 한 굴삭기에는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종이를 제조사명 위에 붙여두었다. 북한이 그만큼 대북제재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의 자동차가 공개될 때마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애를 먹는다 전해진다.

2019년 말에는 산업현장의 로봇 팔의 제조사 이름이 공개되면서 북한은 곤혹을 치른 바 있다. 2019년 11월 경 김정은은 물고기 공장을 시찰했다. 그 시찰 장면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외부로 공개됐다. 이 물고기 공장에서 촬영된 사진 속에는 ABB라는 이름이 새겨진 로봇 팔이 그대로 공개됐다. ABB는 스위스의 로봇팔 등 산업용 기계 설비 등을 제작하는 회사다. 이후 유엔의 대북제재 패널이 해당 로봇 팔의 수입 경로 추적에 착수했다.

(관련뉴스 https://news.joins.com/article/23639203)

따라서 이런 전례를 학습한 북한이 이번 병원 공사 현장에 투입된 굴삭기들의 제조사 이름을 철저히 가렸다. 그러나, 전세계 굴삭기 제조회사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자동차 제조사에 비하면 현저히 적은 제조사들이 있다. 대규모 업체는 약 10여개 정도다. 또한 각 제조사마다 굴삭기의 특징과 고유 색상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 공개된 사진을 토대로 어느나라의 굴삭기들을 북한이 사용중인지 확인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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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 제강 홈페이지에서 브랜드 컬러 청록색에 대한 설명이다. 사진=KOBELCO web captured image.

평양에서 발견된 일본산 고베제강(KOBELCO) 굴삭기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현장모습에서 가장 눈에 띈 굴삭기는 일본산 고베 제강(Kobe Steel)의 굴삭기다. 일본의 고베제강 1905년 설립되어 올해로 115년이 됐다.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회사로 건설 및 산업 현장에서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으며, 굴삭기 외에도 크레인 및 다른 산업장비를 제작하고 있다. 1960년대에는 프랑스의 굴삭기 회사인 포클레인(Poclain)과 기술 협력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특징은 회사 브랜드 컬러다. 80년대 말부터 푸른색 계열의 제품군을 선보이기 시작하여, 90년대말부터는 푸른색 계열 중 청록색을 고유의 브랜드 색상으로 정하기 시작했다. 이 청록색은 흔히 민트색으로 불리는 색이다. 이렇게 독특하고 눈에 띄는 색상을 굴삭기에 입히는 회사로는 고베제강이 거의 유일하다. 고베제강의 이름은 영어로는 코벨코(KOBELCO)라 불린다. 이 회사 웹사이트도 이 민트색이며, 회사의 브랜드 컬러가 청록색임을 강조하고 있다. 고베제강(코벨코)는 이 색이 자신들이 추구하는 안전 우선주의에 부합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참고로 이 청록색이 굴삭기의 버켓부분에도 공장 출고때는 칠해져 있는데, 현장에서 흙을 퍼내면서 다 벗겨지는게 일반적이다. 혹은 건설현장의 특성이나 차주가 작업의 용이성을 위해 버켓을 교체하기도 한다.

그런데 바로 이 청록색의 굴삭기가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해당 사진을 토대로 기종과 연식을 추적해본 결과 2007~2012년형 코벨코 KOBELCO SK200급 모델로 보인다. 굴삭기의 크기는 중형급에 해당하며, 톤수로는 20톤 내외의 기종이다. 이런 중형급 굴삭기를 업계에서는 보통 업계에선 공팔(08)급 굴삭기로 부른다. 공육(06)과 공팔(08)은 버켓의 용량(속칭 루베, m³=가로x세로x높이)을 칭한다. 중형급 굴삭기가 퍼내는 흙의 양도 많고, 건설현장에서 기동성도 우수해 널리 사용하는 제품군이라 볼 수 있다.

국내에는 다수의 일본산 굴삭기들(가령 코마츠)이 전쟁후 1960~70년대 국내에 유입되면서 실제 굴삭기 업계에서 사용하는 버켓의 용량을 일본식 표현인 ‘루베’나 ‘히베’ 라 칭하고 있다. 실제 국내 산업현장에서 상당수의 중장비와 기계는 일본을 통해 국내 유입되었기에 아직도 일본식 표현이 널리 퍼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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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포착된 굴삭기와 코벨코의 굴삭기를 비교한 사진. 사진은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편집했다.

KOBELCO는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의 2017년도 자료 기준으로 전세계 시장점유율 1.9%로 17위에 랭크됐다. 동일 보고서에서 현대중공업은 전세계 시장 1.5%를 점유하여 19위에 랭크됐다. 미국 캐터필러 사가 16.4%로 전세계 1위이며, 일본 코마츠(Komatsu)는 11.9% 로 2위이다.

해당 굴삭기가 일본산 코벨코 사의 제품이 맞다면, 어떤 경로를 통해서 북한에 유입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코벨코 사의 굴삭기는 중국에서도 거래되고 있고,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것이 중국에서 북한으로 넘어간 것인지 아니면 일본에서 직접 북한으로 넘어간 것인지 그 경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일본 내수용 모델의 경우 굴삭기에 영문 이름인 KOBELCO가 아니라 일어로 코벨코가 새겨져 있다. 따라서 실제 해당 굴삭기의 이름이 어떻게 새겨져 있는지 확인된다면, 내수용 모델인지 수출용 모델인지 여부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아베정부는 대북제재에 동참뿐 아니라, 적극적인 노력도 보여왔다. 따라서 이번 굴삭기 문제도 일본측에서 유통 경로 추적에 도움을 줄 개연성이 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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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종합병원 발파 현장에 있던 굴삭기들이 늘어서 있다. 흰색 원 안에 한 굴삭기 측면에 “SA” 라는 영문이 보인다.

중국산 삼일중공업 굴삭기 어떻게 북한으로?

코벨코 굴삭기 외에 제조사를 추정할 수 있는 굴삭기로는 중국의 사니(SANY) 중공업이다. 한자로는 三一重工股份有限公司 (삼일중공고분유한공사)라고 표기한다. 약칭 삼일중공업이다. 이 회사 굴삭기는 색상이 독특하지는 않아 굴삭기의 외형만으로는 제품을 특정하기 어렵다. 색상은 일반적인 노랑색 계열이다. 그런데 눈에 띈 이유는 바로 굴삭기의 측면에 제조사명이 일부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덧붙인 종이가 전체 제조사명을 가리지 못한채 SA 라는 영문 글자가 노출됐다. 전세계 굴삭기 회사 중 SA로 시작하는 회사는 SANY가 거의 유일하다. 더군다나 굴삭기에 새겨진 영문 글자의 글자체도 실제 굴삭기 회사인 SANY 사니가 사용하는 글자와 동일했다. 다른 굴삭기들에 가려서 굴삭기의 카운터 웨이트(counter-weight) 부분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다만 전반적인 형상을 토대로 보았을 때 앞선 코벨코처럼 공육이나 공팔급으로 15톤~25톤 내외의 굴삭기로 보인다. 굴삭기의 연식은 2007년~2014년형으로 추정된다. 삼일중공업의 굴삭기가 가지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제조사의 표기 방식이다. 영문으로 SANY만 새겨넣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니라는 글자를 검은색 바탕에 흰색으로 집어넣기도 한다. 최신모델이 이런 형태다. 따라서 해당 모델은 2016년 이전에 생산된 모델로 보인다.

참고로 과거 국내 삼성중공업이 생산했던 굴삭기에 새겨진 영문의 S와 이번에 북한에서 포착된 굴삭기 글자체와 다르다. 또한 삼일중공은 SANY 글자 뒤에 비스듬한 사선으로 모양을 낸다. // <-이런 모양이 굴삭기 붐의 뒷부분에서도 보인다. 따라서 해당 굴삭기는 삼일중공업 모델이 맞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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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삼일중공업의 굴삭기에는 SANY 라는 이름을 새긴다. 뒤에 청록색 굴삭기는 일본 코벨코의 SK350 굴삭기다.

중국 쿤산시에서 평양으로 어떻게 갔나?

사니(삼일)중공업은 다양한 중장비를 제조하고 있는데, 굴삭기는 중국의 상하이에서 좀 떨어진 장쑤성의 쿤산(昆山)시에서 제조하고 있다. 쿤산은 중국에서 10대 경제도시로 GDP가 높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따라서 중국 쿤산시에서 북한에 어떤 경로로 굴삭기가 유입되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해당 굴삭기를 북한에서 직접 주문한 뒤 제조하여 북한으로 수출한 것인지, 아니면 밀매를 통해서 유입되었는지 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위에 언급한 코벨코 굴삭기와 삼일중공업 굴삭기 등은 북한과 친하다고 알려진 동남아 지역에서도 유통되고 있다. 중고 굴삭기의 경우 연식과 상태에 따라서 판매가는 다르지만 보통 2000년대 중후반 공육과 공팔급 굴삭기들이 대략 3천만원~5천만원 내외로 거래되고 있다. 북한이 중고 굴삭기들을 동남아 등지에서 구매하여 북한으로 유통한 것인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약 동남아권에서 북한으로 가져갔다면, 부피와 무게가 큰 굴삭기들을 분해한 반조립형태로 밀수했을 것으로 보인다. 구매는 중국의 유령회사 및 대리인을 내세워 중국으로 가져간 뒤 북한으로 가져가는 것이 가장 유력한 유통경로로 추정된다. 이는 앞서 북한이 밀수한 다른 무기나 자동차의 유통과정을 토대로 추정하는 것이다.

만약 중장비도 중국이 암묵적으로 북한을 도와서 밀수했다면,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거역하는 행동을 계속 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에 대북제재에 동참한다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이런 겉과 속이 다른 중국의 행태는 분명 국제사회로부터 규탄받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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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시노트럭이 흙을 나르고 있다.

굴삭기가 퍼준 흙은 누가 나르나?

코벨코와 사니 굴삭기 외에 두산, 히타치로 추정되는 굴삭기들도 보인다. 특히 주황색 계열의 굴삭기는 국내기업인 두산과 일본의 히타치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굴삭기의 색상이다. 평양의 착공 현장에 모습을 보인 주황색 굴삭기는 캐빈 부위의 색상도 주황색을 띄며, 회전부 하단은 검정색이 섞여 있다. 연식이 앞선 두 굴삭기 보다 오래된 굴삭기로 보인다. 이 외에도 코마츠와 현대의 굴삭기로 추정되는 기종도 보인다. 사진의 화질과 촬영된 굴삭기가 원거리에서 찍혀 분석의 한계가 있다. 결과적으로 북한에서 공사에 투입되는 굴삭기 대부분이 북한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 일본,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건설현장에서 굴삭기들이 퍼올린 흙을 실어나르는 덤프 트럭의 모습도 공개됐다. 건설현장에서 발견된 트럭들은 중국산 트럭으로 보인다. 중국의 중국중형기차집단유한공사(中国重型汽车集团有限公司) 예하에 있는 시노트럭(Sino Truck)에서 만든 차량들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중국산 건설장비들이 대거 북한에서 운용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강타한 가운데도 북한은 연이은 미사일 발사 도발을 자행하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대북제재가 필요해 보인다. 국제사회의 일관된 대북제재에 정부도 적극 동참하여, 북한으로부터 진정어린 비핵화를 얻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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